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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오리온 애런 헤인즈가 11일 동부와의 경기에서 로드 벤슨의 수비를 뚫고 슛을 시도하고 있다.2015.10.11.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정식 선임기자] 고양 오리온이 2015~2016 프로농구 시즌 초반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오리온은 11일 원주 동부와의 홈경기에서 80-74로 승리, 11경기 만에 10승 고지에 올랐다. 엄청난 페이스다. 프로농구 출범 이래 11경기만에 10승을 기록한 팀은 오리온에 앞서 4팀이 있었다. 모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과연 오리온도 시즌이 끝날 때까지 현재의 강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올시즌 현재까지 오리온을 이긴 유일한 팀은 서울 삼성이다. 오리온은 삼성에 패했을 때 리바운드에서 23-35로 크게 밀렸다. 개막 이후 줄곧 오리온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혔던 장신 외국인선수의 ‘높이’가 1점차 분패의 빌미가 됐다. 강력한 센터를 보유한 삼성(리카르도 라틀리프)과 서울 SK(데이비드 사이먼) 원주 동부(로드 벤슨)는 여전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오리온은 리그에서 득점이 가장 많고 2점 야투 성공률이 가장 높은 팀이다. 그런데 삼성전에서는 2점슛 성공률에서 근소하게 뒤졌고, 공격리바운드를 12개나 내줬다. 애런 헤인즈와 문태종, 허일영 등을 앞세운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오리온이지만 상대에게 쉬운 골밑 득점을 허용하면 강점이 희석될 수밖에 없다. 물론 1라운드에서는 대표팀에 차출된 이승현이 빠져 있었다. 그가 돌아오면서 골밑 수비의 약점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그러나 이승현의 가세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기술과 스피드로 높이를 대신하고 있다.

오리온은 공격력은 최강이지만 수비력은 중위권이다. 선수 개인의 수비력이 뛰어나다기보다는 많은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헤인즈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한 도움 수비도 필요하다. 체력 소모가 많을 수밖에 없다. 워낙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당분간은 어려운 상황을 맞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헤인즈와 문태종의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40세인 문태종이 힘이 떨어지면 지금 같은 결정력을 보여주기 힘들다. 헤인즈도 체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문태종과 헤인즈는 평균 31분이 넘는 출장 시간을 소화하고 있다. 삼성전에서는 문태종이 39분 가까이 뛰기도 했다. 승패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에 따라서는 이들의 체력을 비축할 여유가 없을 만큼 고비가 있었다는 뜻이다.

공격력은 수비력에 비해 덜 안정적이다. 오리온은 1라운드에서 울산 모비스를 꺾었지만 리오 라이온스와 양동근, 함지훈이 빠진 상대에게 3쿼터까지 뒤졌을 정도로 고전했다. 강한 수비를 만나면 강한 공격도 둔화될 수 있다.

약점이 없는 팀은 없다. 오리온의 약점은 다른 팀들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강팀으로 남아있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는 결코 가벼워보이지만은 않는다.

bukr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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