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유인근 선임기자]세계 남자골프의 별들이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 모여 벌이는 ‘2015 프레지던츠컵’이 6일부터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본격적인 ‘별들의 전쟁’ 그 서막이 오른 것이다. 경기는 8일부터 시작되고 개막식은 7일 오후 6시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지만, 6일부터 공개훈련과 양팀 단장의 공식 기자회견이 열리는 등 실질적으로 대회가 시작됐다. 대항전 상대인 미국팀과 세계연합팀(유럽 제외)은 철통 보안속에 은밀한 작전회의를 하고 연습라운드를 통해 꼼꼼하게 그린을 읽고 코스를 답사하며 긴장감속에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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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인 미국팀 에이스 조던 스피스. 정교한 퍼팅이 가장 큰 무기로 꼽힌다. 사진 | PGA투어 홈페이지 캡쳐

◇포섬과 포볼, 싱글 매치플레이로 대결, 8일 대진발표

프레지던츠컵은 양팀 12명씩 총 24명의 선수가 출전해 포섬과 포볼, 싱글 매치플레이 등의 경기로 승부를 정한다. 포섬(Foursomes)은 같은 팀 선수 두 명이 한 개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을 말한다. 하나의 공으로 라운드를 치르는 만큼 동료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자신의 샷 실수가 동료의 어려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선수들은 어느 때보다 높은 긴장감 속에 라운드를 소화해야 한다. 포볼(Four-Ball)은 포섬과 달리 같은 팀 선수 두 명이 각기 다른 공으로 라운드를 소화한다. 좋은 성적만이 기록으로 인정된다. 한 선수가 라운드를 망쳤더라도 다른 선수가 호성적을 내면 승산이 있다.

첫날 포섬 5경기로 포문을 여는 이번 대회는 9일 포볼 5경기, 10일 포섬(오전)과 포볼(오후) 각 4경기, 11일 싱글 매치 12경기를 통해 승부를 가린다. 포섬과 포볼, 싱글 매치에는 경기당 1점씩의 점수가 걸려있다. 18번홀까지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에는 0.5점씩 나눠 갖는다. 7일에 대회 첫날인 8일 포섬 경기의 대진이 발표된다.

◇세계 1,2위 스피스와 데이 맞대결에 전세계 골프팬 관심 집중

1994년 창설돼 격년제로 열리고 있는 이 대회의 역대 성적은 미국의 8승1무1패 압도적인 우세다. 1998년 대회에서만 세계연합팀이 승리했을 뿐이다. 유일한 무승부는 2003년에 나왔다. 팀의 명운을 짊어진 채 마지막 승부에 나선 타이거 우즈(미국)와 어니 엘스(남아공)가 날이 어두워질 때까지 우열을 가리지 못해 양 팀 단장이 동반 우승을 선언했다. 이번 대회도 전력차가 커 보여 미국팀의 우세가 예상된다. 미국팀은 조던 스피스부터 무려 5명이나 세계 랭킹 톱10에 들어 있으며 12명의 평균 랭킹은 14위다. 반면 세계연합팀은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만 톱10에 들 뿐 대부분 20위권 밖이다. 평균 랭킹은 33위이니 객관적인 전력에서 미국팀에 많이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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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연합팀의 선봉장 제이슨 데이. 장타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력으로 팀 승리를 이끌겠다고 자신하고 있다. 사진 | PGA투어 홈페이지 캡쳐

올해 대회의 관심은 역시 세계 랭킹 1,2위 조던 스피스와 제이슨 데이의 맞대결이다. 이들이 마지막 날 싱글 매치플레이에서 맞붙게 될 것인지 골프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둘은 얼마전까지 페덱스컵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던 라이벌이기 때문에 이번이야말로 올시즌을 마감하는 리턴매치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각종 기록에서는 스피스는 데이를 한발 앞섰다. 세계랭킹은 물론 상금랭킹에서도 스피스가 1위에 올랐다. 평균 타수와 평균 퍼팅에서도 스피스가 1위, 데이는 2위이다. 하지만 둘의 경기력 차이는 종이 한장이라는 분석이다. 스피스의 무기가 퍼팅이라면 데이는 장타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력이 장기다. 스피스는 “제이슨과 맞붙는다면 정말 멋진 경기,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말하고 “모두가 스피스와의 맞대결을 원하는 것 같다.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며 미국팀 누가 와도 자신있다”는 말로 결전을 기다리고 있다.

◇다크호스는 배상문과 리키 파울러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다크 호스로는 미국팀에서는 리키 파울러, 세계연합팀에서는 한국의 배상문이 꼽힌다. 파울러는 2011년 한국오픈 초청 선수로 출전해 프로 데뷔 첫 우승을 한국에서 거뒀다. 이를 발판으로 미국PGA 투어에서의 성공 가도를 밟았기에 한국과는 찰떡궁합이다. 배상문은 세계 랭킹에서 순위가 가장 밀리지만 안방에서 경기를 하기 때문에 세계연합팀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국내에서 뛸 때 이 대회 코스에서 2차례 우승한 경험도 있고 입대를 앞두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동기부여가 누구보다 크다.

이번 대회에는 올시즌 PGA투어의 장타 분문 5강인 더스틴 존즌(미국), 버바 왓슨(미국), 제이슨 데이(호주), 애덤 스콧(호주), J.B 홈즈(미국)모두 출전한다는 점도 갤러리들에게는 더없는 행운이다. 그들이 벌이는 어마어마한 장타쇼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더없는 기회인 것이다.

한편 이 대회에서 2003년과 2007년, 2011년 선수로 출전했던 최경주는 이번에 수석 부단장을 맡았다. 아시아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출전 경험을 갖고 있는 그는 “페어웨이가 넓어 그린에서 승부가 나는 퍼팅 대결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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