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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8일 레바논 시돈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레바논전에 앞서 국가연주 때 정면을 바라보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인천=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쿠웨이트를 향해 출발했다. 국내 K리그와 중국, 일본에서 뛰는 11명의 대표선수들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원정길에 올랐다. 오는 8일(한국시간) 쿠웨이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쿠웨이트와 경기를 치른다.

쿠웨이트를 향해 떠나는 슈틸리케 감독은 “어느 경기나 마찬가지로 승점 3이 걸려있다. 하지만 이번 쿠웨이트와 경기는 조 1, 2위를 다투는 싸움이다. 승점 6의 의미를 지닌 경기라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와 쿠웨이트는 나란히 3연승을 기록하며 G조 1위와 2위에 올라있다. 승점은 9로 무실점인 것까지 서로 같지만 13골을 넣은 한국이 12골을 넣은 쿠웨이트에 앞서있다. ‘슈틸리케호’가 쿠웨이트와 이번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격차를 벌리며 확실한 1위로 치고 나설 수 있다. 각 조 1위와 2위팀 가운데 상위 4개팀에게 최종예선 진출권이 주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확실한 1강으로 올라서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경기인 만큼 기존의 선수들에게 더욱 강한 책임감을 느끼도록 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주축으로 활약해온 날개 공격수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이 뜻하지 않은 부상을 입어 합류하지 못하게 됐다. 23명의 기존 명단이 21명으로 줄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예비명단의 다른 선수를 불러들이지 않고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팀에 필드플레이어가 18명 있다. 실제적으로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11명의 선발 멤버와 3명의 교체선수를 포함해 14명이다. 현재의 인원중에서도 4명은 경기를 뛰지 못하고 돌아온다. 지금의 인원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손흥민, 이청용과 같은 포지션에서 선발출전을 놓고 경쟁을 해온 미드필더 자원들에게 보내는 신뢰의 표현이자 더 강한 책임감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의 선수기용을 되돌이켜보면 이청용이 맡았던 오른쪽 측면은 이재성(전북)에게 맡길 수 있다. 왼쪽 측면에는 전담했던 자원이 없지만 소속팀에서 경험이 있는 황의조(성남)를 활용할 수 있다.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레퀴야) 권창훈(수원)도 중앙이냐 측면이냐에 구애받지 않고 활약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대체발탁이 없는 만큼 선수들에게 ‘누가 대신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아닌 ‘내가 책임질수도 있다’는 생각을 더 크게 느끼도록 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쿠웨이트와 만나 1-0으로 힘겹게 승리했던 기억을 언급했다. 당시 남태희의 골로 1-0 신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당시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비롯한 다수의 현 대표팀 선수들이 쿠웨이트를 직접 맞상대해봤기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풀어나가 승리했던 경험과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는 아시안컵에서 만났을 때도 쉽지 않은 상대였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레바논 원정에서 승리한 팀”이라며 쿠웨이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춰선 안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상당히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정신을 바짝차리고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안고 쿠웨이트로 향했다.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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