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45552
K리그 최다 도움 신기록을 세운 염기훈.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산토스와 스테보, 최고 단짝 이유가 있다.”

수원 공격수 염기훈은 4일 광주전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 신태용 현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갖고 있는 K리그 통산 최다 도움 68개를 깨트리며 그 수를 71개까지 늘렸다. 올해만 벌써 15개. 그의 왼발이 춤 출 때마다 상대 선수들은 바짝 긴장한다. 반면 수원 선수들은 골을 예감하며 자신감을 갖고 달려든다. 올해로 K리그 데뷔 10년 차를 맞은 염기훈은 자신의 어시스트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32살 그가 그리는 축구 인생은 어떤 것일까.

#1.요즘은 골보다 도움이 좋다=

염기훈은 5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골이나 도움이나 기록하면 다 기분이 좋다”면서도 “올해는 도움이 더 기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생애 첫 K리그 클래식 개인 타이틀을 거머쥐고 싶은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전부터 도움왕 욕심이 있었다”며 “다 좋지만 도움이 더 기분이 좋다. 득점과는 다른 짜릿한 기분이 있다”고 했다.

#2.수원에서 도우미로 변신할 줄 몰랐다=

염기훈은 전북(2006~2007년) 울산(2008~2009년)에 있을 때만 해도 도움보다 골이 많은 선수였다. 4년간 총 21골 12도움을 기록했다. 2010년 수원에 오면서 지난 해를 제외하고 매년 10도움 이상을 기록하며 ‘특급 도우미’로 거듭났다. 염기훈은 “나도 이렇게 도움이 많을 줄 몰랐다”며 웃은 뒤 “아무래도 울산, 전북에 있을 땐 골을 더 넣어야 하는 입장이었다. 수원에 오니 골 넣을 선수들이 많았고, 또 프리킥 연습을 열심히 했다. 내 공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고, 동료들이 해결할 것이란 믿음도 늘었다”고 전했다.

#3.산토스와 스테보를 말한다=

염기훈 도움을 가장 많이 골로 연결한 ‘최고 단짝’은 4일 광주전에도 2골을 합작한 단신 산토스(165㎝)로 총 7개를 기록 중이다. 수원에서 2011년부터 2년간 뛴 현 전남 장신 스트라이커 스테보(188㎝)가 6개로 2위. 염기훈은 “둘은 다른 스타일”이라며 “우선 산토스는 내 킥을 잘 아는 것 같다. 키가 작은데도 헤딩골을 많이 넣고 있고, 어제도 내 골을 머리로 넣었다. 산토스는 내 킥 궤적을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 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테보는 편했다. 헤딩 능력이 좋았다. 다른 때는 ‘어디에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킥을 올리지만, 스테보는 조금 길다 싶은 크로스나 킥도 골로 곧잘 만들었다”고 밝혔다.

#4.100도움과 우승을 하고 싶다=

염기훈은 지난 달 수원과 3년 연장 계약을 했다. 그는 “매년 10개 안팎을 하니까 100개는 목표가 될 수 있다”며 세 자릿수 어시스트에 대한 꿈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이루고 싶은 것은 K리그 클래식 우승트로피라고 했다. 그는 10년간 국내 정상급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으나 200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만 전북에서 일궜을 뿐,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오른 적은 없다. “33라운드에서 전북과 승점 차를 한 자릿수(8점)로 좁혔다”는 그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니 해보겠다. 전북이 우승 확정지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올해가 아니어도 은퇴 전엔 우승 한 번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