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MBC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주연 배우 황정음의 파격 변신이 매주 숱한 화제를 나으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걸그룹 출신으로 연기에 입문해 이젠 '믿고 보는 배우'가 된 황정음은 탄탄한 연기력뿐만 아니라 극 초반부터 망가짐을 불사한 파격 변신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첫사랑 아이콘'에서 콧잔등에 주근깨가 가득한 민낯, 부스스한 폭탄머리, 볼품없는 외모로 역변한 혜진 역을 맡은 황정음은 비록 초라한 현실에도 포기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20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코믹한 비주얼에 현실적 요소를 적절히 버무려 공감과 웃음을 두루 선사하고 있는 황정음의 변신이 돋보이는 가운데, '뚱녀''폭탄녀'로 기꺼이 망가지며 고정된 이미지를 탈피하고 과감한 연기 도전을 펼친 여배우들의 활약을 조명해봤다.


▲ '첫사랑 아이콘'에서 '폭탄녀'로, 황정음


황정음은 지난달 16일 첫 방송된 MBC '그녀는 예뻤다'에서 산발을 한 채 망가진 모습으로 등장했다. 극중 김혜진 역을 맡은 황정음은 어디서든 눈에 띄는 폭탄 머리, 양 볼을 뒤덮은 주근깨, 멋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최악의 옷차림으로 시청자들과 강렬한 첫 만남을 가졌다.


특히 황정음은 첫사랑이던 지성준(박서준 분)의 연락을 받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지만 역변한 자신과 반대로 훈훈하게 변한 박서준의 얼굴을 보고 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결국 황정음은 친구인 민하리(고준희)에게 자신인 척 연기해달라고 부탁하며 가짜인생을 시작했다. 추녀 분장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황정음은 물오른 코믹 연기로 지루할 틈 없이 극을 채웠다.


짠할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때론 주변 사람들에게 밝은 에너지를 전달하는 씩씩한 캐릭터인 혜진을 황정음이 맞춤옷처럼 소화해내면서 드라마가 초반 안착한 가운데, 처음에는 마냥 무시하던 박서준이 왠지 모르게 황정음에게 끌리는 등 로맨틱멜로의 향기가 더해지면서 2030여성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 '뚱녀' 코러스 가수에서 '섹시 디바'로, 김아중


'뚱녀' 분장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대표적인 스타는 바로 배우 김아중이다. 김아중은 지난 2006년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거대한 몸집 때문에 의자조차 맘대로 앉지 못하고 차별받는 서러운 연기를 펼쳤다.


뚱뚱한 몸과 못생긴 얼굴에서 성형수술 후 섹시가수로 변신한 강한나 역을 맡은 김아중은 당시 극중 사실감을 높이기 위해 약 4시간이 걸리는 특수분장으로 뚱보 변신을 소화했다. 특히 남자들의 눈길은커녕 놀림감이던 강한나에서 어떤 잘못을 저질러도 무조건 용서되는 여신 미모로 180도 변신한 김아중의 극과극 모습은 영화팬들에게 감탄과 더불어 판타지의 즐거움을 안기며 흥행 성공을 이끌었다.


연기 변신을 선보이기 전까지만 해도 단지 CF 스타의 이미지로만 굳어가고 있던 김아중은 이 영화를 통해 과감한 도전으로 연기폭을 확실하게 넓혔고, 그 결과 그해 대종상 여우주연상 수상의 기쁨까지 안았다.


▲ '진상녀'도 콩깍지가 씌면 '미녀', 이지아


배우 이지아는 지난 2009년 영화 '내 눈에 콩깍지'에서 '진상녀' 왕소중으로 변신했다. '내 눈에 콩깍지'는 모든 것을 갖춘 완벽남 강태풍(강지환 분)이 교통사고 후유증인 '일시적 시각장애'로 자타공인 '진상녀' 왕소중(이지아 분)에게 한눈에 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로 이지아의 추녀 분장으로 이목을 끌었다. 극중 이지아는 철없고, 눈치 없고, 얼굴도 결점투성이인 동물 잡지사 기자 왕소중 역을 맡아 들쭉날쭉한 치아와 주근깨 가득한 얼굴의 소위 추녀로 파격 변신했다.


이지아는 극중 외모만 별날 뿐 아니라 사람보다 동물과 더 말이 잘 통하고 눈치 없이 수다스러우며 자기 얼굴을 생각도 안하고 꽃미남만 좋아하는 독특한 '진상녀' 왕소중 역을 맡아 전에 볼 수 없던 코믹 연기로 연기 폭을 넓히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 뚱뚱한 '루저'에서 어엿한 가수로, 아이유


귀엽고 사랑스런 외모로 '국민여동생' 반열에 오른 아이유는 생애 첫 연기도전인 지난 2011년 KBS2TV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뚱녀’로 분장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아이유가 맡은 김필숙이라는 캐릭터는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지만 해외파 춤꾼 제이슨(우영 분)을 짝사랑하면서 피눈물 나는 다이어트를 하는 인물이었다.


극의 흐름상 아이유의 뚱녀 변신은 초반에만 볼 수 있는 설정이었지만 뚱뚱한 '루저'에서 피나는 노력 끝에 가수 데뷔까지 하게 된다는 전개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주었다. 또한 아이유는 연기자로서 데뷔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분장에만 4~5시간 걸리는 특수 분장의 고충을 이겨내며 내면연기를 펼쳐 호평을 받았다.


▲ '추녀'와 '남장'을 오가는 파격 분장, 장나라


지난 2011년 중국 케이블TV 중화TV에서 방영된 장나라 주연의 중국판 코믹 사극 '띠아오만 어의'는 현지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장나라의 '중국 사극 도전'이라는 타이틀 외에 파격적인 추녀 분장으로 방영 당시 현지에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띠아오만 어의'는 '띠아오만 공주'에 이은 두 번째 시리즈로 '화타(중국 후한의 전설적인 명의)'를 꿈꾸는 침술사 하천심의 못 말리는 어의 도전기를 그렸다.


장나라는 어설픈 실력의 침술사 하천심 역을 맡아 코믹 남장 연기, 추녀와 미녀 등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했다. 망가지는 것도 불사하는 장나라의 다양한 분장 모습은 그야말로 큰 볼거리였다. 아름다운 여주인공의 모습뿐 아니라 원치 않는 황후 간택을 피하기 위해 추녀로 변신하기도 하고, 남장 차림의 악동 같은 모습을 선보임과 동시에 점차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를 연기한 장나라는 파격 분장에 묻히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줘 한국과 중국 양국에서 두루 인정받는 연기파 배우임을 다시한번 입증했다.


뉴미디어팀 신혜연기자 heilie@sportsseoul.com


사진=영화 스틸컷, KBS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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