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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매년 명절이 지나고 나면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환자들의 증상을 살펴 보면 단기간 내 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신이 생활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여행 뒤에 시차적응이 안돼 피로감이 심해진다거나 하루 이틀 밤낮이 바뀌면 건강이 상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보편적으로 수면장애, 소화불량, 근육 및 관절 통증, 우울감 등을 겪는다. 하지만 환자들의 상태에 따라 명절증후군을 겪는 증상이나 정도에 조금씩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환자들 중 갱년기 여성들은 명절증후군 증상이 더 심하고 우울 증상이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갱년기 여성이 명절증후군을 더 심하게 겪고 우울 증상도 두드러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갱년기에는 성호르몬이 급격히 부족해져 이미 신체 밸런스가 무너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연휴기간에 생활 리듬이 엉켜버리면 신체 불균형이 더 극명해지고 여러 명절증후군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우울 증상이 심해지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갱년기에는 성호르몬뿐만 아니라 긍정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도 분비량이 떨어진다. 기본적으로 우울감을 쉽게 갖게 되고 폐경으로 여성성을 상실한다는 생각에 우울감은 더욱 심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상태에서 연휴 기간에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손님들 맞으랴 음식 준비하랴 가사일에만 매달리다 보면 우울감이 극에 달하고 일상으로 복귀했을 때 만성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휴 기간에 중년 여성들이 우울감에 시달리면 본인 스스로도 괴롭지만 주변 가족들도 곤혹을 치른다. 오랜만에 모여 즐겁게 식사하고 담소를 나눠야 할 자리에서 시무룩하게 있노라면 자연히 가족 전체 분위기도 가라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울감이 극에 달해 예민한 상태에서는 부부 사이에 오가는 작은 말들도 부인에게 상처가 되고 남편에게는 오해를 낳아 갈등이 쉽게 일어난다. 이는 부부싸움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즐거워야 할 명절을 망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갱년기 여성들이 명절증후군으로 겪기 쉬운 우울 증상은 가족들의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편과 자녀들도 가사일을 분담해 부담을 덜어주고 외식을 한다든지, 영화나 공연을 관람하는 등 연휴 중 하루 정도는 함께 외출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또 연휴 기간에 생체 리듬이 평소 생활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도록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수면 패턴을 평소와 유사하게 유지하면 연휴기간 생활리듬이 깨지는 것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휴기간에 아내나 부모님의 우울 증상이 너무 심해진다고 생각되면 주저 말고 가까운 치료 기관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상담과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 만으로도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충분한 상담을 토대로 한약을 처방하면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갱년기 우울증 치료에 쓰이는 대표적 한약은 황춘탕(黃春湯)으로 육계(계피)와 황련을 주 재료로 한다. 찬 기운과 뜨거운 기운을 조절하는데 탁월한 황춘탕은 몸에 과하게 오른 열을 내려 심신을 안정시키고 울혈과 독소를 제거해 신진대사를 촉진시킨다. 이는 어그러진 신체 불균형을 바로잡아 갱년기를 근본적으로 개선시켜 우울 증상도 효과적

황금사과한의원 갱년기클리닉 나영철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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