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권창훈 \'경기 쉽게 풀자\'
[화성=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권창훈이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라오스전에서 볼을 받고 있다.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표정은 지칠대로 지쳤지만 발이 멈추지는 않았다. 허리에 손을 얹고 숨을 고르는 와중에도 눈은 공에서 떠날줄 몰랐다. 빈자리가 보이면 뛰어가고 상대가 공을 잡으면 압박해나갔다. 대표팀의 막내 권창훈(21·수원)이 팀의 활력소 역할을 단단히 해냈다.

권창훈은 8일(한국시간) 레바논 시돈의 무니시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리그 레바논과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최전방 석현준의 뒤를 받치는 2선 공격수로 나선 그는 자리를 가리지 않고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의 3-0 완승에 힘을 보탰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공의 흐름을 막아내고 기회에서는 주저없이 슛을 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왼발 프리키커로도 나서 세트피스도 도맡았다.

권창훈은 후반 15분 팀의 3-0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작렬했다. 플레이만 놓고 보면 마치 원톱 공격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무게감으로 반격에 나선 레바논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역습 상황에서 공을 잡은 기성용이 상대 수비수를 피해가며 패스할 곳을 찾는 가운데 어느새 전방에서 권창훈이 나타났다. 포백 수비 뒷공간으로 뛰어들어갔다가 다시 오프사이드 라인을 빠져나오며 수비수들의 시선을 피한 그는 아크서클 부근에서 기성용의 패스를 이어받았다. 중앙수비수를 등진 채 이어받은 그는 빙글 돌아서며 오른발 땅볼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공격수가 아닌데다 왼발이 주발인 그가 오른발로 정확하게 골을 꽂아넣었다.

권창훈이 터뜨린 한 골의 의미는 컸다. 이날 앞서 열린 라오스와 쿠웨이트의 경기에서 쿠웨이트가 2-0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기록했다. 한국도 레바논을 꺾고 3연승을 기록해 승점은 9로 같아졌지만 골득실에서 한국이 +13이 되면서 +12를 기록한 쿠웨이트에 앞서 G조 1위에 올랐다. 더욱이 이날 경기에서 전반 26분 마음을편하게 해주는 2-0 리드를 만든 골이 권창훈에게서 시작됐다. 상대가 빌드업해 나오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전방압박하면서 빼앗아낸 그는 반대편에서 문전으로 쇄도하는 구자철에게 패스를 내줬고, 수비하던 알리 하맘의 자책골로 이어졌다. 공간이 생기면 수차례 날카로운 슛으로 상대 골키퍼를 긴장시켰다.

올림픽대표팀에도 속해있는 권창훈은 A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이어가면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다. 지난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라오스와 경기에서도 2골을 뽑아냈던 그는 이날 골을 보태며 A매치 5경기만에 3골을 기록했다. 공격수 못지 않은 공격포인트 기여도다. 특히 코너킥과 프리킥을 전담하면서 그동안 뚜렷한 적임자가 없었던 왼발 키커의 자리도 꿰찼다. 2018년도를 위해 젊은 선수들로 세대교체를 단행하고 있는 슈틸리케호의 새로운 동력원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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