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서유기\' 강호동-이수근-이승기-은지원, 5년만에 뭉쳤다
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왼쪽부터)이 포토타임 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삼장법사와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이 천축에서 불경을 가져오는 이야기인 ‘서유기’를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햇수로 14년 걸려 불경을 가지고 돌아와 모두 부처가 된 사실은 잘 알지 못한다.

‘신서유기’의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는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삼장법사와 묘하게 닮았다. 문제를 일으키고 500년 동안 갇힌 손오공과 불법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뒤 좀처럼 재기하지 못하는 이수근을 비롯해 예전보다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강호동은 외형부터 저팔계를 연상시키고 평소 엉뚱하기로 유명한 은지원도 비관주의자 사오정을 빼다 박았다. 이승기가 삼장법사가 되었고, 부처를 자처한 나영석 PD는 이들에게 중국 시안에서 재미를 가져오라고 명을 내렸다.

[SS포토] \'신서유기\' 화이팅~~~
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나영석 PD,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 은지원, 최재영 작가가 포토타임 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웹툰, 웹소설, 웹드라마 이제는 웹예능

리얼막장 모험활극을 표방하는 ‘신서유기’는 나영석 PD와 ‘KBS2 ‘해피선데이-1박 2일’ 원년멤버인 강호동, 이수근, 은지원, 이승기가 모인 사실 만큼이나 TV 방송이 아닌 인터넷을 콘텐츠 유통·소비 플랫폼으로 선택하며 큰 이슈가 됐다. 1일 제작발표회에서 “이승기와 우리끼리 놀러 가는 것을 방송으로는 완성도가 떨어져 인터넷으로 해보자고 한 것이 시작”이라던 나 PD는 “매번 공개때마다 가볍게 볼 수 있게 5개 안팎의 클립을 공개하는데 10분 내외다. 상황에 맞게 즐겨 보실수 있어 뷔페 꺼내먹듯이 보시면 된다”고 전했다. ‘신서유기’는 앞서 웹툰과 웹소설, 그리고 웹드라마로 대변되는 스낵 컬쳐(snack culture·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의 웹예능으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선보인다. 오는 4일 오전 10시 네이버 TV캐스트에서 단독 공개하는데 CJ E&M 관계자는 “파급력과 접근성 측면에서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가장 적합한 파트너였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중국에선 텐센트사 포털사이트 QQ.com과 독점 공개계약을 체결해 한국과 동시간에 볼 수 있어 한류 예능 수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달라진 포맷, 허리띠 풀고 ‘재미’를 구하다

나 PD는 “우리도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새로운 장르나 형식에 얽매이기보다는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것을 하자고 했다. 실험이 실패로 끝날지언정 무조건 웃기게 찍고 재밌게 찍어 그 부분만 골라냈다. 콘텐츠는 볼만한 의미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예능을 하기에 재밌으면 충분히 많은 시청자가 즐겨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허리띠 한 두칸을 풀었다. 깊이나 다른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최재영 작가 역시 “소설을 메타포로 큰 이야기가 흘러가지만 복잡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여행을 통해 일어나는 재미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미 공개된 예고편에서도 출연진은 상품이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언급하며 기존에 힘이 들어간 예능이 아니라 자유로운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은지원은 “지상파는 브랜드를 테이핑하는 순간부터 심적으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고 알렸다. 이수근은 “방송에선 보이지 않는 제약이나 선이 있는데 그것이 없는 인터넷이라 굉장히 새로웠다”고 전했다. 이승기 역시 “5년 만에 제작진과 형님 등과 즐거운 여행을 하고 왔는데 오래간만에 큰 웃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SS포토] \'신서유기\' 이수근, \'열심히 하는 것이 속죄하는 방법이다\'
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 그랜드볼룸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신서유기’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수근이 포토타임 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재미를 향한 여정, 쉽지 만은 않아

현재 ‘신서유기’는 지난달 공개된 1차 예고편의 조회수(1일기준)가 이미 165만을 넘어섰고 2차 예고편 조회수 역시 90만건에 달하며 뜨거운 관심을 입증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과거 문제로 자숙을 하다 최근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이수근의 합류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나 PD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방송을 하고 같이 일한 동료가 여행을 떠나는 거라며 시청자분들이 이해해줄 거라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설명했다. 이수근 역시 “처음 멤버 합류를 알고 카메라 앞에 선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나로 인해 제작진과 출연진이 비난을 받아 정말 죄송했다. 전보다 더 재밌고 열심히 하는 게 보답하는 방법”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수근의 진정성을 의심하진 않지만 금관을 쓴 채 고주파 치료기로 고통받는 모습과 프로그램속 죄인 코스프레로 면죄부를 줘선 안될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 플랫폼을 선택하며 음주 장면이나 거침없는 행동과 언행에 대한 수위 조절도 필요하다. 나 PD는 아직 공식적인 PPL(간접광고)은 없다고 했지만 이미 수많은 브랜드와 상품을 대놓고 보여주는 가운데 과도한 PPL도 재미를 반감시킬 수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