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NC 김경문 감독, 관록이 느껴지는 자세
[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NC 김경문 감독 / thunder@sportsseoul.com

[사직=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프로야구에서 강 팀이 갖춰야 할 조건은 많다. 그 중의 하나는 주전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특히 주전 타자 개개인이 큰 이탈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며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칠 때 해당 팀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NC는 올 시즌 강팀의 대열에 합류했다고 볼 수 있다. NC는 31일 현재 총 9명의 타자가 규정 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각 포지션의 전 선수들이 끈끈하게 한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데, 9명의 주전 선수가 모두 규정 타석을 소화한 사례는 KBO리그 역사상 단 한 차례도 없다.

◇NC, 최초의 주전 전원 규정타석 도전

올 시즌 KBO리그에서 규정 타석을 소화한 선수는 모두 50명이다. 이중 가장 많은 규정 타석 소화선수를 갖고 있는 팀은 단연 NC다.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7명)보다 2명이 더 많다. 두산 넥센 롯데가 각각 6명으로 그 뒤를 잇고 있고 kt SK(이상 4명) LG 한화(이상 3명) 순이다. KIA가 단 2명의 선수만 규정타석을 소화해 주전-백업 간의 출전경기 격차가 가장 적었다.

규정 타석을 소화한 선수가 많다는 것은 부상 선수가 적다는 의미다. NC는 김종호가 최근 왼쪽 손가락 탈골로 잠시 이탈한 것을 빼면 부상 선수가 없다. 체력 소모가 많은 보직인 포수도 김태군이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태군은 올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전경기 포수는 단 2명 만이 나왔다. 1996년 박경완(126경기) 2006년 강민호(126경기) 뿐이다. NC 주전 선수들의 활약상은 올 시즌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해에도 총 6명의 타자들이 규정타석을 채웠다.

NC에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가 많은 현상은 김경문 감독의 철학 때문이다. 김 감독은 정규 시즌을 앞두고 한 시즌에 대한 계획을 철저히 세운다. 주전 선수와 백업 선수, 키워야 할 선수를 뚜렷히 구분한 뒤 한 시즌을 운용한다. 주전 선수가 부진을 겪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언젠가는 기대 수준에 맞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김 감독의 야구를 ‘뚝심의 야구’라 칭하는 이유다. 그는 “KBO리그 최초로 9명의 타자가 규정 타석을 채운다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아직 남은 경기가 많지만 주전 선수들이 별 탈없이 한 시즌을 건강하게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SS포토]  NC 손시헌
[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NC 손시헌 / thunder@sportsseoul.com

◇뚝심의 야구, 9명 규정타석 소화를 만들었다

물론 9명의 주전 선수들이 모두 규정 타석을 채우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선수도 있었고 가벼운 부상을 입은 선수도 있었다. 특히 올 시즌 초반엔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의 부진이 꽤 길었다. 손시헌은 지난 7월 14일까지 1할대 타율로 허덕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손시헌을 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언젠가는 본인의 실력을 발휘할 것이라 기대했다. 수비에서도 손시헌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다. 손시헌의 존재가치로 내야 수비가 견고해졌고, 그에 따라 팀 성적도 적잖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손시헌은 계속된 출전 기회에 보답하듯 타율을 끌어올렸다. 7월 15일 이후 34경기에서 타율 0.322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물론 김 감독이 무턱대고 주전 선수들만 기용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 또다른 주력 선수로 키워내고 있다. 지난 해까지 백업 선수였던 내야수 지석훈이 대표적인 사례. 지석훈은 시범경기 때만 해도 백업선수였지만 시즌 초반 주전 자리를 꿰차 명실상부한 주전 선수로 거듭났다. 외야의 김성욱도 NC의 소중한 미래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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