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트랙스 디젤 주행 사진_10
‘트랙스’ 디젤 모델. 제공 | 한국GM

[인천=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한국GM이 마침내 ‘트랙스’ 디젤 모델을 출시했다. 2013년 2월 가솔린 모델 출시 이후 2년 6개월만에 선보이는 모델이다. 최근 몇 년간 해를 거듭할수록 디젤 엔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던 것을 고려하면, 2년 6개월이라는 시간은 꽤 긴 시간이다. 첫문장에 ‘마침내’라는 표현을 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쟁 차종이 선점한 시장을 공략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늦은 만큼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트랙스’ 가솔린 모델은 볼륨 모델이 아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량은 6178대. 월평균 880여대 수준이다. 기세가 꺾이지 않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바람, 그중에서도 소형 SUV의 달라진 위상을 고려하면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니다. 경쟁 차종의 판매량이 이를 방증한다. 디젤 모델이 2년 반 동안 묵힌 숙원을 풀어줄 수 있을까. 이제는 한국GM의 선택이 옳았느냐 검증할 시간이다.

‘트랙스’ 디젤 모델에 탑재된 4기통 1.6 CDTi 디젤 엔진은 GM 유럽 파워트레인이 개발하고 독일 오펠(Opel)이 공급하는 엔진이다. 여기에 GM 전륜구동 차량 전용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짝을 맞췄다. 1.6 CDTi 디젤 엔진은 저출력과 고출력 2종으로 나뉘는데 ‘트랙스’ 디젤 모델에는 135마력의 최대 출력과 최대 토크 32.8㎏·m의 힘을 갖춘 고출력 엔진이 탑재됐다. 이 엔진은 오펠의 대표 모델인 ‘모카’에 적용됐으며 ‘Whisper Diesel(속삭이는 디젤)’이란 별칭을 얻을 만큼 정숙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경험한 이 엔진의 정숙성은 기대 이상이었다. 디젤 모델이라는 생각을 잊게 만든다. 속도를 높여도 뛰어난 정숙성은 유지된다. 비가 오락가락하던 궂은 날씨, 조용한 실내 때문에 와이퍼 오가는 소리가 유독 크게 들릴 정도였다.

전반적인 주행 성능은 경쟁 차종에 비해 우위을 확보했다는 인상이다. 경쾌하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다. 스티어링휠의 움직임도 짜임새가 있다. 단단한 하체에 충실한 기본기가 더해지면서 안정감 있는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특히 가속시 부드럽게 힘을 받쳐준고 코너링에서도 동급 이상의 실력을 발휘한다. 운전의 재미를 찾는 이들에게 충분히 만족을 줄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4.7㎞/ℓ. 시승에서 확인한 연비는 이보다 낮은 11~12㎞/ℓ. 거칠었던 주행을 고려하면 준수한 성적표지만 경쟁차종에 비해서는 다소 낮은 편이다. 아울러 기본기에 충실한만큼 내장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버튼시동키가 없다는 점, 간결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다소 비어보이는 센터페시아의 구성과 소재 등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트랙스’ 디젤 모델은 가솔린 모델이 갖고 있던 정체성 혼란을 뛰어난 주행 성능으로 극복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만 했다.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LS 2195만원 ▲ LS 디럭스 패키지 2270만원 ▲LT 2355만원 ▲LT 레더 패키지 2436만원 ▲LTZ 2495만원이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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