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행이 유력한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공격수 손흥민. 캡처 | 레버쿠젠 페이스북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3000만 유로(약 409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이적료는 손흥민을 즉시 전력감으로 쓰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한다. 이 금액은 역대 한국 선수 최고 이적료에 해당한다. 우선 대표팀 동료 기성용이 2012년 셀틱에서 스완지시티로 이적할 때 기록한 820만 유로(약 109억원)의 4배에 가깝다. 아시아를 넓혀서도 단연 1위다. 이전까지 최고 기록을 세운 건 지난 2000년 페루자에서 AS로마로 옮긴 일본의 나가타 히데토시의 2200만 유로(약 292억원)다. 3년 전 가가와 신지가 도르트문트에서 맨유로 이적할 때 기록한 1600만 유로(약 214억원)도 가뿐히 제쳤다. 그만큼 파격적인 수준이며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거는 기대를 대변한다.

김태륭 KBS축구해설위원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연착륙할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거액 이적료’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계했다. 김 위원은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절대 손해보고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만큼 손흥민이 초반부터 임팩트를 제대로 보여야만 살아남을 것이다. 별다른 활약이 없으면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전 경쟁은 타 프리미어리그 팀보다 수월하다는 전망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가장 바라는 건 4-2-3-1 포메이션의 최전방 공격수인 해리 케인의 파트너 구실이다. 가뜩이나 시즌 초반 3경기에서 케인이 한 골도 잡지 못했고 팀은 2무1패의 내림세다. 손흥민이 전방보다 2선에서 ‘만능 열쇠’가 돼야 한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왼쪽 측면을 주 포지션으로 두면서도 간간이 섀도 스트라이커와 오른쪽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토트넘에선 벨기에 출신 나세르 샤들리가 왼쪽에서 고, 중앙엔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무사 뎀벨레가 핵심이다. 오른쪽에선 아르헨티나 출신 에릭 라멜라가 있으나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해 타 팀 임대가 유력하다. 뎀벨레가 간간이 오른쪽에서 서기도 한다. 또 리옹 주전 공격수 출신인 카메룬 국가대표 클린턴 은지도 손흥민보다 한 살 어리나 막강한 경쟁자다.

김 위원은 “토트넘 2선 자원의 약점은 슈팅이다. 이 부분에선 최소한 손흥민이 가장 월등할 것이고, 케인을 뒷받침할 해결사가 필요한 토트넘 입장에선 2선에서 다양하게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토트넘은 타 팀과 다르게 윗선에 무게를 두고 경기한다. 전진압박하면서 상대 공을 가져와 2선 연계플레이를 중시하기에 손흥민이 공을 잡을 횟수가 레버쿠젠 때보다 늘어날 것이다. 그만큼 득점 기회도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보완 과제에 대해서는 “템포”라며 “윗선에 무게를 둔다는 건 공격 전환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독일에 있을 때보다 템포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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