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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미세스 캅’. 제공 | SBS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최근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사회 고발’ 소재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일간지 사회면에서 읽은 듯한 이야기들이 드라마나 영화로 등장해 기시감을 전하고 있다. 특히 사회에서는 해결되지 않은 일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속시원히 해결돼 국민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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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테랑’의 한 장면. 제공|CJ엔터테인먼트

안하무인 재벌 3세를 응징하는 형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베테랑’은 실제 재벌가에서 벌어진 사건인 ‘맷값 폭행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이 영화에서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 분)는 일한 임금을 받지 못해 자신을 찾아온 배기사(정웅인 분)에게 권투 글러브를 던지며 자신의 수하인 깡패 전소장과 대결하게 한다. 그는 어린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전소장에게 피범벅이 되도록 얻어맞은 배기사에게 수표를 던져준다. 결국 수치심에 투신자살을 시도한 배기사의 사건을 접한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는 미심쩍은 마음에 조태오를 추적하게 되면서 음모의 실체를 밝히는 건 물론 조태오에게 일격의 펀치를 날린다. 갑질하는 재벌이 응징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가슴이 뻥 뚫리는 사이다라도 마신 듯 통쾌함을 느끼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드라마도 속속 쏟아져나오고 있다. 먼저 SBS 월화극 ‘미세스캅’은 범인을 쫒는 수사물답게 다양한 사회 고발 스토리들이 등장해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극중 형사 최영진(김희애 분)은 여성들을 노려 잔인하게 죽이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이재균 분)을 체포하는가 하면 아편을 대량재배하는 조직을 검거하는 등 사회적 범죄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고 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KL그룹 회장 강태유(손병호 분)가 살인혐의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들 강재원(이강욱 분)을 찾아가 돈과 권력을 이용해 곧 꺼내줄 것을 암시했다. 시청자들은 최영진 형사가 사회 악을 뿌리째 뽑아내기를 응원하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에선 가출 청소년 성매매 사건을 수사하던 민도영 형사(이다희 분)의 눈물겨운 성장통을 실감나게 그려 전국 시청률 11.6%(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13.1%, 순간 최고시청률 17.25%로 같은 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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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어셈블리’. 제공| 어셈블리문전사 KBS미디어 래몽래인

KBS2 수목극 ‘어셈블리’도 마찬가지다. ‘어셈블리’는 용접공 출신의 노동자 진상필(정재영 분)이 국회의원이 돼 국회에 입성하면서 정치인의 민낯을 보여주는 정치드라마다. 이 드라마에서는 국민을 위하기 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묘사되고 있다. 극중 5선 의원 박춘섭(박영규 분)은 진상필을 불러 돈봉투를 내밀며 “소신은 꺾으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15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문제가 생기자 청와대 수석이 여당 지도부에 VIP의 지시라며 “추경을 반드시 통과시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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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용팔이’.제공|SBS

SBS 수목극 ‘용팔이’도 사회 고발 내용을 적절히 담고 있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한신그룹 공장에서 해고당한 여직원이 해고를 철회하라면서 옥상에서 투신했다. 이에 용팔이 김태현(주원 분)은 현장에 불려가 응급조치로 환자를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낸다. 또 재벌가의 상속녀 한여진(김태희 분)과 이복오빠 한도준(조현재 분)간의 팽팽한 후계 싸움도 실제 기업에서 벌어지는 스토리처럼 생생하게 전하며 지난주 방송이 올해 미니시리즈로는 최고인 전국 시청률 20.4%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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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애인있어요’.제공|SBS

지난 주말 첫방송한 SBS 주말극 ‘애인있어요’에서는 제약회사의 비리가 나왔다. 극중 독고용기(김현주 분)는 자신이 일하고 있는 천년제약의 비리를 언론에 제보하는가 하면 사내 성희롱을 일삼는 상사에게 마이크를 던지는 등 복수하는 설정으로 통쾌함을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요즘 현실이 더 드라마같다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다양하게 일어나고 있다. 현실에서는 해결책이 마땅치 않지만 드라마에서는 히어로가 등장해 이를 해결해주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속시원함을 느끼게 된다. 이를 통해 현실의 괴로움을 이겨내고 희망을 갖게 해준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드라마나 영화에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담겨있지만 결국 현실과 동떨어져 있으면 시청자나 관객의 공감을 사기 어렵다. 팍팍한 현실을 실감나게 반영한 데다 이를 헤쳐나가는 과정을 밀도있게 그리면 보는 이들에게 대리만족을 줘 공감하며 몰입하게 한다”고 분석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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