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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주장 오용준이 전훈중에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어바인(미 캘리포니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어바인(미 캘리포니아=배우근기자] 프로농구 주장의 역할은 크다. 선수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코칭스태프와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SK의 선수구성을 보면 그 역할은 더 크다. 가드 김선형을 비롯해 포워드에 이승준 이동준 형제, 김민수, 박승리 등 자신의 색깔이 분명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들이 많다.

문경은 감독은 비시즌 동안 박상오와 트레이드 되어 SK 유니폼을 입은 슈터 오용준에게 주장 완장을 맡겼다. 오용준은 카리스마 보다 솔선수범형 주장으로 팀을 하나로 묶으려 한다. 코트내에서 위력 있는 외곽포 역할도 해야하는 그는 선의의 경쟁에서 지지 않겠다는 오달진 각오도 밝혔다.(이하는 일문일답)

-SK에 오자마자 주장을 맡게 됐다.

내가 해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았다. 팀내에서 나보다 나이 많은 선수는 이승준 밖에 없다. 나는 그동안 주장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고려대) 학교 다닐 때도 나보다 카리스마 있고 리더십이 있는 친구들이 주장을 맡았다. 나는 뒤에서 도와주는 일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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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준이 4일(한국시간) 연습경기 후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어바인(미 캘리포니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문경은 감독이 콕 찍어서 주장을 맡겼다.

부담이 분명 있지만, 책임감이 더 크다. 처음엔 부담이 됐는데 몇 개월 지나니까 괜찮다. 내가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선수들이 다 착하다. 내가 포인트만 잡아 얘기하면 후배들이 잘 따라와줘서 어려운 점은 없다.

-농구에서는 주장의 역할이 특히 클 것 같은데.

주장이 게임을 뛸 때와 안 뛸때가 있는데, 안 뛸 때는 벤치에서 화이팅을 많이 해야 하는 위치이고 게임에 안나간다고 해서 주장이 인상을 쓰면 팀 분위기가 안좋아진다. 벤치에 있으면 있는대로 선수들과 화이팅을 해야 한다. 내가 솔선수범하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인다면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이는 출전 시간에 상관없이 자신의 롤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문경은 감독의 당부와 궤를 같이한다).

-팀원 구성이 외국인, 혼혈이 많다(SK에는 외국인 선수인 사이먼, 스펜서와 함께 혼혈인 이승준, 이동준 형제, 그리고 김민수, 박승리가 있다. 가드 한상웅도 미국에서 고교를 졸업했다).

분위기가 조금 자유스럽다. 팀 분위기가 타이트 하고 주장도 카리스마가 있는 팀이 있지만, 우리팀은 주장이 선수단을 휘어잡는게 아닌 자유스런 분위기가 흐른다. 대신 훈련하고 시합할 때 만큼은 최선을 다해 집중하자고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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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용준이 5일(한국시간) 스킬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어바인(미 캘리포니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새로운 타입의 주장이다.

전에 축구선수 박지성 선수가 인터뷰 한 걸 보니까 카리스마 보단 자기가 솔선수범 한다는 내용을 봤는데, 유형이 스스로 먼저 보여주는 주장도 있다고 생각한다.

-말은 쉽지만, 솔선수범 하려면 힘들 것 같다

여태까지 내 스타일이 후배들에게 똑바로 하라고 지시하고 말을 많이 하는게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가 대충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늘 하던대로 할 것이며,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항상 노력할 것이다. 만약 경쟁에서 밀려 벤치에 있더라도 분명 내 역할은 있을 것이다.

-센터 사이먼을 뽑은 것도 그렇고 코트내에서의 역할이 확실해 보인다.

외곽슛을 던지는 선수가 많지 않은데, 팀이 그런 부분을 채워주길 바라는 뜻에서 나를 뽑았다. 만족시키고 보답을 하겠다. 그런 역할적인 부분에 있어 걱정과 설렘이 공존한다(오용준은 어바인 전지훈련에서 가진 몇차례 연습 경기에서 활발한 외곽슛으로 상대팀을 위협했다)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하고픈 말은.

다른거 없다. 항상 부상을 조심하고 팀내 선의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다들 노력했으면 한다. 몸관리 잘해서 시즌 중에 부상선수 없이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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