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IA에 스윕 당한 한화 \'다시 독수리처럼 날아오르자\'
[대전=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수들이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15. 8. 2.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정욱 체육2팀장] 지난 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을 기억하는가. 2014 월드시리즈는 샌프란시스코와 캔자스시티의 ‘와일드 카드’ 대결로 펼쳐졌다. ‘짝수해의 강자’ 샌프란시스코가 4승3패로 통산 8번째 정상에 오르며 막을 내렸다. 챔피언보다 더 큰 관심을 끈 팀은 정상 문턱에서 아쉽게 물러난 캔자스시티였다. 캔자스시티는 1985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일궈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돌풍 속에 만년 하위의 면모를 씻어내더니 포스트시즌에서도 8연승 신바람을 내면서 월드시리즈에 진출해 ‘꼴지의 반란’을 일으켰다.

캔자스시티는 올해도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0.595·62승 42패)로 중부지구 1위에 올라있다.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진출과 함께 지난해 이루지 못한 우승의 꿈을 키우며 지난달 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도 성공했다. 신시내티 에이스 조니 쿠에토를 영입한 데 이어 오클랜드의 만능수비수 벤 조브리스트를 데려와 마운드와 내·외야 수비라인을 한꺼번에 보강했다. 꼭 필요한 포지션에 ‘소수 정예’를 데려와 포스트시즌에 대비했다. 당장 1선발로 활용할 수 있는 쿠에토는 에이스 부재의 약점을 해소할 재목이고, 조브리스트는 2루수 오마르 인판테의 부진과 좌익수 알렉스 고든의 부상 공백을 모두 메워줄 전천후 선수이다.

지난해 캔자스시티의 돌풍을 올해도 발견할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에 올라있는 휴스턴의 대도약이다. 1962년 창단한 휴스턴은 2005년 단 한차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을 뿐, 아직 우승 경험은 없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 있던 2005년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에는 단 한번도 ‘가을잔치’에 참여하지 못했다. 2011년에는 구단 역사 최초로 100패 이상(56승 106패)을 기록했고 2012년에는 55승 107패로 더 나쁜 성적을 거뒀다. 2013시즌에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로 옮겼는데, 이전 첫 해에 51승 111패로 역대 최악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70승 92패로 호전됐지만 지구 4위에 그쳐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렇듯 바닥을 헤매던 휴스턴이 올해 시즌 초반부터 연승 행진을 거듭하더니 10년 만에 가을축제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지난달 LA 에인절스에 밀려 지구 1위를 위협받았지만 최근 10경기에서 7승3패로 재도약하며 같은 기간 1승9패로 추락한 에인절스를 4경기차 2위로 따돌리고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휴스턴은 2005년 ‘선발 트리오’(로이 오스왈트-앤디 페티트-로저 클레멘스) 이후 제대로 된 에이스를 갖지 못했는데 올해는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선두에 올라있는 댈러스 카이클(13승 5패 방어율 2.35)과 콜린 맥휴(13승5패 방어율4.27)의 강력한 원투 펀치를 앞세워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두 선수는 지난해부터 10승대 투수로 급성장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팀 타율은 0.246(25위)에 불과하지만 홈런(1위·148개)과 도루(3위·76개) 득점(3위·473점) 등 공격 집중력과 마운드(팀 방어율 7위 3.47)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휴스턴은 10년 만에 맞게될 포스트시즌에 대비해 좌완 특급 스콧 캐즈미어를 영입한 데 이어, 두 차례 올스타에 뽑혔고 2013년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던 밀워키 외야수 카를로스 고메스와 투수 마이크 파이어스를 한꺼번에 데려왔다. 선두 수성을 위해 유망주 유출을 감수한 승부수였다.

[SS포토] 한화 김성근 감독, 새용병 로저스에 희망 웃음을...
[대전=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용병 로저스가 김성근 감독을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한화는 지난 1일 새 외국인 투수로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로저스는 올 시즌까지 뉴욕 양키스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올 시즌 교체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 커리어를 자랑한다.thunder@sportsseoul.com

신흥강호에서 우승 도전 세력으로 성장한 캔자스시티의 행보는 국내프로야구 넥센과 NC의 행보를 닮았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절치부심 정상 재도전에 나선 넥센과는 판박이다. 휴스턴은 최근 10년의 흑역사를 떨쳐낸 모습에서 한화를 떠올리게 한다. 한화는 2007년 3위 이후 가을잔치의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 동안 5차례나 최하위로 추락했고, 2013년과 2014년에는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9위를 연거푸 기록했다. 한화도 휴스턴처럼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야신 돌풍’을 일으키며 중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해 8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화도 새 외국인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로저스는 뉴욕 양키스에서 뛰고 있던 현역 메이저리거다. 한화가 공동 6위 KIA와 SK에 바짝 쫓기는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한화는 로저스를 잔여연봉 70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는데, 미국 현지 언론은 ‘100만 달러 계약’을 전했다. 인센티브 조항에 이적료까지 고려하면 ‘가을 잔치’를 위해 엄청난 거액을 투자한 셈이다.

한국계 포수 행크 콩거(한국명 최현)의 소속팀 휴스턴이 올해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 매우 흥미롭지만, 그 관심도가 한화에 미칠리 없다. 뜨거운 승부수를 던진 한화가, 또 야신이 어떻게 위기를 헤쳐나갈지 매우 궁금해진다. 한화는 올해 가장 ‘뜨거운’ 구단이 아닐 수 없다.

jwp9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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