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0802
복면가왕 제공|MBC

[스포츠서울 김정란기자]MBC ‘일밤-복면가왕’에 편견은 없다.

‘복면가왕’은 애초 ‘편견을 버리자’며 시작한 방송 기획 의도대로 방송 프로그램 속에서도 편견 없이 유연함이 보여주는 힘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에서는 새로운 가왕이 탄생해 눈길을 끌었다. ‘피구왕 퉁키’(이하 퉁키)를 꺾고 ‘매운맛을 보여주마 고추아가씨’(이하 고추아가씨)가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가수 이정이 ‘퉁키’였음이 드러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새로운 가왕 탄생에 대한 관심도 컸지만, 가장 큰 놀라움을 준 것은 2라운드 ‘마실나온 솜사탕’과의 대결에서 탈락한 ‘수박씨 뱉어줄래요’의 정체였다. 연예인 판정단은 그룹 비투비의 창섭이나 2PM의 준케이 등을 예상했지만 고음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은 그는 강균성이었다. 강균성은 ‘복면가왕’ 첫 회에 이미 출연한 바 있어 많은 이들이 갖고 있던 ‘재출연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보기좋게 깼다. MC 김성주는 놀라는 판정단에게 “재출연이 불가능하다는 룰은 없다”며 다시 한번 규칙을 확인시켰다.

‘복면가왕’은 ‘유연함’으로 각종 편견을 깨며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지난 6월 출연했던 백청강은 여자 복장을 하고 나와 남자 출연자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판정단과 시청자를 놀라게 한 바 있다.

‘복면가왕’은 애초에 복면을 쓴 경쟁자들이 1, 2, 3라운드를 거쳐 가왕과 경쟁한다는 것 외에는 꼭 지켜야 하는 규칙이 많지 않다. 최근에는 아쉽게 탈락한 경쟁자들이 다음 라운드를 위해 준비했던 노래를 보여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난 7월 출연했던 정수라가 다음 라운드를 위해 준비했던 ‘아름다운 강산’을 보여줘 폭발적인 가창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2일 방송에서도 2라운드에서 탈락한 강균성이 3라운드를 위해 준비했던 ‘바람기억’을 원곡보다 두 키 높여 부르면서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오히려 배가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탈락자들을 단칼에 돌려세우는 단호함보다는 오랜만에 보여주는 무대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유연함을 택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의 민철기 PD는 “최근 TV에서 무대를 보여주지 못하는 가수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대로 그들의 방식으로 갈증을 풀어주고 있다.

‘복면가왕’의 인기요소는 맞춰서 기분 좋고, 알면서도 속고, 속고도 기분 좋은 것이다. 그간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에 많은 이들이 알면서 속았고, 오랫동안 무대에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조장혁, 포지션의 임재욱, 정수라 등을 보면서 환호했다. 이 속에 녹아있는 유연함은 현실의 노곤함 가득한 시청자들의 피로를 풀어주고 있다.

‘복면가왕’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가 공개된 지난달 19일 방송 시청률 1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라이벌 프로그램인 KBS2 ‘해피선데이-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위협하며 화제를 일으켰지만, 그 이후에는 10% 초반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프로그램 초반 “매회 8명의 새로운 출연자가 나와야 하는데 얼마나 오래갈 수 있겠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 ‘복면가왕’이지만, 편견을 버리고 지켜보면 더 오랫동안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듯하다.

peace@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