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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주 전 김영사 사장.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김효원기자]국내 대표 출판사라 할 수 있는 김영사가 추문에 휘말렸다.

출판계의 ‘미다스 손’으로 불리던 박은주(58) 전 김영사 사장과 김강유(68) 현 김영사 대표·회장이 충격의 폭로전을 펼쳐 독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박은주 전 사장이 누군가? 그는 30대 초반 김영사 대표직에 오른 뒤 밀리언셀러를 잇따라 출판하며 수억원의 연봉을 받아 출판인들의 롤모델로 존재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하루아침에 김영사 대표직을 사직해 “왜?”라는 의문을 갖게 하더니 “김 회장의 법당에 들어가 20년 동안 월급을 헌납하고 한달 20만원의 용돈으로 생활했다. 비자금을 챙겨 회장에게 상납했다” 등을 주장해 출판계에 파문을 일으켰다.

이 폭로전을 통해 그동안 풍문으로만 들었던 출판사의 비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박 전 사장은 “2008년부터 비자금을 만들어 매월 1000만원씩 김 회장에게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1000만원은 당시 수억원의 연봉을 받던 박 전 사장이 개인 월급에서 주는 것으로 알았다”고 해명한 만큼 비자금의 존재는 명확해진 셈이다.

출판사가 비자금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출판계 한 관계자는 “주로 저자들에게 돌아가는 인세를 조작하는 방법이 쓰인다”라고 말했다.

저자의 인세는 통상 6~10% 선이다. 1만원짜리 책 한권이 팔리면 저자에게 1000원 가량의 인세가 지급된다. 결코 많다고 할 수 없다. 그런데 그 1000원에서 얼마를 떼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같은 불법이 국내 1~3위를 다투는 대형 출판사에서 버젓이, 수십년에 걸쳐 이뤄졌다는 것은 충격이다.

‘믿을 수 있는 책, 믿을 수 있는 회사’라는 김영사의 슬로건이 무색해진다. 특히 김영사가 출간해 백만부 이상을 판매한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정의에 대해 생각했던 독자들의 충격은 e더욱 크다. 출판은 사업 이상의 존귀함이 있다고 믿어온 독자들은 “앞으로 김영사의 책을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영사 내부에서 벌어진 추문은 가뜩이나 어려운 출판시장을 더욱 코너로 몰아넣었다.

eggrol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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