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KIA 김호령 \'내가 잡았어\'
[대전=스포츠서울 최승섭기자] 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2015 KBO리그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다. KIA 중견수 김호령(가운데)이 6회말 상대 조인성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2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경기는 양 팀으로선 절체절명의 한판 승부였다. 5위 한화와 6위 KIA의 승차는 단 1.5게임 차.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싸움의 향방이 갈릴 수 있다. 경기 전 KIA 김기태 감독은 “정말 중요한 경기다. 전력을 투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박정진과 권혁을 6회에 출격시키며 모든 힘을 짜냈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혈투 중의 혈투. 뺏으려는 자와 뺏기지 않으려는 자의 한판 승부는 ‘수비력’이 갈랐다. KIA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상대 수비 실수로 득점을 쌓았고, 반대로 위기 마다 호수비를 펼치며 3-2로 신승을 거뒀다.

한화와 KIA는 3연전 내내 피터지게 싸웠다. 지난달 31일 1차전에선 4시간 10분이 걸렸는데, KIA와 한화는 각각 5명의 투수를 출전시켰다. 경기 중 한화 이용규가 사구에 맞아 부상을 당하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1일 2차전에서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총 4시간 30분 동안 싸웠다. 특히 5회까지 약 3시간이 걸릴 정도로 한 수 한 수 치열하게 다퉜다. 이날도 양팀은 총 10명의 투수가 나왔다.

대전 3연전의 마지막 날은 양 팀에겐 더 없이 중요했다. KIA는 6연승을 기록해 5위 한화와의 승차를 지근거리에 두려 했다. 한화는 스윕패를 막고 KIA의 추격을 반드시 뿌리쳐야 했다. 양 팀은 1회부터 상대팀 선발 투수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KIA는 신종길, 김민우이 상대 선발 안영명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선취득점에 성공했고 한화는 곧바로 1회말 공격에서 권용관의 좌익선상 2루타와 정근우, 김경언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조인성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폭발했다. 양팀은 3회까지 투수전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KIA는 4회말 공격에서 나지완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균형을 깬 건 KIA였다. 6회말 공격에서 김주찬과 브랫필의 연속 안타로 3-2를 만들었다.

1점 차 승부의 결정적인 역할은 수비력에서 갈렸다. KIA는 상대 수비를 틈타 득점에 성공했고, 한화는 찬스마다 상대 호수비에 걸리며 눈물을 흘렸다. KIA의 1회 득점 상황은 이랬다. 1회초 무사 1루에서 나온 김민우의 적시타는 우익수 김경언이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김경언이 타구 방향을 잡지 못하면서 빠뜨렸다. 기록은 안타가 됐지만, 수비 실책을 줘도 할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KIA의 역전 적시타도 비슷했다. 6회 수비 무사 2루에서 KIA 브렛 필의 타구가 빗맞았는데, 중견수 채기영이 슬라이딩 포구에 실패하면서 2루 주자 김주찬의 득점을 만들었다. 단타로 막을 수 있었던 안타가 무리한 슬라이딩 시도로 적시 2루타가 되는 순간이었다. 부상으로 빠진 중견수 이용규의 빈자리가 아쉬웠다.

반면 KIA 수비는 펄펄 날았다. 2-2로 맞선 5회 수비에서 정근우의 텍사스성 안타를 유격수 박찬호가 뒤로 넘어지면서 포구에 성공했다. 시야에서 사라진 공을 감각적인 글러브 핸들링으로 잡아낸 박찬호의 호수비는 일품이었다. 6회에도 KIA의 수비가 빛났다. 1사에서 김경언의 타구는 중앙 담장 쪽으로 날아갔다. 중견수 김호령은 중앙 펜스에 몸을 던지며 공을 잡아냈다. 2루타성 타구를 몸으로 막아낸 것이다. 김호령은 후속 타자 조인성의 타구도 잡아냈다. 타구가 애매한 위치로 향하면서 2루수 김민우, 우익수 신종길과 몸이 얽혔는데, 몸을 던져 공을 잡아냈다.

한편 이날 경기는 극적으로 진행됐다. KIA는 3-2로 앞선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에이스 양현종 카드를 내밀었다. 양현종은 3년 만에 불펜으로 나왔다. 그가 마지막으로 불펜으로 등판한 건 2012년 8월 18일 문학 SK전이었다. 익숙치 않은 중간 등판.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첫 타자 김경언과 승부했다. 그리고 초구를 통타 당해 중전 안타를 내줬다. 양현종은 후속 타자 조인성에게 희생번트를 내줘 1사 2루 위기를 만든 뒤 마무리 윤석민에게 공을 넘겼다. ‘마무리’ 양현종 카드는 계속 꼬여갔다. 윤석민은 장운호에게 3루 강습타구를 허용했는데 3루수 이범호가 공을 잡지 못하면서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상황은 1사 1,3루. 상대팀 김성근 감독은 장타력을 갖춘 대타 황선일을 내세웠다. 외야 플라이면 동점, 안타 1개면 끝내기 역전승까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윤석민은 황선일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코스. 2루수 김민우는 2루로 뛰는 장운호를 아웃시키고 유격수 박찬호는 1루로 공을 뿌렸다. 황선일은 슬라이딩을 했는데 1루심 이민호는 세이프 판정을 했다.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 KIA는 심판 합의 판정을 요구했고 판정을 뒤집었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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