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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에버트와 지미 코너스.

[스포츠서울] 테니스 스타 커플 마리야 샤라포바와 그리고르 디미트로프가 최근 헤어졌다. 디미트로프의 ‘외도’가 결별의 이유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이들은 2년 간의 연인 관계를 정리하면서 “테니스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스포츠 스타 커플이 헤어질 때면 대부분 그렇게 다짐한다. 실연의 상처는 때로는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내기도 하지만 반대로 깊은 슬럼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테니스에는 스타 커플이 드물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좋지 않게 교제를 끝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치열한 경쟁, 빡빡한 투어 일정, 미디어와 팬들의 관심 등 부담스러운 환경에 놓여있는 이들에게 변함없이 애정을 지속하는 일은 쉽지 않다.

1970년대 초반 크리스 에버트와 지미 코너스의 사랑과 이별에 전 세계 테니스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테니스를 이끄는 젊은 남녀 스타였던 이들은 교제 사실을 인정했고 함께 짝을 이뤄 혼합복식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1974년 코너스와 에버트는 윔블던에서 나란히 남녀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그리고 그해 11월에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혼식은 열리지 않았고 그들의 관계도 끝났다. 갑작스럽게 갈라서게 된 이유에 대해 둘 모두 입을 굳게 다물었다. 5년 뒤 그들은 각자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35년이 지난 뒤 코너스는 자서전을 출간하면서 당시 임신 중이었던 에버트가 자신과 상의 없이 아이를 지웠다고 밝혔다. 코너스는 에버트의 동의 없이 지극히 사적인 일을 공개한 것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에버트는 1979년 영국 테니스 선수 존 로이드와 결혼했다. 둘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다. 에버트가 은퇴 후에나 엄마가 될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로이드와 에버트는 1987년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다. 이들의 결별에 앞서 에버트가 영국 팝 스타 아담 페이스와 불륜 관계라는 소문이 돌았다.

에버트는 스키 스타 앤디 밀러, 그의 친구인 골프 스타 그렉 노먼과 재혼했으나 모두 이혼했다.

체코의 테니스 스타 라데크 슈테파네크는 ‘코트의 카사노바’라 부를 만하다. 슈테파네크는 전 세계 1위인 스위스의 테니스 스타 마르티나 힝기스와 2006년 약혼했지만 이듬해 파혼했고, 10대의 나이에 톱 10에 들며 돌풍을 일으켰던 니콜 바이디쇼바와 2010년 결혼했다. 슈테파네크는 힝기스와 헤어진 직후 자신보다 열한 살이나 어린 10대 소녀 바이디쇼바와 사귀어 눈총을 받았다. 그는 2013년에 바이디쇼바와 이혼하자마자 역시 체코의 테니스 스타인 페트라 크비토바와 데이트를 시작했다. 크비토바와의 관계도 오래가지 못해 지난해 초 헤어졌다.

힝기스는 슈테파네크와 헤어진 2007년 윔블던에서 코카인 양성 반응을 보여 선수 생활을 끝내야 했다. 지금은 복식 선수로 다시 코트에 나서고 있다. 어린 나이에 테니스에 싫증을 내며 슈테파네크와의 결혼으로 도피했던 바이디쇼바는 천부적인 재능을 사장시킨 채 코트를 떠났다. 슈테파네크와 헤어진 뒤 한동안 방황하던 그녀는 지난해부터 프로 무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크비토바는 지난해 슈테파네크와 헤어지고 나서 윔블던 챔피언에 올랐다.

카를로스 모야와 플라비아 펜네타는 열정적인 로맨스로 화제가 됐으나 급속하게 사랑이 식었다. 펜네타는 “모야와 나는 프리 섹스를 실천한다”고 당당히 말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했으나 모야가 바람을 피우는 바람에 갈라서고 말았다. 펜네타는 모야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것을 신문을 보고 알았다. 펜네타는 체중이 줄어 수척해질 정도로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았고 2007년 상반기 성적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러나 이후 마음을 다잡고 다시 좋은 성적을 냈고 새로운 사랑도 찾았다. 그녀는 이탈리아 선수 파비오 포그니니와 약혼했다.

각각 남녀 세계 1위에 올랐던 레이턴 휴잇과 킴 클레이스터르스는 2000년에 사귀기 시작했다. 클레이스터르스가 휴잇에게 여동생에게 줄 사인을 부탁하면서 가까워졌다. 이들이 곧 결혼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클레이스터르스는 웨딩 드레스를 고르기도 했다. 호주 테니스 팬들은 휴잇과 결혼할 클레이스터르스에게 호주 선수 이상의 애정을 보냈다. 그런데 2004년 이들이 헤어졌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얼마 뒤 이들은 사랑을 끝냈다는 짧은 공식 발표를 내놓았다.

남녀가 사랑을 시작했을 때 그들의 모습은 행복, 미래, 진실 등으로 가득차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랑이 끝났을 때 아름다운 추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추악한 현실이 드러나기도 한다. 테니스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체육부 선임기자 bukr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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