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가족(대한테니스협회)
정현(오른쪽에서 두번째)과 그의 가족.제공 | 대한테니스협회

[스포츠서울 최정식기자] 운동선수로 성공하는 것이 꿈인 아들 또는 딸이 경기에서 형편없이 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미국의 유소년 체조 지도자 앤 조셉슨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운동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해야 할 말에 대한 글(Sports Parenting in 10 Sentences)을 올렸다. 체조 선수 출신인 조셉슨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조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자신의 네 딸에게도 체조를 시키고 있는 그의 조언은 평범하다. 그러나 부모들이 쉽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진리를 담고 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운동이 아니라 자녀인 것이다. 조셉슨의 조언은 체조를 하는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보내는 것이지만 아이의 종목과 나이에 관계없이 새겨들을 만하다.

1. 안녕.

운동을 마친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차에 올라탄 아이에게 연습이 어땠는지 경기 스코어가 어떻게 됐는지를 묻기 전에 우선 반갑게 맞아라.

2. 즐겁게 해.

70%의 아이들이 열 세 살이 되기 전에 운동을 그만둔다는 통계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다. 아이가 승부에 매달리기보다 스포츠 자체를 즐기도록 권하고 수시로 운동은 즐겁게 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켜라.

3. 얘기 좀 해봐.

부모로서 운동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거나 조언을 하기 전에 아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물어보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 아이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게될 것이다.

4. 잘했어.

계속 그렇게만 해.

LA 클리퍼스의 감독으로 NBA 선수를 아들로 둔 닥 리버스는 부모들이 아이의 플레이에 대해 너무 세밀하게 분석을 하고 너무 많은 말을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고 말한다. 아이에게는 그저 응원이 필요할 뿐이기 때문에 두 마디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5. 뭐 좀 재미있는 일 없니?

아이에게 운동이 아닌 다른 것에 관해서 물어보라. 설혹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아이의 세계를 공유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6. 네 경기를 보는 게 좋아.

그 어떤 것보다 멋진 말이다.

7. 네 생각은 어때?

부모로서 자신의 의견이 있겠지만 먼저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라.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게될 뿐 아니라 아이가 논리적으로 사고하는데 익숙해지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8. 내가 뭘 도와줄까?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책이나 행동 계획을 제시하기에 앞서 아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라. 아이들에게는 우선 화를 푸는 것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것이 충족되면 문제 해결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9. 성적보다 네가 더 중요해.

부모라면 누구나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아이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런 말을 듣지 못하면 아이는 자기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부모로부터 사랑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10. 네가 잘하든 못하든 내가 네 부모라는 게 정말 기뻐.

상대가 부족하고 문제가 있더라도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그 선물을 당신의 아이에게 주라.

부모가 자녀에게 이런 말들을 해줄 때 어떤 일이 생길까. 테니스 선수 정현의 아버지는 수원 삼일공고 정석진 감독이다. 그는 테니스 지도자이면서도 아들의 테니스에 거의 개입하지 않았다. 기술적으로 지적을 하는 일도 없고 성적에 대해서 뭐라고 얘기한 적도 없다. 다만 즐겁게 그리고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신경써 줄뿐이었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는 대로다. 정현은 19세의 나이에 세계 톱100에 진입하며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써가고 있다.

bukr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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