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NC 박민우, \'완벽한 세이프가 되겠죠~\'
2루 도루에 성공하는 NC 박민우(아래쪽).잠실 | 이주상기자.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키다리 도루왕들의 전성시대다.

올 시즌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는 주인공은 NC 박민우다. 박민우는 33개로 이 부문 선두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그의 팀 동료 김종호가 32개로 박민우와 함께 NC의 발야구를 주도하고 있다. 삼성 박해민이 31개로 그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고, kt 이대형도 30개로 팽팽한 4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SS포토]NC 김종호, 나는 발로 야구하지
NC 김종호.마산|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그런데 도루 부문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전형적인 ‘도루왕’의 체형은 아니다. 박민우는 185㎝, 김종호가 183㎝로 신장이 큰 편이다. 박해민도182㎝,이대형이 184㎝로 모두 180㎝를 넘는다. 과거의 도루왕들은 비교적 단신에 빼어난 운동신경을 보유했다. 보폭은 좁지만 잔걸음이 빠르고 센스가 뛰어났다는 점도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해태 김일권 이순철 이종범, 현대 전준호, LG 유지현, 두산 정수근, 한화 이용규 등등 내로라했던 발야구의 대명사들은 모두 신장 180㎝ 이하였다. 지난 해 도루왕에 올랐던 삼성 김상수의 키도 175㎝다. 역대 도루왕 가운데 이대형만이 조금 다른 스타일이었지만 트렌드를 바꿀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도루 부문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대부분 꺽다리들이다. 6위인 한화 이용규(23개), 8위 김상수(19개) 정도가 전형적인 도루왕의 모습에 근접한 선수들이다. 발야구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잔걸음 보다는 긴 다리의 장점을 한껏 살려 보폭을 크게 하면서 폭발적으로 가속을 붙이는 선수들이 득세하고 있는 것이다. 발야구의 핵심은 도루 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를 더 얻는데 있다. 그래서 한 베이스보다 두 베이스를 달릴 때 더 가속이 붙는 장신 선수들의 쓰임새가 갈수록 늘고 있고, 빠르면서 키 큰 선수들이 발야구의 중심세력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구자욱
삼성 구자욱.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LG 양상문 감독은 “예전에는 키가 크면서도 발이 빠른 선수가 드물었다. 역대 도루왕들이 모두 중간 키 이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각 팀마다 키 크고 발빠른 선수들이 포진해 발야구를 주도하고 있다. 우리 팀에도 김용의가 그런 스타일이고 삼성 구자욱, NC 김종호 등도 키가 큰데 발이 빠르다. NC 박민우도 겉보기보다 키가 큰 편”이라고 말했다.

키 크고 발이 빠른 선수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NC의 외국인 타자 에렉 테임즈 처럼 거구인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테임즈는 도루 24개로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NC 나성범도 테임즈 못지 않은 체격을 자랑하지만 19차례 도루에 성공해 공동 8위에 올랐다. 넥센의 홈런왕 박병호도 단독 도루 능력을 갖췄다. 올 시즌 5개의 도루를 기록한 박병호는 “사실 나는 발이 빠르다고는 할 수 없다. 체격에 비해 조금 빨리 뛴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렇게 보시는 것”이라며 손사래를 치지만 의외로 발이 빠른데다 센스도 뛰어나 심심찮게 기습적인 도루를 성공시키곤 한다.

바야흐로 키도 크고 발도 빠른데다 파워까지 겸비한 도루왕들이 새로운 스타일의 발야구로 다이아몬드를 휘젓고 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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