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박주영 골, 2경기 연속 골 터트렸어
에두가 떠나면서 K리그 클래식 득점왕 구도가 하향평준화된 가운데 박주영의 부활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재원선임기자 shin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K리그는 지난해 한 골 승부가 잦아지고, 무득점 경기가 속출하면서 극심한 골 가뭄을 겪었다. 올시즌에는 지난해에 견줘 조금 나아졌지만 예년 수준에는 아직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시즌 특징은 저득점 현상이 이어지면서 골잡이들의 하향 평준화가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2000년대 들어 K리그 공격수들은 경기당 1골에 도전할만큼 강력한 득점력을 발판으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특히 2009년부터 2014년까지 K리그 득점왕에 오른 공격수들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0.7골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뽐냈다. 하지만 골 가뭄이 불어닥친 지난해와 올해에는 K리그 공격수들의 득점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모습이 역력하다. 지난해 K리그는 21년만에 경기당 0.4골대 득점왕이 탄생했고, 올해는 23년만에 0.3골대 득점왕이 등장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올해도 이어지는 K리그의 저득점 현상

지난해 K리그는 유례없는 골 가뭄을 겪었다. K리그 228경기에서 507골이 나와 경기당 평균 2.22득점에 그쳤다. 2010년 이후 꾸준히 유지해오던 경기당 평균 2.5골이 무너졌다. 골 가뭄 여파는 득점왕에게 고스란히 이어지면서 1993년 포항제철 차상해(23경기 10골·경기당 0.43골) 이후 21년만에 경기당 0.4골대 득점왕이 등장했다. 득점왕을 차지한 수원 산토스는 리그 최종전에서 시즌 14호골을 작성해 이동국(13골)을 밀어내고 최고 골잡이에 올랐다. 하지만 기록만 따지고 보면 예년에 비해 쑥스러울 정도의 득점력을 보여줬다. 산토스는 지난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4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0.40골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는 지난해에 비해 골 가뭄이 어느정도 해갈됐지만 예년 수준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5시즌 K리그는 138경기에서 332골이 터져 경기당 2.40골을 기록하고 있다. 저득점의 원인으로는 수비 축구의 영향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감한 공격을 통한 승리보다는 안정적인 수비로 승점을 쌓는 전략이 K리그에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2013시즌 챌린지(2부리그)의 출범과 함께 본격적인 승강제가 실시되면서 클래식(1부리그)팀들은 강등의 위험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중국으로 떠난 상반기 득점 1위 에두도 6년만에 돌아온 K리그의 변화로 수비축구를 꼽았다. 2009시즌까지 3년동안 수원에 몸 담았던 그는 “6년 전과 지금의 K리그는 많이 달라졌다. 특히 경기 템포는 전반적으로 더 빨라졌지만 예전보다 수비에 치중하는 팀들이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수비 축구’는 최근 K리그에서 여러차례 논란거리가 됐다. 화끈한 축구를 원하는 팬들은 수비지향적인 팀들을 비난하기도 했고, 일부 지도자의 경기 운영 스타일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23년만에 경기당 0.3골대 득점왕 탄생하나

올시즌 득점왕 구도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이달초만해도 전북 소속이었던 에두(11골)가 11골로 득점 선두를 질주하면서 2위권과 3골 이상의 격차를 유지해 가장 유력한 득점왕 후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지난 9일 에두가 갑작스럽게 중국 갑리그(2부리그) 허베이 종지로 이적하면서 득점왕 구도에는 지각변동이 찾아왔다. 에두가 여전히 득점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2위권과 3골 차라 남은 기간동안 결국 선두 자리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로 인해 리그 23라운드를 소화한 현재 8골을 기록중인 오르샤(전남) 이동국(전북) 황의조(성남) 스테보(전남) 김신욱(울산) 등 5명이 사실상 공동선두로 분류되고 있다. 이들에게 1골 뒤진 6득점을 기록중인 2위권 주자들도 김두현(성남) 양동현(울산) 등 7명이나 된다.

득점왕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졌지만 득점력은 하향평준화된 모습이다. 사실상 득점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5명의 공격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23년만에 경기당 평균 0.3골대 득점왕이 탄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1983년 K리그가 출범한 이후 경기당 0.4골 이하 득점왕이 탄생한 것은 1992년 LG치타스 임근재(경기당 0.33골·30경기 10골)가 유일하다. 득점 선두권에 이름을 올린 공격수들은 출전 경기수에 따라 경기당 평균 득점이 조금씩 차이가 난다. 오르샤는 19경기 출전해 경기당 0.42골을 기록중이고, 이동국과 황의조는 20경기씩을 소화해 경기당 0.40골로 뒤를 잇고 있다. 23경기에 출전한 김신욱(경기당 0.38골)과 21경기를 소화한 스테보(경기당 0.35골)는 경기당 0.3골대로 득점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득점왕인 산토스는 리그 최종전에서야 경기당 평균 0.4골대에 턱걸이를 한만큼 올시즌에는 막판까지 득점왕 후보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한다. 올시즌은 정규라운드(10경기)와 스플릿라운드(5경기)를 포함해 각 팀당 1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득점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공격수들이 남은 시즌에서도 전반기와 비슷한 득점 페이스를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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