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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엔터테인먼트의 한성호 대표.제공|FNC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조현정 대중문화부장]“기분좋은 콘텐츠와 아티스트를 가진 종합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거듭나겠다.”

서울 청담동 111번지에 자리잡은 FNC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한성호(42) 대표는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직상장한 데 이어 지난 16일 ‘국민MC’ 유재석을 영입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FNC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 후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에 이어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대표가 유재석 영입 당시 소속사 임직원, 아티스트들은 물론 부인에게조차 알리지 않고 극비에 추진해 더욱 화제가 됐다. 유재석 영입소식에 주가가 상한가를 치며 시가총액이 3413억원으로 급등하기도 했다. 27일에는 자숙중인 김용만, 노홍철까지 영입해 ‘예능왕국’을 예고했다. 2006년 FNC뮤직을 설립해 2013년 FNC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바꾸며 종합엔터테인먼트사로 활동영역을 넓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가수 출신으로 작곡 작사 등 제작쪽 일을 거친 한 대표는 아이돌그룹이 인기를 모으던 시절, 대중적이지 않던 밴드 FT아일랜드로 2007년 출발한 뒤 2010년 씨엔블루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보이밴드’로 차별화했다. 2012년 싱어송라이터 주니엘과 AOA, 일본에서 먼저 활동한 뒤 지난 5월 데뷔한 엔플라잉까지 배출하는 팀마다 시장에서 어필하며 빠르게 자리잡았다. 현재 가수들 외에도 배우 이다해 이동건 조재윤 윤진서 정우, 방송인 유재석 김영만 노홍철 정형돈 송은이 이국주 문세윤 등이 몸담고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의 소속사 이름 FNC는 ‘오병이어(Fish&Cake)의 기적’을 뜻한다. 회사 경영과 음악작업을 병행해온 한 대표는 tvN ‘청담동 111’, MBC ‘라디오스타’,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등 방송출연으로도 화제를 모아왔다. 최근 청담동 FNC사옥에서 만난 한 대표는 겸손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자신의 청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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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엔터테인먼트의 한성호 대표.제공|FNC엔터테인먼트

◇유재석 효과 쏠쏠하네-최근 유재석을 시작으로 김용만, 노홍철을 영입하며 비상한 화제를 모았다.

유재석씨가 워낙 이미지가 좋고 대단한 MC여서 어느 정도 반응은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큰 관심을 보일 줄은 몰랐다. 나 역시 놀라고 있다. 정말 유재석씨가 대단한 것 같다.

-그동안 굵직한 여러 기획사의 러브콜을 받아온 유재석이 FNC를 선택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사람들을 만나면 코드가 중요하지 않나. 얘기가 잘 통하고 가치관이 비슷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서로 공감이 된 것 같다. 얼마전 ‘동상이몽’을 촬영하면서 유재석씨를 실물로 처음 봤다. 그동안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었지만 우리 회사에 유재석씨와 오랫동안 같이 일한 정형돈씨 등이 있어서 우리 회사에 대해 잘 알고 있더라.

-엄청난 계약금을 줬다는 소문도 있던데.

나도 그런 얘기를 들었는데 터무니 없다. 상식적인 선에서 진행했다.

-유재석을 비롯한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 PD도 영입대상 물망이던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곧 예능프로그램 제작도 해야 하니 스타 MC 뿐만 아니라 스타 PD들도 영입하려 한다.

-간판 MC들을 속속 영입했는데 예능 프로그램 제작 계획은.

원래는 내년에 제작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신규 사업 진출 타이밍이 나를 기다려주지 않아 MC들을 영입한 만큼 올해 시작하게 됐다.

-앞으로 유재석을 어떻게 활용할 건가.

우리 회사는 FT아일랜드의 이홍기, 씨엔블루의 정용화, AOA 설현 등이 중국에서 인지도가 높고 배우 이다해 이동건도 잘 알려져있다. 유재석씨가 예능인으로는 해외에서 가장 인지도가 있어 파급력 있는 중국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예능인이 해외에 진출한다는 건 좋은 콘텐츠를 통해 진출하는 것이다.

◇콘텐츠-아티스트, 두바퀴로 가는 회사-직원은 몇명인가.

처음 3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드라마 사업부 등 콘텐츠 사업본부까지 150명이 넘는다. (청담동 사옥외에도 인근의 총 3개 건물에 나눠서 근무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과 매니지먼트의 비중을 어느 정도 비율로 두려고 하나.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시행착오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시작은 해야 한다. 시행착오가 자산이 됐을 때 열매를 맺지 않을까. 어렵다고 뒷전에 두면 영원히 콘텐츠 제작을 못하는 회사가 될 것이다. 지금이 해야 할 때다. 우리 회사가 성장단계에 있다고 생각해 당분간 콘텐츠제작과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는데 집중할 것이다.

-올 상반기에 첫 드라마 KBS2 ‘후아유-학교2015’도 제작했다.

평도 좋았고 제작사로서 구설수나 잡음 없이 잘한 것 같다. 미니시리즈를 제작하면 적자를 보기 쉽다는데 다행히 조금 흑자가 났다. 콘텐츠가 해외에서 인기있어 제작사로서 해외에 알리는 좋은 역할을 했다. 첫 단추를 잘 꿰 드라마 제작도 수익이 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다.

-‘후아유’에 FNC소속 아티스트들은 출연하지 않았다.

우리가 제작하는 예능이나 드라마에 도움이 된다면 우리 회사 친구들을 넣겠지만 콘텐츠와 맞지 않으면 안 넣는 게 맞다. 콘텐츠와 매니지먼트가 공생해야 하나 콘텐츠를 위해서는 소속사 식구들을 위주로 하는 건 지양하는 게 콘텐츠와 아티스트들을 살리는 길이다. 결정적인 판단을 할 때 가르마를 잘 타겠다.

-올해 목표는

아티스트들의 앨범 등 계획된 콘텐츠를 잘 론칭하고 연말까지 사고없이 마무리를 잘 했으면 한다. 내년과 후내년에 선보일 신규사업에 한발짝 다가갈 기반을 닦는 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올 상반기 정용화가 솔로가수로 아시아투어를 잘 마쳤고 AOA는 연착륙해 자리잡았으며, 예능 파트가 신규로 잘 들어온 것 같다. 하반기에는 FT아일랜드의 이홍기가 솔로로 나와서 새로운 유닛이 잘 론칭되지 않을까 한다.

-지난해 매출이 6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매출은 어느 정도로 예상하나.

아직 하반기가 지나지 않았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늘 것 같다. 투자를 많이 해 작년보다 일찍 신사업을 시작했고 예능도 제작하니 작년과 대비해 많이 성장할 것 같다.

-FNC를 이끌 차세대 아티스트는.

엔플라잉 댄스팀도 준비하고 있고 남자팀이 두팀 이상이며 데뷔를 앞둔 남녀팀이 다 있다. 내년초 새로운 아티스트를 선보일 계획이다. 우리 회사 연습생이 40명이다. 그동안 3년 주기였다면 이제는 좀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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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C엔터테인먼트의 한성호 대표.제공|FNC엔터테인먼트

◇9년만에 3대 엔터기업, 성공비결은?-SM, YG와 함께 국내 3대 엔터기업에 보유주식가치 1000억원대로 연예인 출신 주식부자 4위다.

(주식과 관련해) 실감은 안난다. 방송이나 매체를 통해 노출돼서 그런지 주위에서 많이 알아봐주니 ‘많이 유명해졌네’하고 생각하는 정도다.

-방송 출연도 간간히 했다. 앞으로도 방송에 출연할 계획이 있나.

방송 욕심이 있다기 보다 처음 tvN ‘청담동 111’에 출연할 때는 회사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나갔다. 이후 다른 방송의 작가, 감독님들이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불러주시는 것 같다. 하하.

-9년간 부침이 심한 엔터업계에서 자신만의 신념이 있다면.

사업하면서 돌아보지 말고 후회하지 말자고 마음먹었다. 두려움을 갖는 순간, 만족하는 순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가려고 한다. 맨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도, 사업확장을 할 때도 어려울 수 있었지만 두려워하거나 뒤돌아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위기는 언제였나.

씨엔블루가 데뷔하기 직전이 제일 위기였다. 종합엔터테인트사를 꿈꾸며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하다보니 한팀(FT아일랜드) 밖에 없었는데 힘들었다. 내 인생 통틀어 제일 열심히 했던 것 같다.다행히 정용화가 SBS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2011)어 캐스팅되고 씨엔블루의 ‘외톨이야’가 히트쳐서 위기를 넘겼다. FT아일랜드가 초석을 다지고 씨엔블루가 기둥을 세워줬다.

-상장사인데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아티스트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하나.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 인성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연습생 때부터 가르치며 항상 얘기하는 편이다. 신인관리팀에서 인성관리를 하고 봉사활동도 다니고 있다.

-성공비결은 뭐라고 생각하나.

처음 시작할 때 꿈을 갖고 했다. 마음을 먹고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서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편이다. 신념에 대해 믿고 최선을 다한 것인 것 같다. 아티스트를 믿고 끝까지 한 게 결과가 좋지 않았나 한다. 처음 밴드로 시작한다고 할 때도, 밴드가 안되는데 왜 굳이 하려느냐고 주위에서 반대했지만 아무도 안하니까 기회라 생각했다. 아이돌을 연기시킨다고 할 때도 주위에서 ‘왜 그러냐’고 했고 걸그룹이 나온다고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AOA는 밴드 콘셉트로 초반에 고전했지만 내가 갖고 있던 신념으로 뚝심있게 밀어붙여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목표는.

지금은 콘텐츠와 아티스트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 말하긴 이르지만 기회가 왔을 때를 대비해 다음 스탭을 준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FNC가 기분좋은 콘텐츠와 아티스트를 지닌 기업이 됐으면 한다.

◇프로필

▲출생=1973년 6월20일

▲가족=부인과 1남

▲학력=명지대 중어중문학과

▲데뷔=1999년 ‘굿바이데이’

▲경력=2006년 FNC뮤직 설립.2013년 FNC엔터테인먼트로 사명 변경

▲수상=제1회 한국음악저작권대상 록부문 작사가상(2011),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공로패(2011), 제27회 골든디스크 어워즈 음반부문 제작자상(2013)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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