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K5 주행장면(3)
신형 ‘K5’. 제공 | 기아자동차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K5’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기아자동차는 신형 ‘K5’의 외관을 공개하면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두 개의 얼굴, 일곱 개의 심장’이라는 표현을 들고 나왔다. 2개의 전면 디자인과 7개의 엔진 라인업이란 뜻이다. 하지만 정작 지난 15일 공식 출시에는 ‘두 개의 얼굴’만 남게 됐다. 보름여 앞서 출시된 2016년형 ‘쏘나타’에게 먼저 ‘일곱 개의 심장’이라는 표현을 양보했기 때문이다. ‘쏘나타’는 한지붕 아래 경쟁 차종이지만 역사나 판매량을 고려하면 ‘형님’이다. 고기 반찬을 형님 앞으로 옮겨놓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동생의 심정 같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디자인이다. 디자인은 ‘K5’의 최대 장점이기도 하다. 1세대 모델의 경우 2011년 국산차 최초로 레드닷 디자인상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3대 디자인상을 휩쓸기도 했다.

2세대 모델인 신형 ‘K5’의 모델 라인업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모델은 1.7 디젤 모델이다. 국산과 중형차, 디젤과 세단 모델이 갖고 있는 폭발력 때문이다.

‘두 개의 얼굴’은 구체적으로‘MX’와 ‘SX’를 뜻한다. 세련된 이미지의 ‘MX’와 스포티한 이미지를 강조한 ‘SX’를 통해 고객의 선택폭이 넓어졌다. 두 모델의 차이는 전면 하단부를 확인하면 된다. ‘MX’는 하단부의 와이드한 인테이크홀과 육각형 모양의 LED 안개등이 특징이고 ‘SX’모델은 가로형 대형 인테이크홀과 무광크롬으로 강조한 삼각형 모양의 에어커튼이 눈에 띈다. 굳이 꼽자면 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SX’ 모델이다.

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직선을 활용한 라인을 기본으로 한층 볼륨감을 강화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휠베이스와 전고가 10㎜씩 늘어난 것도 이같은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내 디자인의 경우 간결하고 안정된 느낌을 준다. 중형 세단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내장 품질을 갖췄다. 제원상으로는 7단 DCT를 탑재한 1.7 디젤 모델은 복합연비 16.8㎞/ℓ, 최고출력 141마력, 최대토크 34.7㎏·m로 수준의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본격적인 시승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안정감이다. 1.7 모델이라는 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저속~고속 영역에서 고르게 힘을 받는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 ‘K5’의 장점은 도드라진다. 100㎞/h까지 부드럽게 치고 올라간다. 밟는대로 속도계가 반응한다. 그 이상의 속도를 넘어서면 차체가 묵직하게 버텨준다. 소음과 진동은 디젤 모델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제동력의 경우 기존 모델과 비교해 한층 부드럽고 묵직하게 잡아준다. 주행 성능만 놓고 보자면 가솔린 모델과 견줘 부족함이 없다.

기아차가 처음 선보이는 중형 디젤이라는 낯설음과 쏘나타라는 ‘내부의 적’만 넘어선다면 순항이 예상된다. 1.7 디젤 가격은 ▲디럭스 2480만원 ▲럭셔리 2620만원 ▲프레스티지 2755만원 ▲노블레스 2920만원이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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