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
서울 데얀. (스포츠서울DB)

‘경인더비’가 한여름 무더위를 쫓아낼만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축구팬들에게 선사했다. 또 하나의 K리그 명품 더비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인천과 서울은 10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2라운드 경기에서 다시 만났다. 치고 받는 난타전으로 시선을 끌었던 양 팀의 경기는 이날도 변함없이 치열하기 이를데 없는 경기로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서울이 선제골을 넣으면 곧바로 인천이 따라잡으며 끝을 알 수 없었던 경기는 인천에서 K리그에 데뷔해 서울에서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성장한 데얀의 결승골로 서울이 3-2 승리를 거뒀다.
◇3경기 연속 3-2 ‘펠레스코어’. 새로운 라이벌전의 탄생
지난해 인천에서 열렸던 김봉길 인천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의 첫 맞대결과 전반기 서울에서 열렸던 리턴매치 모두 인천이 3-2로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이어진 세 번째 맞대결에서 또다시 난타전이 벌어진 끝에 서울이 3-2로 승리하며 드디어 최용수 감독이 웃었다. 앞선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5골이 터지며 3-2 ‘펠레스코어’가 나왔다. 특히 양 팀의 대결은 서로 리드를 허용할 수 없다는 듯한 난타전이 눈길을 모았다. 이날 경기에서도 양팀의 난타전은 이어졌는데 서울이 전반 7분만에 고명진의 호쾌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앞서가자 인천은 전반 20분 이천수의 크로스를 설기현이 머리로 받아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전반 40분 하대성이 대포알같은 중거리슛을 작렬하며 서울이 다시 도망치자 인천은 후반 시작 4분만에 인천 한교원의 골로 다시 2-2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가 그대로 끝날 것 같던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역습상황에서 몰리나의 패스를 이어받은 데얀이 낮고 빠른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려 끝내 서울이 승리를 품에 안았다. 경기 후 최용수 감독은 상기된 얼굴로 “3경기 연달아 5골씩 나오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서로 좋은 기회를 만들고 위험한 상황도 맞아가면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공격적인 경기를 했다. 또 하나의 좋은 라이벌 매치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봉길 감독은 “서울의 화력이 막강하지만 우리도 공격에는 자신이 있어 난타전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서로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드디어 터졌다. 부상복귀 선수들의 공격포인트
한동안 부상에 시달리며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던 K리그 스타플레이어들이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부활을 알린 것도 경기를 더욱 흥미롭게 했다. 20대 젊은 선수들의 활력 넘치는 기동력에 더해 30대 베테랑들의 농익은 플레이가 더해져 수준높은 경기가 됐다. 통산 42골 29도움에 멈춰있었던 이천수는 이날 설기현의 골을 도우며 통산 30번째 도움을 기록해 ‘30-30클럽’(30골 30도움)에 이름을 올렸다. 김 감독은 “선참들이 솔선수범해주는 모습이 고맙다”는 말로 그에 대한 축하를 대신했다. 적장인 최 감독도 이례적으로 “같이 축구를 했던 후배다. 워낙에 가지고 있는 것이 많은데 이타적인 플레이도 보여줬고, 컨디션도 좋아 흐름을 타면 무서워질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데얀도 부상에서 돌아온지 3경기만에 복귀골을 신고했다. 전반 13분께 골키퍼도 자리를 비운 완벽한 상황에서 시도한 논스톱 슛이 하늘로 솟구치며 머리를 쥐어뜯은 그는 경기종료직전 찾아온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최 감독은 “전반 실수도 있었고, 최근 골이 안나와 조급해하고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이라며 “언젠가는 터질 것이라고 믿고 기다린 것이 결승골로 이어져 기쁘다. 이 골을 기점으로 앞으로 많은 골을 터뜨릴 것 같다”고 기뻐했다.
인천 | 이정수기자 polaris@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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