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1타점 2루타 삼성 구자욱, \'다시 달아납니다!\'
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삼성과 LG의 경기 5회말 1사 2루 삼성 구자욱이 1타점 2루타를 친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2015. 7. 3.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삼성은 올 시즌 고정된 톱타자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지난 해 팀 타율 3할을 달성했을 정도로 타선에 짜임새가 돋보이는 삼성 타선의 유일한 아킬레스건이 바로 톱타자다. 삼성의 톱타자 타율은 4일까지 0.222로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 해 톱타자로 활약했던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는 출루율이 떨어졌고 이후 박해민과 김상수 등이 톱타자로 나섰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번타자로 나서기만 하면 한창 달아올랐던 타자들의 방망이가 싸늘하게 식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지난 달 중반부터 톱타자로 활용하던 박한이마저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다. 4일 LG와의 홈경기 2회에 도루를 하는 과정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 그라운드에 가슴을 세게 부딪히면서 갈비뼈 골절상을 입은 것이다. 최소 4주 정도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5일 대구구장에서 벌어진 LG전을 앞두고 새로운 톱타자로 구자욱을 지목했다. 박해민이 톱타자로 나섰을 때 부진했기 때문에 구자욱에게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구자욱은 3할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을 하나 앞두고 있고 도루도 11개를 기록하고 있는 호타준족이라 톱타자로서 손색없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류 감독은 “생각해보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은데 톱타자라는 자리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공을 하나 보고 시작하면 일단 스트라이크를 하나 먹고 들어가야 한다. 그렇다고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하다가 아웃되면 뒤쪽 타선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후속타자들은 톱타자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상대 투수의 공을 많이 살피는데 그게 안되면 2번타자가 톱타자 구실을 해내야 한다”고 톱타자의 고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런 면에서 한화 이용규 같은 선수는 정말 좋은 톱타자다. 커트할 공은 다 커트하고 볼넷을 골라서 나가지 않나. 평균 7개는 던지게 하는 것 같다. 뒤에 있는 타자는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다 보고 들어갈 수 있다”고 부러움을 드러냈다.

깨알같은 자기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류 감독은 “나도 선수시절에 계속 8, 9번을 치다가 정동진 감독 시절에 1번타자를 맡은 적이 있다. 출루율이 높다는 이유로 1번을 맡았는데 엄청나게 긴장이 되더라. 첫 타석부터 초구를 때려야할지 기다려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뒤 “그 해 결국 시즌 끝까지 1번타자로 나갔는데 그래도 타율 0.311을 기록했다”고 여유있는 미소지었다.

구자욱은 이날 류 감독의 기대를 100% 충족시켰다. 0-2로 뒤지던 1회말 첫 타석에는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고 2-4로 뒤지던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으로 걸어나가 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대구 | 박현진기자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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