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서울 최용수 감독, 마지막 공격이야 다 들어가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수원 삼성과의 경기에서 후반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 기회에 선수들에게 총공격을 지시하고 있다. 최재원선임기자shine@sportsseoul.com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지만 대안도 없는 상황에서 내가 떠나는 것은 무책임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중국 수퍼리그 장쑤 세인트로부터 총액 50억원 이상의 메가톤급 제의를 받았던 FC서울 최용수 감독이 중국행을 거부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 감독은 장쑤의 제의를 뿌리치고 팀 잔류를 선언한 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광주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최근 한국 축구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장쑤 이적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최근 며칠동안 논란의 중심에 섰던 최 감독은 피곤한 기색은 있었지만 평안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장쑤의 거액 제의를 받고 마음이 흔들렸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전했다. 최 감독은 “처음 제안을 받고 말로만 듣던 (거액 제의)이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돈을 쫒기보다는 내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아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고심 끝에 중국행을 접고 FC서울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최 감독은 “지도자 인생에 이런 기회가 올지 안 올지 모른다. 남들이 보면 부러워할만한 제의일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크게 와닿는 것이 없었다. 그저 근면 성실하게 내가 가야할 길만 가면 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결정에 대한 후회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감독이 중국행을 거절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번째는 선수, 팬과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다. 자신이 책임져야 할 제자들을 두고 시즌 중에 팀을 옮기는 것은 지도자로서 쉽지 않은 결단이다. 그는 “결국 (이런 좋은 제의가 올수 있도록)우리 선수들이 나를 과대포장 시켜준 셈이다. 그래서 더 사명감을 갖게 됐다. 앞으로는 더 큰 무대로 선수들과 팀을 이끌어야한다. 우리 선수들을 잘 키워서 유럽과 같은 좋은 무대에 보내주고, 내가 더 성장한 뒤 다른 곳에 가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살아가는데 있어서 내 자신의 확신이 중요하다.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판단해야한다. 유혹이 위험할수도 있다. 시즌 중반까지 고생하고 같이 땀 흘린 선수들과의 신의, 팬들과의 의리가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잔류를 선택한 또 한가지의 이유는 접해보지 못한 중국 문화때문이다. K리그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사령탑들이 대거 중국 무대에 진출했지만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을만한 감독은 거의 없다. 실패의 가장 큰 이유는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만약 선수입장에서 이번과 같은 제의가 왔다면 적극 지지 했을거다. 하지만 감독은 다른 쪽에서 접근을 해야할 문제다. 중국과 우리의 정서적 차이는 크다. 신중하게 결정을 해야한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시는 분들의 이야기로는 우리와 생각과 관점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도영인기자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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