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최형만
‘북으로 세상과 통하다’ 저자 개그맨 최형만.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개그맨 최형만은 독서전도사다. 시도 때도 없이 책을 읽고 사람들에게 책을 권한다. ‘책 속에 길이 있다’는 격언이 단순히 격언이 아니라 진리임을 전파하고 다니는 개그맨 최형만을 만나 이유있는 독서 예찬론을 들었다.

◇유재석이 아니라도 행복할 수 있다

개그맨 최형만은 최근 자신의 독서경험을 담은 책 ‘북세통’(북으로 세상과 소통하다)을 출간했다. 100권이 넘는 책을 통해 얻은 귀한 가르침을 삶의 경험과 잘 버무려냈다.

최형만에게 책은 생명을 살려준 고마운 존재다. 방송활동이 끊기고 밥 업소 일도 끊겨 궁핍하던 시절 스트레스와 불면증으로 힘들게 버티던 그 때 친한 선배가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을 겪으며 삶과 죽음이 먼 거리가 아님을 느낀 그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으며 조금씩 내면의 힘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게 됐다.

최형만은 “IMF 때 선배 한분이 생활고로 스스로 생을 마감하셨다. 당시 나도 우울증으로 술을 많이 마실 때였는데 선배의 죽음을 계기로 술을 끊고 도서관에 다니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면서 “이 책에는 그동안 힘들 때마다 읽고 힘을 얻었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말했다.

책읽기의 좋은 점은 무얼까? “일단 삶의 태도가 바뀐다. 사람들은 보통 자기 의식 밖에 못본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의 의식을 접하면 잔잔한 의식에 돌맹이가 떨어져 파문이 일어난다.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질문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왜 살아야 하나 알게 된다”는 게 그가 책읽기를 강조하는 이유다.

개그맨 최형만
자신의 장점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개그맨 최형만.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 때 생긴 책읽는 습관이 지금까지 이어져 최근에도 수입의 10%는 책을 살 만큼 독서광으로 살고 있는 최형만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소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형만은 “지금 나는 유재석이나 신동엽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나는 뭘 해야 하나. 나에게도 신이 부여한 소명이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찾으면 상대적 박탈감 없이 만족하며 살 수 있다”면서 “나는 개그맨이 소명인줄 알고 살았는데 살다보니까 아니었다. 어떤 소명이 있을까 계속 찾고 있는데, 지금은 강연과 책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고전이다. 여러 권의 책을 다독하는 것 보다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재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전 안에는 우리 인간이 고민해야 할 모든 부분이 다 다뤄져있다”는 그는 “고전을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는 게 좋다. 한 권을 다섯번 이상 재독하면 많은 것을 알 수 있게 된다”고 소개했다.

20~30대에는 이루고 싶은 것이 많았다면 지금은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연습하고 있다. 지금 욕심을 내면 과욕이 되기 싶기 때문이다. 무리한 욕심을 내려놓고 할 수 있는 일에 열정을 다하는 것, 지금 그가 추구하는 인생 철학이다.

그리하여 지금 그는 행복할까?

“행복은 완성이 없다. 불행하다는 삶의 의식을 밀어내고 괜찮다는 의식을 계속 밀어넣는 과정이다. 이태석 신부님 자서전이나 성자의 삶을 다룬 책, 혹은 이순신 장군의 삶을 다룬 책들을 읽으면서 강렬한 삶을 살자고 살자고 생각한다.”

김효원기자 eggroll@sportsseoul.com

최형만은

1987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대표 출연 방송으로는 ‘랄랄라 선생님’, ‘네로 25시’, ‘폭소클럽, 돌 강의’, ‘아침마당, 가족이 부른다’ 등이 있다. 단국대학교와 장로회 신학대학원을 거쳐 현재 경희대 경영대학원에서 창조경영 MBA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중년기 자신을 ‘갱更년기’로 부르며 독서와 공부를 통해 다시 새롭게 태어날 것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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