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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 해산물 전문점 ‘해물이신이났네’의 해천탕은 닭 한마리에 돌문어까지 통째로 들어가 감칠맛에다 든든하기까지 하다.

[스포츠서울]삼복 시즌이 머잖았다. 복달임엔 늘 닭이 인기다. 과거 개고기를 먹는 이도 꽤 많았으나 지금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민어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찾아보기 힘들다. 전남 해안가를 제외하면 파는 곳도 별로 없다.

그렇다고 삼복을 모두 닭으로 때우자니 뭔가 미각적 측면에서 모자란다. 물린다.

평소처럼 닭을 고아먹는데 다른 무언가 맛있는 것이 들어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해천탕은 해안가에서 즐기던 보양식이다. 닭을 냄비에 넣고 몸에 좋다는 갖은 해산물을 함께 넣어 달달 끓여먹는게 해천탕이다. 해천탕(海天湯)은 뜻처럼 하늘(닭고기)과 바다(전복과 문어)를 한데 모아놓은 철학적 이름이다.

해천탕이 도시민들에게 알려진 것은 사실 얼마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름도 낯설다. ‘전복 닭백숙’, ‘문어 닭백숙’ 등의 이름으로 주로 닭집에서 팔던 것이 오히려 지금은 해물집에서 인기메뉴로 자릴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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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재료가 들어간 마포 해산물 전문점 ‘해물이신이났네’의 해천탕.

도시 직장인들이 많이 모여있는 마포에 ‘해물이 신이 났네’라는 가게가 해천탕을 비롯해 다양한 해산물요리를 파는 맛집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해천탕을 맛보기 위해 달려갔다. 바람 잘 드는 언덕배기에 있어 시원하게 술 한잔 마시기에 좋고 방이 있어 가족들이 모임을 하기에도 딱이다.

해천탕을 주문했다. 조금 기다려야 한다고 해서 먼저 전복회 한 접시를 주문하고 기다렸다. 곧 닭 한마리와 해물이 가득 담긴 냄비가 불 위에 올랐다.

벌거벗은 새하얀 중닭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그옆에 살아있는 전복, 대하, 키조개, 가리비, 바지락 등 해물이 잔뜩 자릴 잡고 있다. 국물이 끓기 시작하면 위에는 역시 펄펄 살아있는 돌문어가 올라간다.

닭은 미리 압력솥에 삶아 속까지 익힌 다음 육수를 내어 해물의 감칠 맛을 더한다. 육수가 끓어오르자 전복이 숨을 몰아쉬고 문어는 이리저리 내빼기 바쁘다. 힘좋은 문어가 슬쩍 익어갈 때 쯤 키조개와 가리비 껍데기를 떼어내고 국물을 우린다. 단 키조개 껍데기는 하나 남겨뒀다가 문어를 잘라 올려놓는 접시 용도로 사용한다.

문어를 너무 익히지 않고 그저 알맞은 크기로 잘라 올려놓으면 질기지 않고 탱탱한 상태에서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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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와 함께 조개 등 다양한 해산물을 함께 맛볼 수 있는 해천탕은 복달임에 으뜸이다.

조개 관자와 문어를 하나씩 집어먹다 닭다리를 잡아 뜯었다. 촉촉한 육질이 으뜸이다. 해산물에서 나오는 감칠맛이 육수를 통해 닭살에 배어들어 특유의 맛과 촉촉함을 더한다. 닭을 해체해 국물과 함께 떠먹으니 뽀얀 국물 맛이 일품이다. 연포탕의 시원한 느낌에다 닭국물 특유의 고소함이 어우러진다.

각각의 맛이 좋아 커다란 냄비를 질리지 않고 맛볼 수 있다. 고급 재료를 쓰는데다 양도 꽤 많아 7만원이란 가격이 결코 비싸지 않다. 서너명이 안주로 술을 마시고 칼국수나 볶음밥까지 먹으면 그렇게 든든할 수 없다. 직접하는 밑반찬이나 재료의 상태가 보통이 아니다. 해천탕 덕분에 올여름 무더위가 걱정없다. 마침 13일이 초복이다.

<육도락가·계경순대국 대표>★해물이신이났네=마포에 있는 해물전문점이다. 닭과 한약재를 넣고 우려낸 해천탕도 판다. 신선하고 맛좋은 해산물을 직접 산지로부터 공수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찾는다. 칼국수 등 식사거리도 있고 술을 마시기에도 딱이다. 마포 엠팰리스웨딩홀을 바라보고 왼쪽 언덕에 위치했다. 보양 해천탕 7만~9만원, 해물탕 3만~7만원, 해물범벅 3만5000~4만5000원, 전복찜(회)과 문어숙회 등 안줏꺼리와 칼국수 등 식사메뉴도 푸짐하다. 서울 마포구 토정로31길 5-2(용강동 120-2) 전화(02)322-8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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