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2루타\' 추신수, \'점수를 더 뽑았어야 하는데...\'
[스포츠서울] 텍사스 추신수가 2일(한국시간) 미국 볼티모어 캠든야드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원정경기에서 생애 두 번째 3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추신수(33·텍사스)가 2일(한국시간) 캠든 야드에 위치한 오리올 파크에서 생애 두 번째 3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냈다. 신시내티 시절인 2013년 4월에 3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낸적이 있는데, 볼티모어 원정 4연전 중 첫 세 경기에서 홈런을 뽑아냈다.

세 번째 홈런은 볼티모어 좌완 투수 천웨이인에게 뽑아냈는데, 올해 때린 11개 홈런 중 왼손 투수를 상대로 뽑아낸 두 번째 홈런이었다. 재미있는 점은 추신수는 천웨이인을 상대로 통산 7타수 3안타를 기록했는데 세 개의 안타가 모두 홈런이다. 한 번 걸리면 제대로 공략하는 셈이라, 추신수에게는 천웨이인을 만나는 일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추신수가 천웨이인을 상대로 세 번째 홈런을 때려내는 장면을 보며 혹시 징크스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올해는 최악의 타격 슬럼프를 겪는 중이라 추신수의 성적을 보며 징크스 아닌 징크스를 떠올리게 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이 홀수달 성적이다. 4월에 1할도 되지 않는 타율(0.096)으로 시즌을 시작한 추신수는 5월 한 달 동안 홈런 6개를 포함해 36안타를 몰아치며 월간타율 0.295로 반등했다.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쏟아졌는데, 6월 한 달 동안 홈런 3개를 포함해 23안타 타율 0.225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더니 7월 첫 날(현지시간)부터 홈런을 폭발하며 또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연도별 성적은 반대다. 홀수해보다 짝수해가 조금 더 좋았다. 사실상 풀타임 메이저리그 첫 해였던 2008년 홈런 14개를 쳐내며 0.309의 타율을 찍은 뒤 2010년 커리어 하이인 22홈런 90타점 22도루 타율 0.300을 기록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을 앞둔 2013년 21홈런 20도루 타율 0.285로 활약한 것을 제외하면, 홀수해에 좋은 성적을 낸 기억이 없다. 오히려 부상 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기억이 더 강하게 남아있다.

이어가고 있는 기분좋은 기억도 있다. 캔자스시티 홈 구장이 카우프먼 스타디움이나 3연속경기 홈런을 뽑아낸 오리올 파크 등에서는 3할대 중후반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을 때에도 좋은 기억을 가진 구장에서는 맹타를 휘두른다. 6월의 마지막경기와 7월 첫 경기를 오리올 파크에서 치른다는 점,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세를 보였다는 점 등은 추신수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좋은 징조다.

그러고보면 야구인들은 ‘징크스’ 속에서 살아간다. 애리조나 투수 제레미 헬릭슨은 등판하는 날마다 양말 두 짝을 포개어 신고, LA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는 철저한 루틴에 따라 등판을 준비한다. 초단위로 시간을 쪼개어 하루를 보내는 선수들도 많은데, 지금은 은퇴한 로이 할러데이(필라델피아)는 마사지를 받으러 갈 때에도 스톱워치가 필요할 정도다. 할러데이는 홈에서 저녁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오후 1시 정각에 구장에 들어가고, 정확히 6시 15분에 트레이너실에 들어가 23분 30초 동안 마사지를 받는다. 캐나다 출신 메이저리거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올린 래리 워커(은퇴)는 초등학교 때부터 배번 33번을 고수할만큼 ‘3’에 대한 애착이 강한 편이었는데 자선단체 기부금도 333만 3333달러를 낼 정도였다.

야구를 볼 때 선수들의 움직임을 잘 관찰해보자. 파울라인을 밟지 않는 선수, 3루나 1루를 반드시 밟고 그라운드로 들어가고 나오는 선수, 웨이팅서클에서 스윙을 딱 세 번만 하고 들어가는 선수 등 수많은 버릇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버릇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승부욕이 강하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을 듯 하다. 이기기 위해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일종의 집착이 버릇으로 발현되는 것이니까.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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