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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손님 제공|CJ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기지개를 켜는 것은 열대야 만이 아니다. 생각 만으로도 여름밤을 시원하게 해줄 공포영화도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 보게 될 공포영화는 이전의 공포영화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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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에 개봉한 영화 ‘월하의 공동묘지’ 포스터

◇2015년 7월 새로운 공포 영화의 등장

영화 ‘손님’(김광태 감독·㈜유비유필름 제작)이 2일 시사회를 갖고 영화를 공개했다. 영화는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 등 연기파 배우들에다 그림형제의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를 모티브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손님’을 비롯한 한국 공포영화는 과거에 비해 변화가 뚜렷하다. 최근 한국 공포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하이브리드’다. 공포영화가 귀신 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소재로 하는 것은 이제 ‘구식’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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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화,홍련’ 포스터

국내 영화 초창기의 공포영화는 ‘월하의 공동묘지’ 등 ‘여자 귀신’ 소재로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300만 관객을 동원해 공포영화로서는 넘보기 힘든 기록을 세웠던 ‘장화,홍련’(2003년) 역시 문근영, 임수정, 염정아 등 여성들이 중심이 돼 영화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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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고괴담’의 한 장면

뒤이어 공포영화계를 휩쓴 것은 ‘학원물’이었다. 특히 ‘여고괴담’ 시리즈가 매년 여름 극장가를 흔들면서 ‘고死:피의 중간고사’(2008) 등 학교를 무대로한 공포영화가 쏟아졌다. 지난달 개봉한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은 1930년대 여학교를 무대로 한 변형된 학교 공포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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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死:피의 중간고사’ 포스터

◇국내 공포영화에 귀신이 없어졌다?

올해 개봉할 공포영화로는 제1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퇴마 : 무녀굴’ 정도가 초자연적 현상으로 인한 공포물에 가깝다. 김성균, 유선이 출연하는 영화는 정신과 의사이자 퇴마사인 진명이 기이한 현상을 겪는 금주를 치료하던 중 그녀 안의 강력한 존재와 마주하면서 겪는 공포를 그렸다. ‘이웃사람’의 김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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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포스터.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한동안 귀신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한국 영화는 최근 들어 초자연적 현상보다는 인간성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영화가 많아지고 있다. 알 수 없는 대상에 대한 공포보다는 인간 내면의 악마성 등에 주목하는 영화가 많아지고 있는 것. 세련된 공포영화가 많아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그런 것 만은 아니다.

영화사 ‘다세포클럽’ 대표인 장원석 프로듀서는 “3~4년 전부터 성공한 공포물이 나오지 않다보니 공포영화 시장 자체가 위축됐다. 그래서 공포영화가 샤머니즘 등 초자연적 현상보다는 사람·사건이 공포의 원인이 되는 실질적인 공포로 변형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7~8월은 공포영화 개봉이라는 공식도 깨졌다”고 전했다.

공포물 포스터

◇외화는 여전히 무서운 귀신이 대세

외화의 상황은 좀 다르다. 여전히 초자연적 현상을 그린 공포물이 대세다. 올 여름에는 ‘컨저링’을 연출했던 제임스 완이 제작에 참여한 공포영화 두 편이 한국을 찾는다. 지난 2013년 개봉했던 ‘컨저링’은 226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공포영화로서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제임스 완은 이번에는 제작자로 나서서 지난달 25일 개봉한 영화 ‘데모닉’(윌 캐논 감독)과 ‘인시디어스3’로 한국을 찾는다. ‘데모닉’은 집단 살인사건이 일어난 후 사람이 살지 않는 폐가에 들어간 6명의 젊은이들이 겪는 공포를 그린다. ‘인시디어스’도 세번째 시리즈로 한국을 찾는다. 영매사를 찾아가 죽은 엄마를 불러내려는 소녀에게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2일 개봉한 ‘라자루스’(데이빗 겔브 감독)도 죽었다 살아난 사람에게서 발견되는 악마성을 그린 영화로 ‘귀신’에 의한 전형적인 공포를 그린다. 아무래도 ‘컨저링’의 성공이 아직도 외화 호러물에서 초자연적인 공포가 많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최근 ‘연평해전’, ‘극비수사’ 등 관객들에게 반응이 좋은 한국 영화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가운데 ‘손님’ 등 국내 공포물들은 작은 시장에서 국내 경쟁작은 물론 외국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거기다 외화 속 귀신들과도 겨뤄야 한다. 올여름 개봉하는 새로운 호러물의 등장이 위축된 공포물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올 수 있을 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시점이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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