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박병호, 훈련이라도 시원한 복장으로
넥센 박병호가 경기 전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2015. 6.6. 목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박병호가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며 롯데 강민호와 함께 이부문 공동 1위(24홈런)에 올랐다. 고무적인 점은 박병호의 홈런 페이스가 점점 더 상승하는데 있다. 박병호는 3~4월 25경기에서 6홈런을 기록하며 시동을 걸었다. 5월 27경기에선 9홈런을 쳤다. 그리고 6월 들어 20경기에서 8홈런을 때려내며 29일 현재 24홈런으로 1위에 올랐다. 경기를 할수록 방망이에 힘이 더 실리는 모습이다. 이유가 있다. 홈런 선두에 오른 박병호의 4가지 배경을 살펴보자.

[SS포토]21호홈런 박병호, 묵직한 울림
1회말 투런포를 쏘아올렸던 넥센 4번 박병호가 7회말 쐐기 2점홈런을 터트린후 홈인하고 있다.2015.06.18. 목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타고난 힘에 세밀함까지

박병호는 타고난 장사다. 고교시절 4연타석 홈런을 치며 이미 인정받았다. 프로에 와서 더 진화했다. 스트라이크 존이 아닌 바깥쪽으로 낮게 떨어지는 볼을 걷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모습에서 그의 힘과 기술을 느낄 수 있다. 그가 홈런을 만들어내는 타격 기술의 결정판은 몸쪽 공의 공략에 있다. 박병호는 몸쪽으로 파고드는 공을 담장 밖으로 넘겨 마운드 위 투수가 탄식하게 만든다.

몸통 회전력을 극대화해 팔을 뻗지 않은 상태에서 타구에 힘을 싣는 그만의 기술이다. 모든 타자들이 그렇듯 박병호도 지난 해까지 바깥쪽 낮은 공과 몸쪽 높은 공에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그곳마저 공략하며 스트라이크존 부근의 공은 모두 넘기고 있다. 투수가 피해갈 곳이 없다.

[SS포토] 넥센 박병호, 23호 홈런포 쾅! 강민호와 1개 차이!
[스포츠서울] 박병호가 27일 롯데전에서 8회 시즌 23호 홈런포를 쳐낸 뒤 홈베이스를 밟으며 주루 코치와 팔꿈치를 맞부딪치고 있다. 2015.06.27.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홈런타자의 정확성

박병호는 73경기 97안타(24홈런)를 치며 안타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박병호에 이어 이용규(95개)와 유한준(90개)이 뒤따르고 있다. 삼진이 81개로 1위지만, 안타수에서 보듯 정확성 면에서도 지난 해에 비해 진일보했다. 홈런타자는 컨택트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박병호는 예외다. 그리고 박병호의 현재 타율은 0.349이고 득점권 타율은 0.361(7위)다.

쳐야할 상황에서 더 집중도가 높다. 구장별 홈런분포도를 보면, 목동에서 36경기 10홈런이고 원정 37경기에서 14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담장을 넘기고 있다. 넓은 구장인 잠실에서 6경기 2홈런, 사직에서 6경기 3홈런이다.

[SS포토] 넥센 박병호, 홈런 1위까지 1개 남았다!
[스포츠서울]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27일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8-2로 승리한 뒤 염경엽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5.06.27.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

박병호는 24호 홈런으로 이부문 공동 1위에 오른 뒤 “팀 승리에 보탬이 돼 기쁘다. 안타든 홈런이든 팀이 이기면 그 기쁨이 배가 된다. 내게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 매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다. 훔런 순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모범생의 입 바른 소리같지만, 3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박병호이기에 그 의미의 깊이가 있다.

박병호의 강점은 흔들리지 않는 평정심이다. 투수와의 싸움 뿐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기대치에 따른 부담과 중압감을 이겨내는 방식을 알고 있다. 자신을 보러온 많은 스카우트의 주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심리적인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이제는 그 부분까지 덜어낸 모습이다. 그를 향한 선수단의 전적인 믿음도 큰 힘이다.

[SS포토]김하성싹쓸이2루타에,기분좋은박병호,김민성,유한준
1회초 1사 만루에서 7번 김하성의 싹쓸이 2루타에 득점한 박병호가 김민성 유한준과 축하하고 있다.2015.05.29.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강정호 빈자리에 유한준 있기에

강정호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박병호의 4년 연속 홈런왕 도전에 큰 힘이 되는 파트너의 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박병호의 4년 연속 홈런왕 도전에 마이너스 요소가 생겼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강정호의 빈자리는 없었다. 유한준이 있기 때문이다. 리그 수위타자 유한준이 5번 자리에서 펄펄 날며 투수들은 박병호와 정면승부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홈런 공동선두 강민호를 비롯해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23개) NC 에릭 테임즈(22개) 등 여러 강타자들과의 홈런경쟁은 박병호로 하여금 강한 승부욕을 지피게 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 해 52홈런을 치며 11년 만에 ‘50홈런 시대’를 다시 열었다. 3년 연속 홈런왕이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