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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프로듀사’에서 신디 매니저역을 맡은 배우 최권.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솔직히 신디 매니저라는 꼬리표는 달고 가고 싶어요”

배우 최권(32)은 어디선가 많이 본 얼굴인데, 딱히 이름이나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길을 걷다 보면 ‘아이유 매니저, 신디 매니저’라고 사람들이 부른다. “나에게는 좋은 닉네임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나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음표를 떠올리던 분들이 이제 딱 알아보신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신기하고 부끄럽다”며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KBS2 ‘프로듀사’에서 톱가수 신디의 매니저 역을 맡았다. 김수현, 공효진, 차태현, 아이유 등 주인공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이어졌지만 최권 역시 첫방송부터 얼굴을 비추며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다. 최권은 “‘프로듀사’는 전환점 같은 작업이다. 종영 후 내 기사가 포털 메인에 뜨기도 했다. 믿기지도 않는데 이게 꿈이라면 계속 꾸고 싶을 정도”라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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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에서 신디 매니저역을 맡은 배우 최권.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극중 다소 어리숙한 로드 매니저를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경력 10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연기자다. 인생을 광대로 살고 싶다는 그는 2000년대 초반 연극과 뮤지컬 무대에 서며 연기를 시작했고 군대는 장기인 색소폰을 살려 군악대에서 복무했다. 이후 한 동안 탭댄스 길거리 공연에 빠졌다가 2005년부터 지금 소속사에 둥지를 틀며 ‘김치 치즈 스마일’ ‘더킹 투하츠’ ‘페스티발’ ‘거북이 달린다’ 등 드라마와 영화에서 얼굴을 알렸다. “공백기와 활동이 번갈아 이어지는 등 힘든 시기도 있었다. 이제 솔직한 심정은 쉬지 않고 계속 연기하고 싶다.”

어느새 30대 중반에 접어든 그는 “연기도 인생사인데 매년 나이를 먹으면서 성숙해지는 것 같은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든다. 과장되거나 억지스럽게 나를 보여주기보다는 자연스럽게 그 역할을 흡수하고 싶다. 흘러가는 대로 대본에 맞게 흡수해 시청자와 관객에게 공감을 사고 싶다”고 강조했다. “20대에 바로 갈 길을 돌아가면서 우여곡절과 공백기를 통해 단단해지고 또 유연해지기도 했다. 이제는 진짜 연기로 보여주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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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에서 신디 매니저역을 맡은 배우 최권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현재 차기작을 검토중인 그는 “영화나 드라마, 역할의 비중도 상관없다. 좋은 작품, 좋은 역이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하고 싶다”면서 “악역이나 사이코패스 등 눈빛으로 말을 하는 내면 연기도 자신 있다. 좋은 역할이 오면 누구보다도 잘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자신했다. 아울러 “진짜 욕심이 있다면 쉰살이 되어도 주름살마저도 인생의 여유로움으로 보이며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명품 배우가 되고 싶다. 진짜 연기를 잘하는 배우를 보면 원래 성격과 삶이 어떤지 알고 싶은 듯, 나 역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내면서 진짜 ‘최권’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증을 유발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진지하게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최권에게 올해 목표를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정말 큰 욕심일 수도 있지만 좋은 작품을 해서 내년이든 언제가 될 지 몰라도 연기로 작은 상을 받고 싶다. 사무실이 10년 동안 나를 기다려 주고 있는데 내가 상을 받으면 다들 진심으로 박수쳐 줄 것 같다. 광고도 들어온다면 닥치는 대로 찍고 싶다. 미안한 게 많은 사무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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