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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상래(오른쪽) 전남 감독이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원정 도중 김태영 수석코치와 상의하고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2015 시즌 K리그 클래식이 어느 덧 반환점을 앞두고 있다. 내달 1일 열리는 6경기를 마치고 나면 12개 구단은 올시즌 전체 38경기 가운데 절반인 19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혼전이 끝나면서 개막 전 예상과 대부분의 순위가 맞아떨어져 가고 있으나 몇 곳에선 예상 밖 팀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전남이나 광주처럼 분전하는 팀도 있고, 울산처럼 주춤하는 팀도 있다. 4달이 흐른 K리그 클래식 지형도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

가장 선전하는 팀으론 전남을 꼽을 수 있다. 전북(승점37)과 수원(승점30) 포항(승점29) 서울(승점27) 등 강호들이 무난히 순위표 위를 차지한 가운데, 지난 해 아깝게 그룹A(상위리그)에 오르지 못한 전남(승점27)이 4위를 질주 중인 것도 인상적이다. 골득실에서 앞서 서울을 제친 전남은 ‘1강’ 전북에 1승1무를 거두고, 서울을 홈에서 2-0으로 완파하는 등 ‘강팀에 강한 팀’으로 자리잡았다. 원동력으론 이적생들이 하나 같이 펼치는 활약을 들 수 있다. 노상래 전남 감독이 “데리고 온 7명이 다 제 몫을 해줬다”고 한 것에서 보듯 이창민 김평래 최효진 정석민 김민식 이지남 등 지난 겨울 영입한 선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활약해주고 있고, 특히 노 감독이 심혈을 기울여 영입한 크로아티아 공격수 오르샤가 최근 7경기 5골로 대폭발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병지 현영민 등 노장이 중심을 잡으면서 팀이 하나로 단결되고 있다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전남이 선전이라면, 광주는 돌풍이다. 광주는 전남과 거꾸로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2부)에서 치솟은 상승세와 조직력을 그대로 K리그 클래식에 옮겨놓아 잘 싸우고 있다. 내년 2부로 재강등될 것이란 예측을 보기 좋게 깨트리고 있다. 권정혁(골키퍼) 안영규 정준연(이상 수비수)를 제외한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이 지난 시즌 팀워크를 그대로 살려 올해 뛰고 있는데, 특히 남기일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와 맞물려 6승6무6패, 즉 5할 승부를 만들어냈다. 제주에 승점 1이 뒤진 7위. 전북, 전남에 광주까지 중위권을 질주하면서 ‘호남축구’ 전성시대가 열리는 중이다.

반면 죽을 쑤는 팀은 울산이다. 27일 홈에서 성남에 0-1로 패한 울산은 4승8무6패로 10위까지 미끄러졌다. 초반 3승1무로 단독 선두를 달리던 힘은 사라졌다. 이후 14경기 1승7무6패로 추락을 거듭한 끝에 하위권을 전전긍긍하고 있다. 윤정환 신임 감독 체제가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신욱 김승규 등 공·수 두 주축들의 이적설로 구단이 뒤숭숭한 가운데 부상자도 속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본 시민구단 사간 도스에서 나타났던 윤 감독 지도력, 선 굵은 축구와 단단한 리더십이 시간을 더 필요로 한다는 의견이 많다.

K리그 클래식 후반기 관전포인트도 3팀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 있다. 전남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티켓 획득과 광주의 그룹A 진출, 울산의 그룹B 하락 등이 우승 및 생존 경쟁과 더불어 축구팬들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김현기기자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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