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신형 K5 외관
신형 ‘K5’ 외관. 제공 | 기아자동차

[스포츠서울] ‘쏘나타’와 ‘K5’의 다운사이징 모험은 성공할 수 있을까.

‘쏘나타’와 ‘K5’가 7월 1.6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1.7ℓ 디젤 엔진을 탑재한 2개의 모델을 각각 출시한다. 국내 중형차 시장은 배기량 2.0ℓ 이상 엔진을 탑재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엔진 배기량이 차급을 나누는 첫번째 기준이라는 점에서 준중형 모델급으로 분류되던 1.6ℓ, 1.7ℓ급 엔진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모험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국내 중형차 시장의 입지를 고려하면 이들의 새로운 도전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야심차게 던진 주사위는 승리를 위한 점수로 이어질 수 있을지 전망했다.

◇엔진 라인업 확대, 현대·기아차의 승부수

우선 현대·기아차가 ‘중형차=2.0ℓ급 이상 엔진’의 벽을 깬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은 엔진 다운사이징의 영향이 첫 번빼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보다는 절실하고, 현실적인 이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로 판매량 확대다. 다음달 2일 2016년형 모델 출시가 예정된 ‘쏘나타’의 최근 판매 실적은 예년에 비해 주춤하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판매 실적은 4만710대. 현대차 승용 모델 중에서는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 4만3992대에 비해서는 7.5% 가량 감소했다.

현대차는 전통적으로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로 이어지는 승용 모델의 판매량 비중이 높은 브랜드다. 이 중에서도 ‘쏘나타’는 현대차의 간판 모델로, ‘쏘나타’의 판매량은 현대차 전체 브랜드 이미지와도 운명을 같이 한다. 이 때문에 최근 ‘쏘나타’의 성적표가 현대차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반면 기아차는 SUV를 포함한 RV 모델의 판매량 비중이 현대차에 비해 높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승용 모델의 판매는 ‘K5’가 홀로 분전한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 ‘K5’는 다음달 2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다른 승용 모델의 판매량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K5’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기 다른 이유로 ‘쏘나타’와 ‘K5’의 판매량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라이업 확대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1.6·1.7 중형 모델의 성공 가능성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바람처럼 ‘쏘나타’와 ‘K5’의 1.6·1.7 모델은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까.

우선 1.6 모델에 쓰일 엔진은 감마 1.6 터보 GDI 엔진으로 ‘쏘나타’와 ‘K5’ 차급을 고려한다면 호불호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엔진은 현대차의 ‘벨로스터 터보’와 기아차 ‘K3 쿠페’에 사용된 전력이 있다. 1.6 모델의 경우 기존 ‘쏘나타’ 2.0ℓ 가솔린 엔진에 비해 출력과 연비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형차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맞출 수 있을지는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1.7 모델에는 ‘투싼’과 ‘i40’ 등에 탑재된 U2 1.7 VGT 엔진이 쓰인다. 신형 ‘투싼’의 경우 이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재미를 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투싼’의 전체 판매량 중에서 1.7ℓ 엔진을 탑재한 모델의 비중이 50%에 달한다.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을 본다면, 상대적으로 전망이 밝다. 최근 몇년 사이 승용 디젤 모델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호의적으로 바뀐 데다가 기존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체감할 수 있는 최대 토크와 연비 개선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K5’의 1.7 모델의 경우 유로6 기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6.8㎞/ℓ이다.

기존 준중형 시장과의 간섭 효과는 없을까.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가격과 출력, 차체의 크기 등을 고려했을 때, 기존 준중형 시장과의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홍규기자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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