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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프로 선수에게 가장 두려운 적은 무엇일까. 승패를 가르는 경쟁팀의 선수들보다, 더 무서운 적은 다름아닌 부상이다. 연일 치러지는 강행군의 경기 일정 속에서 복병처럼 파고드는 부상 위험은 프로 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손실과 아쉬움을 남긴다.

홈런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박병호의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29일 부상 사직 구장에서 시즌 10차전의 경기를 치른 롯데 자이언츠의 강민호. 경쟁자 앞에서 더욱 압도적인 활약에 대한 욕심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부상 복병에 고개를 숙여야했다. 야구 선수들라면 누구나 두려워하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아찔한 순간을 맞았던 강민호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사직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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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는 강민호. 공수에서 쉴 틈없는 포수의 고역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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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목을 축이는 찰라, 포수 장비를 벗자마자 타석에 들어설 준비에 여념없다.
[SS포토] 홈런 경쟁 넥센 박병호, 굿바이~ 강민호?
2회 첫 타석에서는 외야 뜬공. 홈런 24개로 단독 선두인 강민호와 그의 뒤를 22개의 홈런으로 바짝 쫓고 있는 박병호가 잠시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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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두번째 타석에서는 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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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박빙의 리드로 앞서고 있는 6회. 세번째 타석에 들어서 홈 플레이트의 땅을 고른다.
[SS포토] 넥센 밴 헤켄, 압도적인 릴리즈 포인트!
마운드에서 공을 뿌리는 밴 헤켄. 넥센의 에이스답게 까다로운 공이 강민호에게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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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스윙으로 휘두른 배트에 걸린 공은 홈플레이드 바닥을 강타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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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 뒤로 튕겨나가며 파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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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스윙의 궤적에 따라 몸이 휘청이며 다리가 꼬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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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봐도 심하게 꼬여가는 강민호의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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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무슨 일일까. 스윙을 마친 뒤 왼다리 뒷쪽 허벅지를 만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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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이상이 느껴지는지 허리마저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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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상한지 왼다리를 들어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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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안되겠는지 털썩 주저앉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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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심에게 잠시 시간을 요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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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석 뒤로 빠져 숨을 고르자, 트레이너가 한 걸음에 달려나와 살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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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상황에 코치까지 나와 상태를 확인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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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억누르고 다시 타석에 들어서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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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헤켄의 공에 다시 방망이를 돌려보지만, 다시 땅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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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타구가 오른쪽 무릎을 강타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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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팔꿈치까지 때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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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고통에 얼굴을 찌푸리는 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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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에 힘이 빠지는 듯, 배트를 손에서 떨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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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런 얼굴로 덕아웃을 힐끗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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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벅지가 찢어질 듯한 고통에 고개를 숙이고, 넥센의 포수 박동원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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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도저히 안되겠는지 양손 검지를 빙글 돌리면서, 교체를 요청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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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뚝거리며 덕아웃에 겨우 들어서는 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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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아웃 안쪽으로 안쓰러운 뒷모습을 남기며 사라진다.
[SS포토] 넥센 박병호, 23호 홈런포 쾅! 강민호와 1개 차이!
설상가상. 강민호가 그렇게 사라진 뒤 넥센 박병호는 9회 시즌 23호를 쳐내며 24개의 홈런으로 선두를 달리는 강민호를 턱밑까지 추격하는데...
[SS포토] 롯데 자이언츠, 넥센전 뼈아픈 역전패...
심지어 팀도 8회 대역전을 허용하며 2-8로 대패. 그러나 패배보다 쓰린 것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던 강민호의 부상 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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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호는 교체 직후 구단 지정 병원으로 후송돼 MRI와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구단 측에 따르면 다행스럽게도 햄스트링 파열은 없었으며, 순간적으로 경직 및 통증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휴식 및 조절로 치료가 가능한 상태로 남은 시즌 동안 장기적으로 체력 안배에 신경써야하는 것이 필수다.

강민호는 장성우의 kt 트레이드 이후 홀로 롯데 안방을 지켜오며, 피로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다. 포수 특성 상 무거운 보호장구를 걸친 채 쪼그려앉아 경기하며 체력 소모가 극심할 수 밖에 없는 노릇. 심지어 5번 타자로 중심 타선을 이끌며 공수에서 쉴 틈 없이 강행군을 펼쳐왔다. 그러나 결국 걱정스러웠던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대체불가였던 강민호의 휴식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요가 됐다. 강민호의 자리는 백업 포수인 김준태가 대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kt에서 건너온 포수 안중열의 육성 또한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아울러, 아쉽게도 모처럼 불붙은 홈런 경쟁 역시 박병호에게 다소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팬과 구단 모두 ‘홈런왕’ 강민호 못지 않게, ‘건강한’ 강민호를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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