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마스크맨 하승진
[스포츠서울] 28일 안양실내 체육관에서 2014-2015 프로농구 안양KGC와 전주KCC의 경기가 열렸다. KCC 하승진이 안면보호대를 한 채 경기를 하고 있다. 2015. 1. 28.안양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프로농구 KCC의 자랑인 국내 최장신 센터 하승진(30·221㎝)이 팀을 위해 거액을 포기했다. 우승에 목마른 그가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5년 만의 우승 도전에 나선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은 하승진은 지난달 15일 원 소속팀 KCC와 연봉 4억5000만원, 인센티브 5000만원 등 총 5억원에 3년 계약했다. 통상 FA 자격을 얻으면 이전 연봉보다 많이 받기 마련이다. 더구나 하승진은 최장신이라는 프리미엄까지 안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 시즌 연봉 5억2000만원에 비해 3.8% 삭감된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부상 여파로 지난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냈다지만,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계약이다.

하승진은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최고 연봉을 받는 게 내 자존심이 아니라 생각했다. 지금 받는 돈도 많지 않은가. 돈을 얼마를 받고가 아니라, 팀 성적이 좋아지는 게 내 자존심을 세우는 거라고 봤다”면서 “현재 멤버들로 성적내기 힘들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내가 돈을 덜 받고, 그 돈으로 우리 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낫다고 봤다”고 밝혔다.

하승진은 군문제를 해결하고 복귀한 지난 시즌 잦은 부상으로 굴곡진 시즌을 보냈다. 코뼈까지 골절되는 큰 부상도 당했다. 하지만 하승진은 코뼈 수술을 시즌 뒤로 미루고 보호대 착용 후 경기에 나서는 투혼을 보여줬다. 팀의 주축이자, 팀을 이끄는 선수로서의 책임감이 그를 부상에도 전장(戰場)으로 내몰았다. 당시 하승진은 “팀 성적도 안 좋은데 내가 빠질 수 없다. 수술은 시즌을 마치고 해도 된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하승진의 책임감은 그 게 끝이 아니었다. FA 대박도 포기하고, 팀을 위해 희생했다. KCC는 하승진에게 줄 돈을 아껴 귀화혼혈가드 전태풍을 다시 데려왔다. 2008년 프로 데뷔 후 KCC의 두 차례 우승, 한 차례 준우승을 이끌었던 하승진은 2010~2011시즌 전태풍과 함께 마지막으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하승진은 “우승한지 오래된 것 같다. (전)태풍이 형도 왔고, 이번 시즌 승부를 걸어보고 싶다”며 우승을 정조준했다.

이웅희기자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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