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요즘 시청자들은 '쿡방'과 사랑에 빠져있다. TV만 틀면 쏟아지는 요리 프로그램에 저절로 침이 고이고 요리에 관심 없던 사람들도 눈이 간다. 쿡방을 진행하는 셰프들은 요리 프로그램 외에 예능과 광고, 사업 등을 종횡무진하며 스타를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다. 흔히 스타 셰프로 불리는 이들은 본인만의 확실한 요리 영역과 화려한 커리어가 빛나며 정통 코스를 밟은 셰프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스타 셰프들 못지않게 정말 단순히 요리가 좋아서 요리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차별화된 요리를 선보이는 셰프들도 있다. 자신의 본업을 제쳐두고 ‘공식 셰프’들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행복을 요리하는 ‘비공식 인기 셰프’들을 살펴봤다.



▲ 상남자 외모에 숨겨진 아줌마 DNA, 배우 차승원


배우 차승원은 tvN '삼시세끼-어촌편'에서 발군의 요리 실력을 선보이며 ‘차줌마’라는 별명을 얻었다. 차승원이 차린 맛깔난 음식들 때문에 방송 당시 다음 회에는 어떤 요리를 선보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차승원이 차린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음식은 프로그램명인 '삼시세끼-어촌편' 그 자체였다. 시청자들은 그의 요리 실력에 찬사를 보내며 ‘차줌마’를 넘어 ‘차셰프’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차승원은 방송 내내 마치 '마스터 셰프 코리아', '한식대첩'을 방불케 하는 빠른 손놀림과 남다른 요리로 시청자들의 오감을 자극했다. 특히 지난 3월 6일 방송분에서 차승원이 선보인 제육볶음 레시피는 방송이 끝난 지 3개월이 된 지금까지도 연관검색어에 등장하고 있다. 차승원의 제육볶음은 신사동의 유명한 기사식당 레시피를 그대로 옮겨온 것으로 고추장을 쓰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차승원은 서울에서 돼지고기를 직접 가져와 손질 후 엄마의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차려냈고 제육볶음을 맛본 손호준은 크게 감동했다. 인기몰이에 성공한 '삼시세끼-어촌편'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차승원의 요리였을 만큼 만재도에서 차승원은 무려 83가지 요리를 선보이며 숨겨둔 요리 실력을 뽐냈고, 두 달여 간의 방송 기간 동안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 빠져드는 구수한 입담과 정겨운 요리, CEO 겸 요리연구가 백종원


백종원은 정식 셰프이기보다는 익히 알려진 여러 프랜차이즈를 갖고 있는 성공한 CEO이자 요리 연구가다. 그가 일군 프랜차이즈는 매해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최근 ‘쿡방’으로 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사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백종원의 ‘쿡방’이 인기몰이를 하기 전 사실 그는 대중들에게 배우 소유진의 남편으로 익숙했다. 그런 그가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 올리브TV '한식대첩2'에 출연하면서 부터였다. '한식대첩'에서 백종원은 전국 팔도 식재료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풀어 놓으며 정감 있는 말투로 요리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점점 빠져들게 만들었다. ‘한식대첩2’에 앞서 7월 방송된 EBS ‘세계견문록 아틀라스 아시아 맛기행’에서는 아시아 요리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쉬운 친절한 설명을 들려줬다. 특히 청도 편에서 선보인 현지인 같은 중국어 실력과 중국 요리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최근 뒤늦게 화제를 모으며 더 많은 팬들이 생겨났다. 백종원의 매력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진가를 발휘했다. '마리텔'에서 백종원은 어미에 "해유~"를 붙이는 구수한 충정도 사투리와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만든 친근한 요리로 '백 주부'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현재 tvN '집밥 백선생', 올리브TV '한식대첩3', MBC '마리텔',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하며 일주일 중 무려 4일간 시청자들을 요리 세계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 ‘이태원 황제’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숨은 요리 고수, 방송인 홍석천


홍석천은 전문 셰프는 아니지만 자신의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이미 요식업계에서는 소문난 실력자다. 전문 셰프가 아닌 연예인이기 때문에 ‘냉장고를 부탁해’ 방송 초반 그에 대한 기대는 다소 떨어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는 초반부터 게스트를 사로잡는 요리를 선보이며 기라성 같은 셰프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재까지 꾸준히 승을 챙기며 정창욱 셰프와 함께 순위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홍석천의 매력은 요리와 예능 모두를 잡았다는 것인데 셰프들과 요리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고 승리하고 있으며 방송 곳곳에서 보이는 위트로 재미도 책임지고 있다. 특히 요리 대결 장소 바로 앞에 앉아 최현석이 그의 앞에서 레몬 껍질을 화려하게 갈 거나 소금을 멋있게 사방으로 뿌리는 허세를 부리면 이에 맞는 리액션으로 웃음을 유도하고 있다. 홍석천은 '냉장고를 부탁해' 뿐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그의 요리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해 색다른 요리를 선보였다. 과자 가루를 묻혀 만든 닭가슴살 튀김으로 이는 백주부 백종원의 요리 못지않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호응을 얻었다.



▲ 보고 이해하고 먹는 비주얼 요리의 최강자, 기자 박준우


박준우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요리 중간중간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자세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풍부한 지식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면 그를 전문 셰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본래 직업은 기자다. 박준우 기자는 현재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며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그가 처음으로 얼굴을 알린 것은 지난 2012년 방송된 '마스터셰프 코리아'다. 그는 이 방송에서 다양한 요리를 선보이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지금은 ‘털그래’라는 별명으로 방송 중 로열젤리를 먹으며 마음을 다스리거나 요리 중 손을 덜덜 떨고 재료를 무거워 못 드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당시 방송에서는 강레오 셰프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가 더욱 빛나는 것은 요리를 할 때가 아닌 다른 셰프가 요리하는 것을 지켜볼 때다. 이때 그는 셰프들의 요리 과정을 보며 그에 걸맞은 다양한 음식, 조리 방법 등을 설명하며 전문성 있는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그의 설명으로 '냉장고를 부탁해'는 단순한 요리 예능이 아닌 정보 전달의 교양 프로그램 역할까지 더하게 됐다. 물론 설명만이 아닌 요리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디저트 분야나 예쁜 음식을 통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여심을 사로잡을 뛰어난 비주얼의 요리로 여성 게스트와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최근 맹기용과 관련된 SNS 논란이 있긴 했지만 다시 등장해 여느 때와 다름없이 뛰어난 요리를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 어수룩해 보이지만 절대 어설프지 않은 요리 실력, 만화가 김풍


'저 별은 샘킴별~ 저 별은 샘킴별~', 드라마 파스타의 실제 모델이자 대한민국 최고 셰프 샘킴의 천적은 '허셰프' 최현석, '맛 깡패' 정창욱이 아닌 야매요리의 선두주자 만화가 김풍이다. 김풍은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원년 멤버로 지금까지 쭉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방송 초반 실수 연발에 다소 어수룩한 과정의 요리를 선보였지만 화려한 언변과 예능감으로 자신의 영역을 구축했다. 그는 다른 셰프들과 다르게 실생활에 밀접한 자취형 요리를 선보이며 의외의 호평을 받았고 샘킴의 천적으로 활약하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런 그가 이제 요리에서도 화려한 실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방송을 거듭할수록 실력이 일취월장하더니 전문 셰프 못지않은 화려한 기술을 구사했고 요리 과정의 보는 즐거움은 물론 맛까지 보장하고 있다. 이연복 셰프의 기를 받아 만든 '연복풍 덮밥'으로 샘킴에게 승리를 거뒀고 맹기용과 대결에서 만든 '흥,칩,풍'에서는 설탕을 끓여 만든 '엔젤헤어'라는 기술까지 선보이며 시청자들은 물론 현장의 셰프들도 깜짝 놀라게 했다. 그의 실력은 이제 전문 셰프들도 인정하고 있다. '흥,칩,풍'을 맛본 샘킴과 최현석 셰프는 감탄을 쏟아냈고 치즈듬풍 토스트'를 맛본 중식의 대가 이연복 셰프도 김풍의 실력을 인정했다. 이렇듯 김풍은 기라성 같은 셰프들 사이에서도 전혀 기죽지 않고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며 활약하고 있다.

신혜연 인턴기자 heilie@sportsseoul.com

사진=최승섭 박진업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더본코리아, CJ E&M, JTBC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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