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을] 치열한 신경전은 온데간데 없다. 세계검도선수권 역사상 가장 치열한 승부를 펼친 한일 여검객이 한자리에 모였다. 나무마루를 벗어난 곳에서는 영락없는 20대 소녀의 만남이다.
30일 일본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제16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에서 한국 여자 검도 사상 처음으로 준우승, 3위를 차지한 허윤영(20·경북대·2단) 원보경(21·용인대·3단). 우승을 내준 일본의 마쓰모토 미즈키(22)와 다음날 부도칸 근처에서 담소를 나눴다. 우연한 만남이다. 취재진이 허윤영 원보경과 근처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데 마쓰모토도 일본 취재진과 인터뷰 중이다. 서로를 보자마자 환하게 웃더니 전날 경기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한일 남녀 검객들은 부도칸 근처에 있는 그랜드 팔레스호텔을 숙소로 사용했다. 새벽 운동은 물론, 아침 식사간에도 얼굴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평소 국제대회에서 나무마루를 벗어나면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는 등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 그러나 검도 최고 권위인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별다른 대화 없이 장외 전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대회가 끝나자 손을 잡고 웃었다. 원보경이 전날 8강에서 이긴 마나 가와코에에게 팔꿈치를 가격당한 게 아직도 아프다고 하자 마쓰모토도 환하게 웃으며 “그 친구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웃었다. 허윤영도 마쓰모토와 지난 대회와 관련해 얘기를 나눴는데, 여자 셋이 모이니 잘생긴 남자 검객에 대한 얘기도 들려왔다. 취재진이 카메라를 들이대자 두 손을 눈에 갖다대며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했다. 강하고, 냉정한 이미지의 여검객. 밖에서는 소녀였다.
|
|
|
|
|
|
|
|
|
|
|
도쿄(일본) | 김용일기자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