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느와르 M
OCN 실종느와르 M 제공|CJ E&M

[스포츠서울]‘실종느와르 M’이 탄탄한 구성과 쫄깃한 전개로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매 에피소드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로 매니아를 만들고 있는 ‘M’, 과연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M’의 극본을 맡고 있는 이유진 작가를 통해서, ‘M’의 탄생부터 향후 전개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딱 1년전 ‘M’기획 시작! 이유진 작가 “자료조사만 8개월, 형사는 기본 흥신소까지 만나봐”

첫 방송 론칭 당시 절반의 촬영을 마쳤던 ‘M’은 사실상 1년 전부터 기획단계에 들어갔다. 이유진 작가는 “작가들끼리 우스개말로 ‘대본은 발로 쓰는 거지’ 라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말인즉슨, ‘사전 자료 조사가 정말 중요하다’는 뜻이다. 자료조사가 튼실하면, 실제로 대본을 써내려가는 시간은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M은 딱 1년전,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갔다. 1화 대본이 나오기전까지 8~9개월간을 경찰청과 경찰서를 드나들며, 수많은 형사님들을 통해 셀 수 없을 정도의 사건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흥신소 직원까지 만나봤다. 직접 만나서 듣는 것 외에도 사건, 뉴스, 기사, 다큐 등 방대한 양의 자료조사를 진행했다. M의 에피소드들은 그렇게 탄생됐다”고 말했다.

오로지 ‘실종’만 다루는 ‘M’, 사건 고르는 기준은?

‘소재 발굴에 있어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유진 작가는 “오히려 소재는 넘쳐났다. 색다른 수사물과 색다른 의미를 다루고자 ‘실종’이란 코드를 잡았기 때문에, 매 에피소드는 ‘실종’에서 출발해야만 했다. 드라마의 출발점이 가장 어려웠다. ‘어떻게 하면 시청자가 궁금증을 느끼지?’, ‘무엇이 가장 호기심을 끌까?’ 등‘실종’의 의미와 궁금증을 출발시키는 그 시작이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수사물들이 개인의 원한으로 이루어지는 범죄들을 많이 다뤘다면, ‘M’은 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약자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 넓은 의미의 범죄, 그 안에서 소외되고 보호받지 못하는 사람들에 집중했다. ‘범죄’라는 것은 소중한 것을 잃을 때 발생하기도 하고, ‘범죄’ 때문에 소중한 것을 잃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가 지금의 우리 사회와 결이 맞다고 생각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한번쯤 생각할 수 있는 여지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었다. ”고 말했다.

박희순(오대영 역), 조보아(진서준 역), 모두 실제 형사가 롤모델!

이 작가는 “사전 자료 조사 기간에 10명 남짓한 형사님들을 만나봤다. 오대영과 진서준의 캐릭터는 실제 만나봤던 분들 중에 롤모델이 있었다. 사이버안전국에 한 여자 형사님을 만나게 돼서 인터뷰도 하고 실제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일일체험을 했다”며 이어“오대영 캐릭터도 실종수사의 달인인 형사님이 실제 롤모델이다. 오대영이 했던 대사 중 하나는 그분이 실제 했던 말이기도 하다. 형사님께서는 ‘잃어버린 가족을 찾아주는 것도 살인범 검거만큼이다 중요한 일이다’로 말씀하셨고, 실제 그게 오대영의 대사로도 활용됐다”고 회상했다.

이 작가는 “사전 조사 기간 동안 수시로 형사님들을 만나러 다녔는데, 모든 형사님들이 협조적이어서 놀랬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실종 수사팀에 대해서 다룬다는 것 자체를 반가워하셨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까지 대본 작업에서도 자문을 해주시고 계신다”고 말했다.

TEN의 광팬! 이승영 감독님께 연락왔을 때 안믿겨…보이스피싱인줄

이승영 감독님과의 시작도 남달랐다고 한다. 이유진 작가는 “어느날 우연히 집에와서 옷을 갈아입다 TEN1을 봤는데, 팔 한쪽은 옷에 걸친 채로 두 시간을 내리 봤다. TEN의 광팬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모르는 번호(이승영 감독 전화)가 전화 와서 안받았다. 감독님께서 문자를 남기셨는데 보이스피싱인줄 알고 안믿었다. 진짜 이승영 감독님인 것을 알고 무조건 함께 작업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수사물 작가의 직업병? “몇 개월간 매일같이 악몽 꿔”

TEN의 광팬으로서 이승영감독님과 함께 작업한다는 사실은 더할나위 없이 행복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유진 작가는 “수개월간 수많은 사건들을 들여다보고 계속 그런 자료들만 보다 보니, 하루도 빠짐없이 악몽을 꿨다”고 말하며 수사물의 후유증을 이야기 했다.

다음 작품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이작가는 “수사물이란게 정말 안풀릴 때는 지옥 끝까지 사람을 끌고 가는데, 그 사건의 실마리 하나가 떠오를 때, 그 쾌감은 내가 작가라도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다. ‘또 수사물을 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시청자가 남긴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는 댓글 하나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다음 작품의 장르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다”고 털어놨다.

길수현(김강우 분), 오대영(박희순 분) 갈등 펼쳐진다!

조금씩 조짐을 보이는 길수현과 오대영의 갈등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작가는 “갈등구조가 된다. 길수현은 법과 사회 시스템이 지켜주지 못하는 약자에 대해서는 사적 정의를 불사하고서도 정의를 이루어야 하는 캐릭터다. 반면, 오대영은 편법과 유도리를 얘기하지만, 기본적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기본적으로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은 없을 수 없다. 그러나 그 갈등이 ‘반목하는 갈등’이 아니라,‘발전하게 하는 갈등’이기 때문에 서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갈등이 될 것이다. 두 주인공의 갈등을 통해 ‘정의’에 대한 시청자들의 자문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촘촘한 전개와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는 ‘실종느와르 M’ 6화는 오늘 2일(토) 밤 11시 OCN에서 방송된다.

홍승한기자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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