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빛나거나 미치거나’ 임주환.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왕욱’은 오직 신율에게만 마음을 열었던 남자 같아요.”

MBC 월화극 ‘빛나거나 미치거나’에서 오직 신율(오연서)만 바라보는 ‘신율바라기’ 왕욱을 연기한 임주환(33)은 여전히 왕욱에 깊이 빠져있었다. “과거 사랑했던 여자가 있었던 왕욱은 누나 황보여원(이하늬)을 제외한 모든 이들에게 마음의 문을 닫는다. 국혼으로 인해 누나에게까지 마음을 닫은 그가 신율에게만 마음을 열었던 것”이라며 이루지 못한 신율과의 사랑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덕화 선생님은 발성부터 다르시다. 운동장 만한 공간에서 소리치는 신인데 소리가 뒤를 치고 돌아오더라. 장혁 선배는 코믹과 정극을 왔다갔다 하는데 보는 사람이 설득되더라. 대단하다”며 함께한 선배들에게서 배울 수 있었던 여러 순간을 떠올리며 흥분했다.

그가 이렇게 다른 연기자들을 유심히 관찰하는 이유가 있다. 유난히 필모그래피에 사극이 많은 그는 “사극 속 내 캐릭터가 다 똑같다는 평가가 나올까봐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캐릭터마다 세심하게 다른 설정을 만들고 있다. “‘탐나는도다’의 박규는 뒷짐을 지고 부채를 들었다. 화면에 안 보일 때가 많아도 후반부로 갈수록 시청자들이 느낌으로 캐릭터를 인식할 수 있었으면 했다”고 전했다.

어떤 캐릭터를 맡든 새로운 인물을 보여주려 고민하는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학교 연극반을 만들어 활동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현재 몸이 아파 쉬고 있는 연기자 신동욱이 그와 고등학교 연극반 생활을 같이 한 친구다. 그는 “친하게 지낸 또다른 친구 역시 여전히 연기를 하고 있다”며 “짧은 신이었지만 영화 ‘기술자들’에서도 함께 연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흐뭇해했다.

고교 연극반이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믿는 임주환은 꿈이 있다. 대학로 한켠에 중·고등학생들이 연극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는 “후배 양성이라는 거창한 꿈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때 내가 아쉬웠던 연극할 수 있는 공간, 후배들에게는 그걸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가 열심히 활동해야 할 이유가 분명한 만큼, 앞으로 그가 만들어낼 새로운 캐릭터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듯하다.

김정란기자 peac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