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토토가'. 출처 | 무한도전 SNS


[스포츠서울] 3일 무한도전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다. 특집은 끝났지만 토토가 시즌2를 원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토토가에 출연한 추억의 가수들은 너나 할것 없이 시즌2를 언급했고 김태호 PD 역시 "이번 방송 마무리가 잘 되면 할 수 있는 이야기다"고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이번 특집에 거론됐던 H.O.T, 젝스키스, 핑클, 서태지와 아이들 등 다른 추억의 90년 스타들을 언급하고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위의 스타들보다 많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토토가 시즌2에 출연해 90년대 그때로 우리를 되돌려 줄 수 있는 가수들을 누가 있는지 조명해본다.


원타임


원타임. 사진 | 스포츠서울 DB


빅뱅, 2ne1, 위너, 아이콘... 이들 전 YG엔터테인먼트를 이끌던 '원타임'이 있었다. 원타임은 지누션으로 대박을 터뜨린 YG엔터테인먼트가 야심차게 내놓은 힙합 그룹이었다. 원래 7명이었으나 현재 멤버인 테디, 대니, 송백경, 오진환으로 구성된 4인조로 재편됐다. 그들은 1998년 1집 '1TYM'을 발매하며 데뷔했고 시작부터 큰 성공을 거뒀다. 특히 원타임은 멤버들이 음반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작곡, 작사를 하면서 활동했다. 이들의 성공가도는 계속됐다. 2집 'One Love', '쾌지나 칭칭'. 3집 '어머니', 4집 'Hot 뜨거' 등 연이은 히트에 성공했다. 원타임은 팬들은 다른 가수 팬과 달리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대부분 가수의 팬들은 풍선 색깔로 자신들을 구분했다. H.O.T 는 하얀색, 젝스키스는 노란색, 핑클은 빨간색이었다. 하지만 원타임의 팬들은 풍선 대신 '원타임' 이란 글자가 들어간 수건을 흔들었다. 그들은 원타임의 무대 때 수건을 흔들거나 머리에 두르는 식으로 사용했다.


현재 원타임은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테디는 YG의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고 대니는 미국에 거주하며 지난해 Mnet '글로벌 엠카운트다운 in LA' 특집에 모습을 드러냈다. 송백경과 오진환은 강남에서 카레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송백경은 이하이 1집의 'Rose' 작곡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들의 복귀를 더욱 기대하게 하는 것은 멤버들이 직접 해체 사실을 부인했기 때문이다. 테디는 2009년 인터뷰에서 "원타임은 해체하지 않았는데 끝난 것처럼 얘기해 서운할 때가 있다"고 밝혔고 대니 역시 2012년 인터뷰에서 "해체한 것이 아니니 재결합도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 언타이틀


언타이틀. 사진 | 스포츠서울 DB


언타이틀은 유건형, 서정환으로 이루어진 2인조 그룹으로 1996년 1집 '無題'(무제)로 데뷔했다. 타이틀곡인 '책임져'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하루 아침에 스타가 됐다. 또한 언타이틀은 초반 앨범에서 샘플링에 가까웠지만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고 점차 본인들의 참여 비중을 높혀갔다. 특히 언타이틀은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발표했는데 이는 당시 아이돌의 트렌드였다. 지금 아이돌의 노래는 주로 '널 원한다', '날 원해달라', '널 유혹하겠다', '날 유혹해달라' 등의 원색적이고 수준 낮은 가사가 넘치지만 당시 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사회 전반적인 문제를 많이 다뤘다. 언타이틀은 그 대표주자라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는 2집에서 가장 두드러졌는데 타이틀 곡 '날개'가 대표적이다. 또한 수록곡 '부'의 경우 당시 1997년 2월 발매됐다는 점을 볼 때 상당히 앞서간 곡이었다. 이 곡은 IMF가 발생하기 1년 여 전에 발매됐다. 당시 우리나라는 80년대 후반 아시안게임·올림픽 게임 개최, 3저 호황 등으로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뤘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을 외면하고 성과에만 취해 '우린 다들 잘 산다'는 심각한 착각을 하던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이 받아들이기 힘든 경제, 사회 비판 곡을 냈다는 점은 그들의 색깔을 확실히 대변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언타이틀은 2집 활동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들은 4집 발매 후 각자의 길을 걷게 된다. 언타이틀 해체 후 유건형은 그룹 '앰프'로 활동했고 여러 가수들과 함께 곡 작업을 했다. 특히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작곡해 최고의 스타 작곡가로 떠올랐다. 서정환 역시 여전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고 종종 SNS를 통해 근황을 알리고 있다.


▽ 더 블루


더 블루. 사진 | 스포츠서울 DB


지금은 배우와 기업가로 유명한 김민종과 손지창이 모여 결성한 '더 블루'라는 그룹이 있었다. 당시 최고의 하이틴 배우로 활동하던 이들이 2인조 그룹으로 음반을 냈다. 더 블루는 1992년 1집 'The Blue - New Release'로 데뷔했다. 총 4곡으로 구성된 앨범인데 '너만을 느끼며'가 큰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3년 후 2집 앨범 'The Blue'를 발매했다. 이 앨범 역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손지창, 김민종은 더 블루 전후에도 솔로 앨범을 발매해 가수와 배우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들의 만남은 당시 연예계에 큰 사건이었다. 배우가 가수로 활동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당시 최고의 스타 둘이 만나 그룹을 결성한 경우는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 이들의 인기는 현재 최고의 20대 스타 김수현, 이종석, 김우빈, 유승호 등을 능가했다. 이런 두 사람이 만나 그룹을 결성했으니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은 당연했다. 더 블루는 2집 활동 후 각자 활동에 주력하다가 2009년, 무려 10년이 지난 후 'The Blue, The First Memories'라는 앨범으로 컴백했다. 이들의 복귀 앨범은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이뤄졌는데 과거 히트곡인 '너만을 느끼며'에 소녀시대 티파니, 수영이 피처링을 하기도 했다. 이 앨범을 끝으로 활동하고 있지 않지만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정우, 유연석, 손호준이 OST로 '너만을 느끼며'를 리메이크 해 다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 UP


UP. 사진 | 스포츠서울 DB


지금은 혼성그룹이 크게 인기를 얻지 못하지만 1900년대는 쿨, 코요테, 샵 등 혼성그룹의 전성시대였다. UP도 그 중 하나였다. 1996년 'Ultra People' 이란 약자의 이름으로 데뷔한 UP는 1집 '1024'를 발표했다. 처음은 혼성 3인조 였으나 2집부터 4인조로 개편됐고 타이틀곡 '뿌요뿌요'가 대박을 쳤다. 멤버들의 발랄한 이미지와 경쾌한 느낌의 곡이 잘 어우러져 큰 인기를 얻었다. 이 곡 발매전 일본에서 만든 '뿌요뿌요'라는 게임이 있었는데 이 점도 멤버들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게 하는데 일조했다. 또한 UP의 후속곡 '바다' 역시 타이틀곡 못지않게 성공했다. 경쾌한 리듬과 멜로디는 듣는 누구나 어깨를 들썩이게 했고 길거리에는 그들의 음악이 늘 흘러나왔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UP는 이후 별다른 성공을 보이지 못했다. 연속적으로 낸 3집과 4집이 모두 실패로 돌아갔고  중간의 멤버 교체가 있는 등 다소 어수선한 모습이었다. 현재 UP의 멤버들은 모두 연예계를 떠났는데 3집부터 들어온 이켠만이 배우로 활동하며 연예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 한스밴드


한스밴드. 사진 | 스포츠서울 DB


1998년 김한나, 김한별, 김한샘 세 멤버로 데뷔한 한스밴드는 데뷔 초 이들이 친자매라는 사실로 화제가 됐다. 이들은 1집 타이틀곡 '선생님 사랑해요'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다. 멤버들의 발랄한 소녀 분위기와 풋풋한 내용의 가사가 어울려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댄스그룹이 아닌 밴드였다는 이색적인 점도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후속곡 '오락실' 역시 성공했는데 이 노래는 지금도 많이 불릴 정도로 명곡으로 남아있다. '오락실'의 가사를 보면 회사에 간 줄 알았던 아버지가 양복을 입고 오락실에서 게임을 한다는 내용인데 당시 IMF 상황에 실직과 도산으로 많은 가정이 흔들리던 시점과 맞물려 공감을 얻어냈다. 발랄한 멜로디와 훈훈한 내용으로 귀여운 느낌을 주는 곡이었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그 시대 힘겨운 가장들의 삶을 대변하는 상당히 구슬픈 노래였다.


이들은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후 무리하게 스케줄을 강요하는 소속사와 갈들을 빚었고 3집 활동을 끝으로 활동을 접었다. 막내 김한집이 잠시 객원 멤버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MBC 드라마 '누구세요'의 OST에 참여하며 개인 활동을 하기도 했고 지난해 초 김한샘이 SBS '도전 1000곡'을 통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옛 가요팬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 타샤니


타샤니. 사진 | 스포츠서울 DB


타샤니는 현재 솔로 가수로서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윤미래가 속한 2인조 프로젝트 그룹이었다. 당시 업타운으로 활동하던 윤미래가 애니라는 멤버와 함께 결성한 팀이다. 앨범 1장만 남기고 활동을 끝냈지만 적지않은 임팩트를 남겼다. 활동 당시 주를 이뤘던 댄스그룹이 아니었던 점과 보컬 윤미래의 탄탄한 실력으로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하루 하루'라는 곡이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루 하루'는 업타운의 정연준이 낸 솔로 앨범 수록곡 '하루 하루 지나가면'의 리메이크 곡으로 댄스가 주를 이루던 시점에서 잔잔한 발라드로 틈새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안타깝게도 타샤니는 이 앨범을 끝으로 활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샤니의 '하루 하루'는 지금도 남녀 구분없이 노래방 최고의 애창곡으로 꼽히고 있다. 타샤니의 멤버 애니는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윤미래는 현재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도곤 인턴기자 inadditio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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