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피츠버그行 '겨울태풍' 강정호 풀스토리
    • 입력2015-01-01 08:30
    • 수정2015-01-0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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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포토] ML 포스팅 '500만달러' 강정호, '나도 포스팅 팀 알고 싶다'

[스포츠서울] 넥센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포스팅 결과를 수용하기로 하고 21일 목동구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4. 12. 21. 목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eoul.com


[스포츠서울] 강정호(28)는 국내프로야구가 배출한 ‘초대형 유격수’다. 단일시즌 40홈런 100타점 고지를 밟으며 그의 고교선배이자 ‘바람의 아들’로 추앙받은 이종범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우상을 추월한 강정호는 그 기세를 멈추지 않고 국내를 너머 더 큰 무대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강정호의 빅리그행은 스스로의 피나는 노력과 함께 2년에 걸친 넥센 구단의 든든한 지원, 그리고 지난 20년 동안 아들의 성공을 위해 기원한 부친 강성수(55)씨가 있었다. 포스팅 최고 응찰 구단이 드러나며 강정호가 만들어가는 겨울 태풍의 윤곽도 드러났다. 방향은 태평양 너머 피츠버그다. 태풍 강정호가 피츠버그에서 올시즌을 강타할지 촉각을 모은다.

◇강정호를 향한 스몰마켓 피츠버그의 빅프로포즈

피츠버그가 한국 유격수 강정호에게 1000만달러 이상의 베팅을 했다. 포스팅 금액이 500만 2015달러이기에 3년을 기준으로 연봉까지 합산하면 총액 1000만 달러가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스몰마켓인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거는 기대가 그 금액에서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서 아직 양 측간에 입단 계약서 도장을 찍지 않았지만, 강정호의 빅리그 진입에 파란 불이 켜져 있다는 분석이 높다. 물론 피츠버그 주전급 내야진이 이미 촘촘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건 사실이다. 그러나 구단이 이유없이 거금을 투자하지 않는다. 분명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단독 협상권을 따낸 것이다. 단순하게 말해 피츠버그가 바라는 그림은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잘 하는 것’이다.

강정호 본인의 성공 의지도 높다. 그는 “아시아 선수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 야수 포스팅 사례 1호라는 점은 부담이면서 동시에 책임감이지만, 강정호는 그 무게를 기꺼이 짊어질 생각이다. 그는 “보여줄 일만 남았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는 유격수로 장타력을 갖추고 있다. 첫 해라는 점을 감안해 타율 2할 6~7푼에 15홈런을 치겠다”라고 공언했다. 강정호는 국내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을 보며 심리적인 1차 적응은 마쳤다. 외인 선수들이 게임 자체를 즐기는 모습은 강정호에게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고 야구에 대한 그의 인식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강정호는 미국 현지에서 2차 적응을 위해 초심으로 더 집중하겠지만, 야구 자체를 즐기겠다는 마음이다. 강정호의 기량은 이미 여러 국내외 경기를 통해 검증받았다. 관건은 신뢰다. 피츠버그 구단이 강정호를 믿고 꾸준히 경기에 내보낸다면 그의 적응은 훨씬 빨라질 것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20년전 부터 시작된 강정호의 빅리그 프로그램

강정호의 해외진출은 수 년 전부터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온 결과다. 그런 모습은 포스팅 신청에서도 드러났다. 김광현(SK), 양현종(KIA)과 달리 강정호는 윈터미팅 후에 포스팅 절차를 밟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초대어급은 윈터미팅 전에 계약이 완료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윈터미팅 후 계약을 추진한다. 그래서 메이저리그 한 전문가는 “김광현과 양현종의 현지평가는 류현진 정도의 큰 건이 아니었고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윈터미팅 후엔 보험용 선수도 높은 가격에 계약이 성사되기도 하는데, 두 좌완 투수가 조금 늦게 신청했다면 결과가 더 나았을 것”이라고 했다. 강정호는 서두르지 않고 윈터미팅 후 포스팅을 신청했고 피츠버그가 500만 2015달러로 단독 협상 파트너가 되었다.

강정호의 에이전트는 앨런 네로지만, 넥센 구단도 많은 공을 들였다. 넥센 관계자는 “우리도 2년 넘게 치열하게 공부하고 있다. 미국야구 관련 칼럼과 기사를 모두 챙겼고 유력인사의 발언도 놓치지 않았다. 신뢰할만한 에이전트에게 맡겼지만, 우리도 계속 그쪽에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며 단단한 공조시스템을 전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감독 첫 해부터 강정호가 2년 후 잘해서 미국에 진출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국내에서 128경기를 모두 출전하며 기술 뿐 아니라 체력관리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했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애제자가 류현진처럼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공수주에 걸쳐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거의 꿈을 품게 된 건 부친 강성수씨의 역할이 컸다. 그는 강정호가 초등학교 시절부터 “너는 메이저리거가 될 것이다. 너는 할 수 있다”며 자심감을 심어주었다.

◇진정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강정호, 다시 경쟁의 바다로

강정호는 피츠버그에서 주전 내야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유격수 조디 머서 뿐 아니라 2루수 닐 워커, 3루수 조시 해리슨이 이미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강정호는 야구인생에서 매번 승리했다. 강정호는 2006년 현대에 2차 1라운드로 지명 받았는데 당시 포지션은 포수였다. 그는 광주일고 시절 진정한 유틸리티였다. 2005년 황금사자기 결승 마운드에서 8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우승을 이끌며 우수투수상을 받았고, 타자로도 맹활약해 타점상을 석권했다. 청소년 대표 시절에도 4번 타자를 하며 타고난 펀치력을 자랑했는데, 놀라운 점은 특급야수로서 당시 주포지션이었던 3루수 뿐 아니라 투수, 포수, 2루수, 유격수에 이어 외야수까지 소화한 만능선수였다. 2006년 프로 유니폼을 입은 강정호는 국가대표 유격수인 박진만 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으며 내야수로 전격 전향했다. 당시 이광환 감독이 그를 유격수로 중용하기 시작했는데 선 굵은 메이저리그식 수비와 강한 어깨가 매력적이었다. 강정호 보다 유격수로 더 많은 기회를 가졌던 또다른 천재 황재균은 포지션 싸움에서 밀려 3루로 이동했다. 현대시절 레전드 유격수 출신인 김재박 감독은 강정호의 수비센스를 높이 샀지만, 빠르지 않은 발과 전문수비 능력에 의문점을 두었다. 그러나 강정호는 뛰어난 집중력과 예측력으로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갖춘 유격수로 결국 성장했다. 2008년 현대가 해체되고 넥센 창단 때는 2루수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때도 여러 전문가로부터 당시 최고 2루수였던 고영민(두산) 이상의 재목이라고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강한 어깨와 빠른 송구 능력 때문에 다시 유격수로 이동했다. 그리고 2009년 부터는 유격수로 거의 전경기에 출전하며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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