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솜, 김우빈, 임시완, 안재홍, 천우희, 박유천. 

문진주 인턴기자 ging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뜨거웠다. 올 한 해 충무로는 가능성 있는 신예들의 발견으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무관심에서 벗겨낸 흙속에 진주가 있었는가 하면, 스크린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내딛은 맹랑한 보석도 있었다. 완성도 높은 작품, 대중의 관심과 흥행, 극을 끌고 가는 깊은 연기력,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신선한 얼굴 등 2014년, 다양한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훔친 충무로의 신예들을 돌아보고자 한다.


◇ 배우로서 한 걸음, 이솜·김우빈
모델에서 배우가 되는 것은 어느새 정석적인 코스가 되어버렸다. 차승원, 강동원, 공효진, 김민희 등 수많은 모델 출신 배우들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올 한 해 이 분야에서 가장 두드러진 약진을 보인 이들이 있다. 바로 '마담 뺑덕'의 이솜과 '친구2'의 김우빈이다.


이솜. 사진 | 영화 '마담 뺑덕' 스틸컷



이솜과 김우빈, 두 사람 모두 2011년 KBS 단막극 '화이트 크리스마스'로 배우 신고식을 치렀고 3년 동안 남부럽지 않은 연기 경력을 쌓았다. 영화 '푸른소금', '하이힐' 등으로 영화판에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이솜은 '마담 뺑덕'을 통해 신예로서의 정점을 찍었다. 신인답지 않은 파격적인 노출과 1인 2역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긴장감 넘치는 연기는 영화 속에서 이솜이라는 연기자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김우빈. 사진 | 영화 '친구2' 스틸컷



이제 막 눈도장을 찍고 있는 이솜과 달리 김우빈의 성장세는 숨 고를 틈 없이 가파르다. 훤칠한 키와 잘생긴 얼굴, 묵직한 목소리까지 여심을 흔드는 3박자를 고루 갖춘 그는 드라마 '큐피드 팩토리', '뱀파이어 아이돌', '신사의 품격'을 지나 지난해 '학교 2013'과 '왕관을 쓰려는자, 그 무게를 견뎌라-상속자들'로 이른바 '초특급 신인'이 됐다. 스크린에서는 지난해 개봉한 '친구2'를 통해 유오성, 주진모 등 쟁쟁한 선배들 안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고, 24일 개봉하는 '기술자들'에서는 업계 최연소 금고털이 기술자 지혁으로 분해 섹시한 매력을 뽐낼 예정이다.


◇ 아이돌의 틀을 벗다, JYJ 박유천·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JYJ의 박유천이, 제국의 아이들의 임시완이 스크린에서 이 정도의 연기력을 선보일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여기 완벽하게 아이돌이라는 벽을 허문 배우들이 있다. 올 한 해 이들은 현역 아이돌이 스크린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예기치 못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박유천. 사진 | 영화 '해무' 스틸컷



먼저 JYJ 박유천은 스크린 데뷔작 '해무'로 단숨에 충무로의 떠오르는 블루칩이 됐다. 이미 브라운관을 통해서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옥탑방 왕세자', '보고 싶다' 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이지만 김윤석, 이희준, 문성근 등 잔뼈 굵은 배우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던 영화 '해무'였다. 그러나 박유천은 일부러 체중까지 불려 '해무' 속 전진호의 막내 동식으로 분했고 섬세한 감정선이 돋보이는 연기로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과 제51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남우상을 싹쓸이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임시완. 사진 | 영화 '변호인' 스틸컷



올 하반기 드라마 '미생'으로 연기 인생의 새로운 획을 긋고 있는 임시완은 영화 '변호인'으로 연기돌이 가진 한계를 깼다. 당초 송강호와 함께하기에 적합한 배우인가를 두고 논란이 많았으나 그는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영화 '변호인'으로 아이돌 최초 1000만 영화배우가 되기도 했다. 제국의 아이들이라는 이름을 넘어 본인 임시완이라는 이름으로 우뚝 선 그는 제51회 대종상 영화제와 제35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성공적인 스크린 데뷔를 마쳤다.


◇ 우리가 바로 정통 연기파, 천우희·안재홍
모델 출신도, 아이돌 출신도 아니다. 오로지 연기만을 해온 '진짜'들이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계의 떠오르는 대세남녀 천우희와 안재홍이다. 


천우희. 사진 | 영화 '한공주' 스틸컷



지난 4월 개봉한 '한공주'는 천우희를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여배우로 탈바꿈시켰다. 영화 '신부 수업'의 단역부터 '마더', '써니' 등에 출연하며 쌓은 내공까지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온 실력파였기에 가능했던 성과였다. 제34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2014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수상하며 소름끼치는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제51회 대종상 영화제에서는 아쉽게 여우주연상을 놓쳤으나 다가오는 청룡영화상에서는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다. 3관왕의 영예를 안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안재홍. 사진 | 영화 '족구왕' 스틸컷



새로운 얼굴이다. 모델 출신과 아이돌 출신의 약진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독립영화계의 신성이다. 바로 '족구왕'에서 저질스펙에 대책 없는 복학생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안재홍이다.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연극으로, 이후 카메라 앞에 선 안재홍은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영화 '1999, 면회'로 남자배우상을 받으며 영화계에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이제 '족구왕'으로 대종상 영화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가오는 청룡영화상을 준비하고 있는 안재홍은 제35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 후보에서 '친구2' 김우빈, '해무' 박유천, '변호인' 임시완, '신의 한 수' 최진혁과 경쟁하게 됐다.
황긍지 인턴기자 prid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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