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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준.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KBS2 ‘연애의 발견’은 배우 성준에게 ‘연애의 재발견’이었다.

얼마전 ‘연애의 발견’을 끝마친 성준은 극중 귀공자 타입의 외모에 젠틀한 매너까지 겸비한 성형외과 의사이자 여자 친구 한여름(정유미)에게는 항상 져주면서 사랑을 지키려고 하는 훈훈한 남자 친구 남하진 역으로 많은 여성팬들의 마음을 흐뭇하게 했다.

수없이 툭탁거리면서도 한여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보여준 남하진을 연기하면서 성준도 연애의 기술을 습득해 연애의 고수가 됐을 법도 한데, 그는 고개를 갸웃하며 “특별히 배운건 모르겠다”면서 “그런데 이런 연애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원래 내가 좀 내성적인 사람이어서 밖에 잘 안 돌아다닌다. 그런데 여름이랑은 공연장에도 가고, 밖에서 빨래도 하고, 남이섬에 가서 자전거도 탔다. 난 실제로 연애할 때 여자 친구와는 그런 걸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에 드라마를 찍다보니 연애할 때 그렇게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간접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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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연애의 발견’의 정유미와 성준이 남이섬 여행을 떠난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공|제이에스픽쳐스


그러던 성준이 “하기는 이제는 그러기도 힘들 것 같다”며 싱겁게 웃었다. “원래도 집에 있는 것 좋아하는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 같은 성향이 있는데, 이제는 (배우)활동을 하다보니 더 그렇지 않겠나.” 데뷔 5년차인 그는 배우활동과 연애를 병행하는 건 어려운 문제로 여겼다. 당연히 현재는 연애를 쉬고 있고, 마지막 연애는 4년전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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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준.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그렇다면 간접적으로나마 정유미와 뜨겁게 밀고 당겼던 연애는 어땠을까. 사실 극 중 정유미의 대사로도 나오듯 한여름은 “나쁜 X”라고 할 만큼 이기적인 연애를 했다. 그러나 성준은 주저 없이 “인간 성준의 입장에서 한여름이 너무 귀여웠다. 그래서 연애의 위기가 있어도 다 잘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다. 특히 낯간지러운 대사를 하는 한여름이 정말 귀여웠다. 둘이 툭탁툭탁 했던 게 재밌었다”며 당시를 즐겁게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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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연애의 발견’의 정유미와 성준. 제공|KBS


그렇게 상대배우와의 호흡은 만족스러웠지만,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은 남은 모양이다. 성준은 “더 잘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내가 정말 몰입을 해서 찍어도 그게 화면에 잘 안나올 때도 있고, 내가 몰입했던 것보다 더 잘 나올 때도 있었다. 그런데 잘 나오고 못나오고도 중요하지만, 정말 내가 그 마음인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정말 그런 마음으로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 그게 정유미 누나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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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성준.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성장에 갈급한 마음을 보이는 듯해 이유를 물었더니 성준은 “연기자로서 아직 자신감이 별로 없는데, 인지도만 너무 높은 건 불행한 것 같다”며 털어놨다.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재밌게 잘 촬영했는데, 내 이름이 알려지기는 MBC ‘구가의서’ 덕분인 것 같다. 그런데 그 드라마는 나 스스로 만족도가 높지 않았다.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 긴장하고 여유롭지 못해서 인형처럼 연기했던 기억은 정말 아프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론 스스로를 너무 혹독하게 채찍질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항상 스스로에게 정신적으로는 가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던 그도 “그래도 당근이 없는 건 아니다. 이번 드라마를 끝낸 상으로 그동안 탐내왔던 모니터와 키보드를 샀다. 본체는 저번 작품 끝내고 샀다”며 웃었다.

차기작이 결정되기 전까지는 취미생활에 집중할 계획이다. “요즘 사진을 찍고 있다. 인물 포트레이트 위주로 찍는다. 피아노 레슨도 한다. 슈베르트 소나타가 정말 치고 싶었다. 원래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곡으로, 일생에 한 곡 정도는 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부터 연습하려고 한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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