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지난 2019년 8월 승리가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 출석하면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다시 태어나겠다”며 최후 변론에서 흘렸던 승리(32·이승현)의 눈물은 진심이 아니었던 걸까.

‘버닝썬 게이트’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승리가 출소 후에도 ‘여전한’ 모습으로 공분을 사고 있다. 대외적으로라도 자숙 코스프레를 할만도 한데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평범한 일상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승리는 출소 후 지인들에게 “잘 지내냐”고 연락을 하고 “클럽에 가자”는 제안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소 한 달 만에 과거 유흥을 즐겼던 ‘승츠비’를 버리지 못한 모습이다.

승리는 지난해 5월 대법원으로부터 상습도박, 성매매 알선, 성매매 등 9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모두 인정받고 징역 1년 6개월형이 확정됐다. 검찰조사를 받는 중이던 2020년 3월 9일 도피성 군입대를 택해 비난을 산 승리는 국군교도소에 수감됐고, 전역 후에는 여주교도소에서 징역을 마쳐 지난달 9일, 약 3년 만에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

자신이 홍보이사로 있던 클럽 버닝썬으로 옥살이까지 하고도 여전한 승리의 클럽 사랑에 대중은 분노를 쏟아냈다. 재판 과정에서 “지난 3년간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일로 다시 태어날 것을 약속드린다”며 고개를 숙이던 모습과 달라도 너무 다르기 때문.

승리 유혜원
가수 승리(왼쪽)와 배우 유혜원. 스포츠서울DB

여기에 열애설까지 재점화되며 싸늘해진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같은날 또 다른 매체는 승리와 배우 유혜원이 태국 여행을 즐겼다는 독자의 제보를 인용해 보도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승리는 태국 방콕의 한 특급 호텔에서 유혜원과 여느 커플처럼 다정한 모습이었다.

승리와 유혜원의 열애설은 이번이 세 번째다. 두 사람은 2018년과 2020년 두 차례 열애설에 휩싸인 바 있다. 도피성 군입대로 논란이 되었을 당시 승리의 입대날 동행했던 인물이 유혜원으로 알려졌다.

옥고를 치른 승리는 다시 ‘승츠비’로서 기세등등함을 되찾은 듯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대중의 상대적 박탈감은 상당하다. ‘버닝썬 게이트’가 터진 2019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승리였지만 그는 자신을 둘러싼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늘 당당한 태도를 보였다. 무려 2년을 넘긴 긴 재판 과정과 9개의 거창한 죄목에도 징역 1년 6개월이란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다.

교도소는 처벌과 동시에 교화가 이뤄지는 곳이다. 가볍든 무겁든 사법적 책임을 졌으니 승리의 ‘새 출발’을 비난할 명분은 없다. 더군다나 연애와 유흥은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다. 아무리 범법자라 해도 지탄 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버닝썬 사태로 소속팀 빅뱅과 소속사, K팝 전체에 물의를 빚었던 승리의 자숙도 반성도 없는 태도는 실망감을 안길 수밖에 없다. 목격담 조차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씁쓸한 현실을 미뤄볼 때, 승리가 정말 교화가 됐는지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빅뱅
그룹 빅뱅. 제공 | YG

지난 2006년 데뷔한 빅뱅은 ‘거짓말’,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 ‘뱅뱅뱅’ 등 다수의 히트곡으로 당대 최고 인기 그룹이 됐고, 막내 승리는 솔로 가수로 나서 ‘스트롱 베이비’, ‘셋 셀 테니’ 등의 곡으로 활동하며 큰 인기를 누렸다.

남다른 입담으로 예능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입지를 다졌다. 요식업을 비롯한 각종 사업을 펼치며 승승장구했고 그의 ‘영앤리치’의 모습은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승츠비’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추억은 늘 음악과 함께 한다. 빅뱅은 K팝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이다. 2세대 한류를 최전방에서 이끌며 누군가의 롤모델이자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중엔 승리도 있었다. 그 음악을 듣고 그 스타를 보며 자란 이들의 머릿 속에는 그때 그 시절의 추억들이 두둥실 떠오르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사랑했던 그 시절 추억의 일부가 붕괴되지 않도록 시대의 아이콘으로 추앙받는 스타들이 잘 되기를 많은 K팝 팬들은 암묵적으로 기대한다. 3~4세대로 뻗어나가고 있는 수많은 K팝 후배 그룹들이 선한 영향력과 책임감을 반복해서 언급하며 스스로를 다잡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는 후배들이 롤모델로 언급하는 것조차 머뭇거리고, 팬들조차 그의 흔적을 지우기 급급한 게 승리의 현주소다. 그래서 ‘승츠비’란 이름으로 누군가의 꿈과 희망이던 승리가 짊어져야 할 책임감은 ‘옥살이’보다 훨씬 더 무거워야 한다. 그걸 모두가 아는데 정작 승리만 모르는 듯한 현실이 씁쓸함을 안긴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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