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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WBC 결승전에서 9회 마지막 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낚으며 일본의 3-2 승리를 지킨 MVP 오타니 쇼헤이가 동료들과 껴안으며 감격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마이애미(플로리다주)|UPI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패장 미국의 마크 데로사 감독은 경기 후 ”오늘 야구가 이겼다(Baseball won the game)”며 “야구팬들이 한껏 야구를 즐겼을 것이라며 WBC 대회에 감사한다”고 했다.

2023 WBC는 야구의 진수를 보여주며 일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22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마이애미 론디포파크 미국-일본의 결승전 시나리오는 완벽했다.

오타니 쇼헤이는 전날 챔피언십 불펜 준비를 예고했다. 이어 미국 언론은 오타니와 현역 최고 타자이며 동료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과의 대결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8회 일본의 셋업맨으로 등판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에게 홈런을 허용하면서 스코어는 3-2로 좁혀졌다. 미국은 이번 대회 12개의 홈런으로 최다를 기록한 전형적인 빅볼팀. 일본은 56점으로 최다 득점을 올린 투타 최고의 팀.

예고된대로 9회 오타니가 일본의 3번째 우승을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타격왕 제프 맥닐(뉴욕 메츠)이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골라 승패는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미국은 맥닐대신 발빠른 대주자 보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를 투입하며 동점까지 내다봤다.

타순은 톱타자 무키 베츠(LA 다저스), 마이크 트라웃, 폴 골드슈미트로 이어지는 MVP 라인업. 베츠는 오타니의 2구 패스트볼을 우측으로 보냈지만 2루수 정면 ‘테일러 메이드 더블플레이’. 순식간에 투아웃이 돼버렸다. 트라웃에게 홈런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론디포파크를 가득메운 관중들은 오타니-트라웃 대결을 숨죽이며 지켜봤다. 오타니는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트라웃에게 던진 6개의 투구 가운데 4개가 164km(102마일), 161km(100마일)였다. 특히 트라웃에게 칠테면 쳐봐라며 161km의 속구를 가운데 뿌렸다. 트라웃은 모두 헛스윙. 결국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일본은 통산 3번째 WBC 우승국이 됐다. 전승 우승은 2013년 도미니카 공화국 이후 처음이다.

WBC 대회에서도 투타를 겸하고 결승전 세이브를 작성한 오타니는 MVP로 선정됐다. 마운드에서 2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 공격에서 23타수 10안타(0.435) 1홈런 8타점 OPS 1.345를 작성, 글로벌스타다운 활약을 펼쳤다. 트라웃과 대결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2023WBC 결승전은 월드시리즈를 방불케한 명승부였다. 5점 중에 4점이 홈런. 미국은 트레이터 터너, 카일 슈와버, 일본은 전날 끝내기 2루타를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 오카모토 카즈마가 각각 홈런을 터뜨렸다. 일본이 앞선 1점은 2회 말 1사 만루에서 라스 눗바의 1루 땅볼로 얻은 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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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일본의공격을 더블플레이로 막은 유격수 트레이 터너(가운데)를 3루수 놀란 아레나도와 2루수 제프 맥닐(왼쪽)이 격려해주고 있다. 터너는 2회 홈런으로 WBC 사상 역대 미국팀 한 대회 최다를 기록했다. 마이애미(플로리다주)|UPI연합뉴스

미국은 안타수에서 9-5로 앞섰지만 7,9회 두 차례 병살타와 삼진, 후속타 불발로 준우승에 그쳤다. 일본은 전날 WBC 사상 최고의 장면을 연출하며 안정된 투타로 2회 선취점을 내주고 2회 말 곧바로 2-1로 역전을 일궈내며 이후 빅볼의 미국 타선을 추가 1점으로 잠재웠다. 5차례 결승전 사상 1점 차 승부는 이번이 처음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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