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WORLD BASEBALL CLASSIC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 대표팀과 2023 WBC 결승전에서 9회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우승을 확정짓고 환호하고 있다. 플로리다 | UPI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야구 그 자체다. 야구의 핵심요소인 타격과 투구, 그리고 주력까지 모두가 완벽하다. 베이브 루스의 환생을 넘어 야구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로 우뚝 솟았다.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29)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시작과 마지막을 완벽하게 장식했다.

사실상 시작점도 오타니가 찍었다. 오타니는 WBC B조 1라운드 첫 날 경기였던 지난 9일 중국전에 선발투수이자 지명타자로 출장했다. 무실점 피칭으로 굳건히 마운드를 지켰고 타자로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공수를 책임졌다. 오직 오타니만 할 수 있는 완벽한 투타겸업으로 화려하게 WBC의 문이 열렸다.

중국전 선발 나선 일본 오타니 쇼헤이[포토]
일본대표팀 우완투수 오타니가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일본과 중국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일본과 중국의 맞대결 후 WBC 2주 동안 오타니는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자리했다. 그라운드 위에서의 모습 뿐이 아니라 경기 전후 오타니의 행동과 멘트 하나하나가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이탈리아와 8강전에서 승리해 미국에 입국할 때 체코 대표팀 모자를 쓴 오타니의 모습 또한 화제가 됐다.

230318_오타니01_조정
WBC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7일 미국 마이애미에 입국하는 모습. 체코 대표팀 모자를 쓰고 있다. 사진출처 | 체코야구협회 트위터

이번 WBC를 통해 큰 관심을 받은 체코는 야구협회 트위터를 통해 오타니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타니는 지난 11일 B조 체코전 후 자신의 SNS에 체코 선수들의 사진을 올리며 “RESPECT”라는 단어를 크게 적었다. 체코전에서 완승을 거두면서도 야구 열정으로 WBC 무대에 선 체코 선수들을 향해 존경을 표시했다.

결승전 마지막 순간도 오타니가 장식했다. 오타니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미국과 WBC 결승전 9회초 마무리투수로 등판했다. 첫 타자 제프 맥닐에게 볼넷을 범했으나 다음 타자 무키 베츠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메이저리그(MLB)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웃과 마주했다.

오타니는 트라웃에게 연속으로 100마일대 강속구를 구사한 후 절묘하게 스트라이크존을 빠져나가는 슬라이더로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MLB를 대표하는 선수 두 명이 결승전 마지막 순간에 만났고 오타니가 최고 중에 최고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일본은 미국을 3-2로 꺾고 역대 WBC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BASEBALL-WBC/ITA-JPN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전에서 투수로 나서 환호하고 있다. 도쿄 | 로이터 연합뉴스

오타니는 이번 WBC에서 타자로서 타율 0.435(23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 투수로서 3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타자로서 4할 타율을 기록하면서 투수로서 선발과 마무리를 두루 맡았다. 빼어난 주력도 돋보였다. 감각적으로 3루를 훔치는 도루를 했고 멕시코와 준결승전에서는 대역전극의 발판이 된 2루타를 기록했다. 미국과 결승전에서도 다리를 앞세워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모두가 꿈에서만 마주했던 모습을 현실로 만들었다. 2023 WBC MVP 또한 당연히 오타니였다.

6회말 만루에서 1타점 적시타 오타니[포토]
일본 3번타자 오타니가 지난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예선B조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바뀐투수 김원중을 상대로 1타점 우전안타로 출루하고 있다. 도쿄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오타니가 대회 한 가운데에 자리한 이번 WBC는 흥행지표에서도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 2017 WBC보다 관중 동원, 시청률, SNS를 통한 대중의 관심이 몇 배 치솟았다. 오타니의 SNS 또한 대회 기간 2주 동안 팔로워 숫자가 백만명 단위로 늘었다. MLB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22일 결승전에 앞서 “3년 후인 2026년에 무조건 WBC를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야구의 현재이자 미래인 오타니다.

bng7@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