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훈 손태진
TV 조선 ‘미스터트롯2’ 우승자 안성훈(왼쪽)과 MBN ‘불타는 트롯맨’ 우승자 손태진. 제공 | TV조선, MBN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약 4개월간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던 두 편의 트로트 드라마가 막을 내렸다. ‘절치부심’ 안성훈과 ‘분골쇄신’ 손태진이 극적으로 왕관을 썼다. 그러나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TV조선과 MBN이 ‘포스트 임영웅’을 찾겠다며 사활을 걸었던 트로트 대전은 외려 임영웅의 존재감만 키우며 싱거운 우승으로 끝났다. 뒷심을 노리는 안성훈과 손태진이 앞으로 열어갈 트로트 2막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다.

◇ 절치부심 왕관 쓴 안성훈과 손태진

TV조선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이하 미트2) 최종 1위 ‘진(眞)’은 안성훈이었다. 지난 16일 톱7 결승전에서 안성훈은 생계를 위해 가수를 포기했던 시절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와 준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로 패티김의 ‘그대 내 친구여’를 선곡했고 총 3488점을 받아 최종 진에 선정됐다.

소속사의 반대에도 불구, 시즌1에 이어 ‘미트2’로 재도전을 택한 안성훈은 절치부심 끝에 한층 섬세해진 감성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방송 기간 동안 팬카페 회원 수가 7000명을 돌파하는 등 눈에 띄는 인기 상승세도 보였다.

‘미스터트롯’ 시즌1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재도전해 5억원의 상금까지 얻게 된 안성훈은 “제가 가진 이 작은 재능으로 많은 분께 때로는 위로가 돼 드리고 행복을 드릴 수 있는 가수가 되도록 평생 노력하겠다”고 눈물의 우승 소감을 밝혔다. 2위 선(善)은 박지현, 3위 미(美)는 진해성이다.

한 주 먼저 종영한 MBN ‘불타는 트롯맨’(이하 불트)의 최종 우승자는 손태진이었다. 마지막 관문인 결승 2차전, 자신의 인생사가 담긴 곡을 풀어내는 ‘나의 인생곡’ 미션에서 손태진은 남진의 ‘상사화’를 선곡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JTBC ‘팬텀싱어’ 우승팀 ‘포르테 디 콰트로’ 멤버로 활약 중인 손태진은 ‘불트’ 팀 데스매치와 1대 1 라이벌전에서 연이어 탈락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여기에 결승 1차전에서 1위를 차지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황영웅이 폭행 등 과거 논란으로 하차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손태진은 묵묵히 자신의 무대에 집중해 완성도 높은 무대를 남기며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연을 준비하며 8kg의 체중이 빠질 정도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지만, 오뚝이처럼 일어나 약 6억원의 우승 상금과 제1대 트롯맨의 타이틀을 따냈다. 2위 신성, 3위 민수현, 4위 김중연, 5위 박민수, 6위 공훈, 7위 에녹이 이름을 올렸다.

미스터트롯2 불타는 트롯맨
TV조선 ‘미스터트롯2-새로운 전설의 시작’(왼쪽)과 MBN ‘불타는 트롯맨’ 공식 포스터.

◇ 시청률은 선방, 파급력은 중박

‘미트2’와 ‘불트’는 결과적으로 앞선 ‘미스터트롯’ 시즌 1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최종회 기준 ‘미트2’는 24%, ‘불트’는 16.2%를 각각 기록했다.

시청률 면에선 꾸준한 상승세로 선전했으나 파급력이나 화제성 면에선 이전만 못하다는 평을 얻었다. 특히 임영웅이 탄생했던 ‘미스터트롯’ 시즌1이 마지막 회에서 시청률 35.7%를 넘고, 773만여 건의 투표수를 기록한 것과도 비교했을 때도 시즌2는 3분의 1이 토막 난 252만여 투표수를 기록, 지난 시즌만큼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원조 트로트 경연 ‘미트2’와 ‘불트’는 방송 전부터 대결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공정성 논란과 특정 출연자 밀어주기 의혹 등이 불거졌고, 새로운 원석의 발견보다는 이미 시청자들의 눈에 익은 참가자들이 활약하면서 오디션의 목적을 100% 달성하진 못했다는 아쉬움도 남겼다.

불타는 트롯맨
MBN ‘불타는 트롯맨’ 톱7 손태진, 신성, 박민수, 공훈, 김중연, 민수현, 에녹(왼쪽부터). 제공 | 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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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미스터트롯’ 박지현(왼쪽)과 최수호. 제공 | TV조선

◇ 전국투어 콘서트→해외진출로 뒷심 붙을까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지만, 꼭 아우가 형을 뛰어넘을 필요도 없다. 이미 임영웅은 진을 차지한 이후 트로트에 관한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인기 아이돌 그룹조차도 범접하기 어려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이찬원, 영탁, 김호중 등 이미 앞서 나간 이들과 비교하며 후발주자들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이들이 걸어갈 길이 꼭 임영웅일 필요는 없다. 잠시 주춤했던 트로트 장르의 스펙트럼을 확장해 함께 상생하며 파이를 키워나가는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투어 콘서트와 해외진출로 뒷심을 붙일지도 주목된다. ‘미트2’와 ‘불트’ 멤버들 모두 전국투어 콘서트에 나서며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트2’는 5월5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 고양, 창원, 대전, 광주, 인천, 부산, 청주 등 전국에서 약 3개월간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불트’ 멤버들도 오는 4월29일부터 4개월간 전국투어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들은 서울을 비롯해 부산, 고양, 광주, 대구, 청주 등 전국 무대에서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두 프로그램 모두 해외 투어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송가인, 임영웅 등 트로트 스타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 된 만큼 K-트로트 열풍에 활력을 더할 전망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미트’ 시즌1 이후 많은 트로트 오디션들이 생겼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해외 무대에 서는데 제약이 걸렸다”며 “우승자들 뿐만 아니라 박지현, 최수호, 신성 등 ‘미트2’와 ‘불트’ 톱7 멤버들도 꾸준히 팬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해외진출로 얻을 시너지에 대한 기대도 크다”고 기대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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