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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원이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2일차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스포츠서울 | 애리조나=윤세호기자] 팀에 필요한 오른손 파워히터다. 게다가 이미 어느정도 잠재력은 증명했다. 당연히 구단 내부적으로 거는 기대도 크다. 그렇다고 마냥 서두르지는 않는다. 맞춤형 훈련을 통해 최상의 컨디션에서 개막전에 들어서게 할 계획이다. LG가 2023 스프링캠프에서 ‘잠실 빅보이’ 이재원(24)과 ‘질롱 넘버원 타자’ 송찬의(24)를 두고 특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LG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부터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전지 훈련에 돌입했다. 훈련 명단을 보면 야수 17명, 투수 26명으로 투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야수진은 사실상 1군 전력이 고스란히 캠프에 참가했고 투수진은 즉시전력과 더불어 유망주 비중도 높다. 성동현, 손주영, 이지강, 강효종, 조원태, 박명근 등이 1군 마운드를 바라본다.

그렇다고 야수진에 유망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재원과 송찬의가 주전선수로 도약하면 LG 야수진은 KBO리그 최고가 될 수 있다.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 또한 둘의 2023시즌 도약을 이끌기 위해 작년과 다른 방식으로 훈련을 이끈다. 매년 80타점 이상을 기록했던 채은성이 한화로 떠났지만 둘 중 한 명이 상수로 자리매김하면 신속히 채은성의 공백을 메우게 된다.

이를 위해선 시즌에 앞서 준비를 마쳐야 한다. 1루수로 포지션 전향을 시도하는 이재원이 특히 그렇다. 1루에서 어느정도 안정감을 보여야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그래서 LG 코칭스태프는 이번 캠프에서 이재원을 외야수가 아닌 1루수로 훈련시킨다. 외야수 훈련 프로그램은 전무하며 이재원은 동료 내야수들과 꾸준히 수비 훈련에 임한다.

이재원은 지난 2일 “기본기가 몸에 익는 데에 중점을 두고 1루수 훈련을 하고 있다. 예전에 1루수로 나간 경험이 있기는 한데 당시에는 내가 전문 1루수가 될 줄은 몰랐다. 이제 전문 1루수가 됐고 아직 어려운 점이 있지만 꼭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어려운 부분은 병살 플레이 상황인 것 같다.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움직여야 하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아직 감이 안 온다. 계속 훈련하면서 터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홀로 이루기 힘든 일임을 잘 안다. 이재원은 내야수 선배들은 물론 한화로 이적한 채은성에게도 전화를 걸어 조언을 구하고 있다. 채은성 또한 1년 전 이재원처럼 외야수에서 1루수로 전향해 성공적인 예비 FA 시즌을 보냈다. 이재원은 “(오)지환이형, (서)건창이형 등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신다. 상황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시고 미리 준비할 수 있게 해주신다”며 “은성이형에게도 전화로 조언을 부탁했다. 은성이형도 내야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적극적으로 물어보라고 했다. 경기를 꾸준히 나가기 위해 캠프 내내 1루 수비 훈련에 집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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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재원이 지난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자이언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2일차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파워는 초특급이다. 역대 최다 홈런왕 KT 박병호는 다음 홈런타자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이재원을 지목한 바 있다. 이재원 또한 언젠가는 박병호와 같은 홈런 타자가 되기를 꿈꾼다. 이재원은 “당시 그 기사를 보고 너무 좋아서 주위 사람들에게 공유까지 했다. 정말 내가 병호 선배님의 뒤를 잇는 홈런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해졌다. 꼭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찬의 또한 잠재력은 이재원에게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시범경기 홈런왕(12경기 6개)을 차지했고 비시즌에는 호주리그에 참가해 빼어난 타격을 펼쳤다. 호주리그에서 타율 0.324 OPS 0.979로 팀에서 가장 든든한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캠프 훈련 방식은 이재원과 차이가 있다. 이재원이 훈련량을 많이 가져가는 반면, 송찬의는 개막전에 초점을 맞춘다. LG 이호준 코치는 2일 송찬의에게 “지금 너무 급하게 만들려고 하지 마라. 4월 개막할 때 가장 좋은 컨디션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호주에서도 시즌을 치렀으니까 캠프에서는 회복하고 안됐던 것을 수정하는 식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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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내야수 송찬의가 타격 훈련 중 문성주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제공 | LG 트윈스.

이 코치는 LG 이적 후 첫 캠프였던 지난해 문보경, 이재원, 송찬의, 이영빈 네 명이 향후 LG를 이끌 젊은피라고 지목한 바 있다. 실제로 문보경은 지난해 공수에서 발전하며 수준급 3루수로 올라섰다. 이영빈은 상무에 입대했지만 다가오는 시즌은 이재원 혹은 송찬의 차례일 수 있다. 캠프에서 그린 청사진이 적중하면 LG의 좌타자 편향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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