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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승엽 감독이 훈련을 보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스포츠서울 | 블랙타운(호주)=장강훈기자] 테마는 ‘왼손 투수’와 ‘강한타구 만들기’다. 두산이 스프링캠프 목표를 뚜렷이 드러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1일부터 호주 블랙타운 베이스볼 센터에서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큰 목표보다 단계적으로 팀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스토브리그에서 포수 양의지를 영입해 공수를 모두 보강했으니, 부족한 퍼즐은 스프링캠프에서 채우겠다는 의미다. 이 감독은 “왼손투수 육성과 타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강한타구 만들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왼손투수 부재는 두산의 오랜 과제였으니, 당연한 목표로 보인다. 그러나 ‘강한타구 만들기’를 훈련으로 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 감독은 물론 김한수 수석코치와 고토 고지 타격코치 모두 타구에 회전을 걸어 속도와 비거리를 모두 잡은 타자 출신이다. 이들의 훈련법을 어린 선수에게 이식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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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타선의 변신을 이끌 김한수 수석코치와 고토 고지 타격코치(왼쪽부터). 사진제공 | 두산베어스

블랙타운에서 만난 두산 관계자는 31일(한국시간) “훈련공을 예년의 두 배가량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33일간 스프링캠프를 치르면 통상 7000여개 공이 필요하다. 불펜투구에 사용하는 공도 많지만, 타격과 수비훈련에 소비되는 공도 만만치 않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1만2000개 정도 호주로 공수했다”고 말했다. 타격훈련에 그만큼 많은 시간을 할애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감독과 김 수석코치, 고토 코치 등 삼총사는 롱티 훈련을 선호하는 지도자다. 양쪽 더그아웃 앞에서 코치가 토스한 공을 외야로 멀리 치는 훈련이다. 중심이동이 안되는 타자는 스텝을 밟으며 스윙하는 등 리듬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

고토 코치는 “롱티는 타격 밸런스 강화에 도움이 된다. 정확한 밸런스로 빠르고 정확히 치지 않으면, 타구가 외야로 뻗어나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수석코치는 “선수 개개인의 특성이 달라 같은 자세로 타격할 수는 없다. 몸에 맞는 스윙을 익히려면, 롱티가 가장 효율적인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 역시 “배트가 공과 만나는 지점 0.1㎜에서 0.5㎜ 차이로 홈런과 범타가 갈린다. 타구에 힘을 실으려면 훈련으로 이 차이를 줄여야만 하는데, 롱티도 자신만의 힘 싣는 감각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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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컵스 시절 다카하시 히사노리 두산 인스트럭터. 사진출처 | USA투데이

왼손투수 육성은 인스트럭터 초빙으로 타개할 전망이다. 이 감독과 함께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에서 한솥밥을 먹은 왼손 투수 다카하시 히사노리를 인스트럭터로 초청했다. 오는 8일 블랙타운에 입성할 다카하시 인스트럭터는 일본에서 79승73패 평균자책점 3.70, 메이저리그에서 14승12패10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한 명투수 출신이다.

이 감독은 “미국과 일본에서 선발, 불펜을 두루 거친 다카하시 인스트럭타가 젊은 왼소투수 성장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보감독이라는 평가가 틀렸다는 것을 입증하겠다”고 칼을 간 이 감독이 사령탑으로서 첫 캠프부터 벼린 칼날을 드러내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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